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ㆍ사회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대우조선 압박' 혐의 무죄…별도 비리로 징역 4년

  • 전효진 기자
  • 입력 : 2017.05.19 11:52

    대우조선해양의 비리를 묵인해주는 대가로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투자하도록 압박한 혐의로 기소된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과 무관한 별도의 비리 혐의가 발목을 잡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성창호)는 19일 “강 전 행장이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대우조선해양에 투자를 종용하거나 (지인 회사 투자를) 소개했는지 분명하지 않다”며 강 전 행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대우조선해양과 무관한 별도의 비리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4년의 실형과 벌금 5000만원형을 선고했다.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지난 3월 1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지난 3월 1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강 전 행장은 지난 2011∼2012년 당시 대우조선해양 최고경영자(CEO)였던 남상태 전 사장에게 압력을 넣어 대우조선해양의 자금 44억원을 강 전 행장의 친구인 김모씨가 운영하던 바이올시스템즈에 투자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남 전 사장의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 관련 사실을 보고 받고서도 이를 묵인해 주는 대가로 남 전 사장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약속해주고 그 대가로 김씨 업체에 투자를 받아냈다고 봤다.

    재판부는 “강 전 행장이 남 전 사장의 위법한 행동을 알고 있었는지 분명치 않은데다 단순히 ‘명예롭게 퇴진하게 해 달라’는 말을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비리를 묵인해줬다고 볼 수 없다”며 “오히려 강 전 행장은 당시 남 전 사장의 연임을 막아달라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강 전 행장이 정부 부처에 압력을 넣어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를 국책과제 수행업체로 선정해 정부 지원금을 지급하게 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됐다.

    강 전 행장은 2009년 12월 지식경제부에 압력을 넣어 바이올시스템즈를 ‘해조류 에탄올 플랜트 사업’ 부문 국책과제 수행업체로 선정해 66억 7000만원의 정부 지원금을 지급하게 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당시 이명박 정부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자 대통령 경제특보였다.

    재판부는 “강 전 행장은 고위공직자로서 지휘와 권한이 클수록 처신이나 결정이 사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한정된 정책 자원 등에 대해 더욱 높은 청렴성을 유지해야하지만, 자신의 지위를 망각하고 민원을 들어준다는 명목으로 지인들의 청탁을 들어주기 위해 지위와 권한을 남용했다”며 유죄로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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