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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수익률 달성시 채권형으로… '목표전환형 펀드' 뜬다

  • 이경은 기자

  • 입력 : 2017.05.23 03:01

    주식 투자해서 목표 달성하면 채권으로 전환해 안정적 수익
    저금리 시대에 투자자 급증… 올해 신상품 30개 쏟아져
    상승장에선 일반 펀드보다 부진… 중간에 환매하면 수수료 비싸

    "고객님이 가입 중인 펀드가 목표 수익률 5%를 달성해 채권형으로 전환됩니다."

    지난달 국내 배당주에 투자하는 목표전환형 펀드에 가입했던 주부 이모(45)씨는 최근 이런 문자 메시지를 받고 깜짝 놀랐다. 펀드에 가입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수익률 5%를 찍어서 투자금 운용을 더 이상 공격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단숨에 5% 수익을 달성했다는 말을 들으니, 투자금을 더 많이 넣을걸 후회된다"며 아쉬워했다.

    점점 낮아지는 펀드 투자자들의 목표 수익률 외
    코스피지수가 2300선을 뚫고 역사적 고점을 연일 갱신하는 가운데, 5~8% 수익을 목표로 하는 목표전환형 펀드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목표전환형 펀드란, 주식에 투자해서 5~8% 수익을 거두면 곧바로 편입 주식을 처분하고 채권으로 전환해 만기까지 안정적인 수익을 챙기는 상품을 말한다. 이승호 국민은행 서초동금융센터 지점장은 "목표전환형 펀드 인기는 증시가 앞으로 더 상승할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수익을 챙기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이익 실현 환매 이후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 자금도 방망이를 짧게 잡고 목표전환형 펀드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일 삼성운용 상품개발팀장은 "주식 강세장에서 신규 투자자들은 진입 시점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구체적인 목표가 정해진 상태에서 진입하기 때문에 가입 시기에 대한 불안감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신상품 30개 쏟아져

    22일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5월 17일까지 출시된 목표전환형 펀드는 총 30개에 달한다. 지난 2011년 증시가 직전 사상 최고치를 찍을 당시 한 해 동안 43개 펀드가 출시되었는데, 올해는 반년도 되지 않았는데 당시 판매 건수의 69%를 넘어섰다.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크게 낮아진 만큼, 5~8%를 겨냥하는 목표전환형 펀드 인기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펀드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은 7% 선으로, 2009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목표전환형 펀드 시장은 삼성·미래·KB 등 빅3 자산운용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삼성운용은 지난 3월과 4월에 두 차례에 걸쳐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목표전환형 펀드를 판매했다. 올해 처음 설정한 60억원 규모의 목표전환형 펀드는 한 달 만에 6.5% 수익률을 달성해 현재는 채권형으로 전환됐다. 4월에 350억원어치 판매된 목표전환형 펀드는 5%가 목표인데, 현재 2.5% 정도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판매 예정인 목표전환형 펀드들
    KB운용 역시 올 들어서만 6개의 목표전환형 펀드를 선보였는데, 이 중 2개 상품이 목표 수익률을 달성했다. 미래에셋운용의 목표전환형 펀드 역시 3주 만에 목표 수익률을 달성했다. 특히 목표전환형 펀드는 고객들의 투자 성향이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많이 팔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올 들어 판매된 펀드 상위 10개 중 7개가 목표전환형이었다.

    ◇상승장에선 일반 펀드보다 부진할 수도

    목표전환형 펀드는 아무 때나 가입할 수 있는 건 아니고 판매 기간이 정해져 있다. 모든 가입자가 목표 수익을 똑같이 올려야 하는 상품인 만큼, 고객들의 펀드 매수 가격을 통일시키기 위해서다. 가령 신한금융투자가 판매 예정인 '맥쿼리 글로벌인프라 목표전환형 펀드'는 8% 수익을 목표로 하는데, 오는 26일 딱 하루만 판매한다. 또 목표전환형 펀드라고 해서 모든 펀드가 기간 내에 목표를 달성하는 건 아니다.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경우엔 목표수익률 달성이 실현되지 않아, 비자발적인 장기 투자에 직면할 수도 있다. 따라서 목표전환형 펀드는 단기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자금의 투자처로는 적합하지 않다. 목표 수익을 달성하기 전에 급전이 필요해 환매하게 되면 수수료가 비싸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또 목표수익률을 달성해서 채권형으로 전환되면 언제든 환매할 수 있는데, 투자자가 환매 후 새 펀드에 가입하면 판매 보수를 또 내야 해 수수료 지출이 많아질 수 있다.

    조상현 한화운용 마케팅본부 팀장은 "목표전환형 펀드는 환매 시점을 찾지 못해 고민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자산이지만, 강세장에선 일반 펀드보다 수익률이 저조할 수 있고, 만기가 있는 상품의 경우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자동으로 환매가 되면서 손실이 확정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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