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이상철 전 부회장의 중국 화웨이 행, '직접 해명'이 필요하다

  • 류현정 정보과학부 부장
  • 입력 : 2017.05.19 14:00 | 수정 : 2017.05.20 21:44

    [데스크 칼럼] 이상철 전 부회장의 중국 화웨이 행, '직접 해명'이 필요하다
    요즘 통신업계에선 이상철 전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중국 화웨이 행(行)을 두고 말이 많다. 그는 지난 3월 LG유플러스를 떠나 4월부터 중국 통신·스마트폰 업체 화웨이의 총괄 고문(Chief Advisor of Huawei)을 맡고 있다. 누구보다 국내 통신 정책 및 정보, 기밀을 잘 알거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그가 화웨이 고문직을 수락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킨 것이다.

    이 전 부회장은 한국국방과학연구소(ADD) 연구원을 거쳐 1991년 KT에 근무하며 통신업계에서 이름을 알렸다. KTF 대표(1996년), KT 대표(2001년)를 맡았으며 2002년에는 정보통신부 장관에 발탁됐다. 광운대 총장(4년)을 거쳐 2010년부터 2015년까지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4세대 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을 보급했다.

    LG유플러스 재직 시절 중국 화웨이 장비를 한국에 들여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그가 화웨이 임원으로 이직한 점이 논란의 핵심 중 하나다. 2013년 이 전 부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LG유플러스의 화웨이 LTE 통신 장비 도입을 강행했다. 당시 정부는 보안과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우려했고 국산 장비업체들은 고사될 수 있다며 화웨이를 반대했다.

    그의 이직에 비판적인 사람은 이직 시점도 문제를 삼는다. 중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로 한국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상황에서 화웨이 장비를 홍보하는 자리를 지체없이 맡은 것이 통신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불편하다는 것이다.

    나는 이 전 부회장이 이런저런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되는’ 비즈니스 세계의 당연한 논리로만 그의 이직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통신 비즈니스란 한정된 주파수 자원을 기반으로 국가 정책의 일환으로 하는 비즈니스다. 또 그는 전직 정통부 장관이었다. 통신업계 원로로서 한국 통신 업계의 생태계 전체를 키우는 역할을 숙고해달라는 요청은 무리가 아니다.

    무엇보다 이 전 부회장의 업적이 평가 절하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는 ‘승부사’였다. KT 대표 시절 경쟁사인 하나로통신이 초고속통신망 사업(ADSL)을 확장하자 더 저렴한 ‘메가패스'를 내세워 역전했다. LG유플러스 대표 시절엔 만년 3위인 회사를 도약시키기 위해 LTE라는 차세대 망에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국산 통신 장비업체들이 어려워졌다' ‘KT에서 왜 경쟁사인 LG유플러스로 가냐' ‘공직에서 업계로 가나' 등 그동안 내가 흘려 들었던 말들이 다시 떠올랐다.

    이상철이라는 상징적인 인물이 재평가 받으면 우리가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한국 통신 역사도 재평가받는다. 해명은 곧 소통이다. 그가 해야 할 소통의 핵심에는 개인적인 잇속이 아니라 국익이 있어야 한다. 화웨이 고문 자리가 국내 통신발전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지 대외적으로 명확히 밝히고 스스로도 그 범주 내에서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전 부회장이 한국 통신업계를 떠났다고 하지만, 대국민 소통을 안해도 되는 경량급 인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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