'靑정책실 2인자' 김수현 사회수석...'공룡' 국토부도 그 앞에서는 작아져

조선비즈
  • 박정엽 기자
    입력 2017.05.23 15:33 | 수정 2017.05.23 16:04

    김수현 사회수석비서관은 최근 청와대 기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취재원이다. 모르는 현안이 없는데다 언론 대응도 능숙하다. 정무적인 판단도 뛰어나 민감한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한다. 김 수석은 신설되거나 조정된 청와대와 정부의 요직이 갖는 위상과 역할, 정부조직 개편과 이에 따른 산하 공기업의 역할 조정 방향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설명한다.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의 인사 배경은 물론, 이들에 대한 평가도 거침없이 전한다.

    공룡부처인 국토교통부도 김 수석 앞에서는 작아질 수 밖에 없다. 지난 22일 김 수석이 대신 발표한 4대강 관련 대통령 업무지시에서는 국토부 산하 수자원국과 한국수자원공사를 환경부로 이관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마련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주거복지와 도시재생 정책이 김 수석 관할인 상황에서 수자원 관리 업무도 김 수석의 업무 영역이 된 셈이다. 새 정부 청와대에서 국토교통비서관 직제가 사라진 뒤라 국토부는 김 수석의 눈치를 많이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수석의 활약은 문재인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다. 김 수석은 지난 14일 정책실 참모 중 가장 먼저 임명됐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 수석 임명을 발표하면서 "대통령과의 깊은 신뢰 관계와 소통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사회정책 분야에서 구현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지난 21일에 임명됐고, 경제수석을 비롯한 나머지 수석비서관급 참모들은 아직 공석이다.

    김수현 사회수석이 22일 청와대 대브리핑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정책감사 지시 등을 브리핑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도시빈민' 연구자, 盧정부 이정우 그늘 벗어나 文정부 '브레인'으로 성장

    김수현 수석은 1962년 경북 영덕 출신이다. 경북고·서울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도시및지역계획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시절부터 도시빈민 문제에 천착해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비영리단체인 한국도시연구소 연구부장으로 일했고, 고건 서울시장 시절인 1999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현 서울연구원)에서 연구위원을 맡아 2003년까지 일했다. 2003년 노무현정부 청와대에서 국정과제비서관을 맡아 당시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과 함께 종합부동산세를 도입을 주도했다.

    김 수석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청와대에서 국정과제비서관, 국민경제비서관, 사회정책비서관을 지내며 당시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낸 문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다. 김 수석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인연도 이 때부터다. 김 수석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청와대에서 거의 현재의 주요 경제관료들은 다 만나봤다"며 "그 당시도 똑똑하고 적극적인 분"이라고 회상했다. 김 수석은 이 시기 국민경제비서관으로 일하면서 헌법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사무차장도 지냈는데, 이 때의 경험이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실질화하려는 현 정부 정책기조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 수석은 2012년 18대 대선 때도 문 대통령의 정책업무를 돕는 핵심참모였다. 김 수석은 장하성 정책실장과 재미있는 인연이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간 단일화 과정에서 김 수석은 안 후보를 돕던 장 실장과 정책단일화협상 창구로 마주 앉았다. 문 대통령측 대리인은 이정우 경북대 교수와 김 수석이었고, 안 후보측 대리인은 장 실장과 홍종호 서울대 교수였다.

    18대 대선 당시만해도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그늘에 있었지만, 김 수석은 2017년 19대 대선을 거치면서 문 대통령의 '간판급 브레인'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그는 대선 기간 '도시재생 뉴딜 공약'으로 공개석상에 선 뒤, 선대위 국민의나라위원회 간사를 맡아 집권후 초기 정부운영계획을 주도적으로 만들었다.

    ◆ 사회수석실은 靑수석 조직중 최대…정책실 2인자 역할할 듯

    김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뒤 새로 정비한 청와대의 8개 수석실(차관급)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조직인 사회수석실을 이끌고 있다. 사회수석 산하에는 5명의 비서관이 있다. 각각 사회정책, 교육문화, 주택도시, 기후환경, 여성가족 분야 업무를 담당한다. 사회수석보다 많은 비서관을 산하에 둔 수석실은 없다. 대언론 업무를 위해 5명의 비서관급을 거느린 국민소통수석실만이 사회수석실과 비슷한 규모다.

    지난 정부 청와대의 교육문화수석실 업무 전체와 고용복지수석실 산하의 보건복지·여성가족비서관, 미래전략수석실 산하의 기후환경비서관이 담당하던 업무가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사회수석실 몫이 됐다. 이 때문에 일자리수석, 과학기술보좌관 등 다른 차관급 참모조직은 소관 범위가 좁아지거나 조직의 크기가 줄어들었다.

    정책실장 산하 경제수석실과 비교하면 사회수석실의 막강한 위상이 한 눈에 들어온다. 지난 정부에서 6개 비서관을 거느렸던 거대 조직인 경제수석실이 산하에 4명의 비서관만 남기고 쪼그라들었다. 그나마 남은 업무영역도 경제정책, 산업정책, 중소기업, 농어업으로 한정됐다. 통상비서관은 정책실장 직할 직제로 신설돼 경제수석실을 떠났고, 국토교통비서관 직제가 없어지면서 관련 업무의 상당수가 사회수석실로 이관됐다. 김 수석은 향후 경제수석과 일자리수석이 발표돼도 사실상 최선임 수석으로 청와대 정책실의 2인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수석은 영향력은 지난 10일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시작으로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대통령 업무지시'에서 드러난다. 12일 국정교과서 폐기, 15일 미세먼지 응급대책, 15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22일 4대강 사업 정책감사 등 대통령 업무지시의 상당부분이 김 수석의 소관 분야다.

    김 수석의 활약에 정권 내부에서는 "아주 시원시원하게 일을 잘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질투의 목소리도 많아지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대선 캠프에서 만들어놓은 정책을 김 수석이 너무 많이 바꿔 정책이 망가졌다"는 말도 나온다. 김 수석은 이에 대해 지난 22일 브리핑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후보 시절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가장 높았기 때문에 여러 개인이나 그룹들에서 작성한 ‘집권후 계획’ 보고서가 여러 종류가 있었다"면서도 "그런 보고서들을 새 정부 운영에 참고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 운영이 시작된 마당에 우리도 정부·청와대 나름의 판단 기준을 갖고 일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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