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ㆍ사회

때를 기다린 강골 검사, 윤석열...“옳다고 생각하면 모든 것을 거는 특수통”

  • 최순웅 기자

  • 입력 : 2017.05.19 15:53


    “옳다고 생각하면 눈치 안보고 모든 것을 거는 강골검사.”

    19일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윤석열(57·사법연수원 23기) 대전고검 검사에 대한 검찰내 평가다.

    윤 검사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그는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2007년 변양균·신정아 사건, 씨앤(C&)그룹 비자금 수사, 부산저축은행 수사 등을 주도했다. 그는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진 대검찰청 중수부 1, 2 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요직을 거쳤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윤 검사장은 고난을 시간을 보냈다.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을 다루면서 국정원 압수수색 등 강수를 뒀고, 국정감사장에서 항명 파동의 장본인이 된 뒤 지방 고검을 전전했다. 그는 당시 직속 상관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재가 없이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아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일었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별검사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위해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별검사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위해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2013년 10월 21일 서울고검 국정감사장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심했다”며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포함해 검찰 수뇌부를 겨냥했다. 검찰 내부 분열이 생중계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이 일로 그는 상부에 수사 보고를 누락했다는 이유로 1개월 정직 징계를 받고 대구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검찰 내부에서 특별수사팀 등이 만들어질 때마다 후보군에 그의 이름이 올랐지만 그의 등용은 없었다. 윤 검사장은 특검에 합류하기 전 지인들과 사석에서 “때는 온다. 기회가 올때까지 검찰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박영수 특별검사가 그에게 국정농단 수사팀장을 맡기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특검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기각되자 재청구를 놓고 특검 내에서 의견이 엇갈렸지만 윤 검사장이 영장 재청구를 강력하게 주장해 이 부회장의 구속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아들인 윤 신임 지검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 중랑중, 충암고를 졸업했다. 서울대 법학과에 진학해 4학년 때 사시 1차에 합격했지만 2차에서 9년간 낙방하다가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시험에 늦게 합격해 같은 연수원 동기들 보다 나이가 많고 술자리를 주도하는 편이어서 동기들 사이에서 ‘형'으로 통했다. 연수원 동기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윤 검사장을 지칭할 때 ‘윤석열 형’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특수통 선배들의 총애를 받았다. 노무현 정권 초기인 2002년 검찰을 떠나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같은 법무법인에 있던 이명재 변호사가 같은해 검찰총장이 되면서 그도 검찰에 복귀했다. 지인들은 당시 이 검찰총장이 윤 검사장의 호기와 수사에 대한 감각을 높이 평가해 검찰에 복귀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검사장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신임도 한몸에 받았다. 국정원 사건은 선거 수사를 전문으로 하는 공안부 출신이 맡는 것이 관례였지만, 채 전 총장은 박근혜 정권과 연관된 사건이어서 소신있는 검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특수통인 윤 검사장을 등용했다.

    항명 논란이 일었던 국정감사에서 당시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이 윤 검사장에게 “조직을 사랑하느냐”고 묻자 “대단히 사랑한다. 하지만 사람에 충성하지는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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