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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의 한국 철수…"사드보다 中정부 해외투자 억제 탓"

  • 이상빈 기자
  • 입력 : 2017.05.19 11:09 | 수정 : 2017.05.19 14:42

    한국 부동산을 집어삼키던 차이나머니가 발을 빼기 시작했다.

    중국 투자자들이 한국 부동산 투자를 줄이는 데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따른 후폭풍 때문이란 이유도 있지만, 이보다는 중국 정부가 개인의 외환 거래 한도를 축소하는 등 해외 투자 억제에 나선 것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적으로 중국인 토지 보유의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중국인의 국내 토지 보유 증가율(전년대비)은 2013년 38.2%, 2014년 99.1% 등으로 급격했으나, 지난해에는 13.1% 증가하는데 그쳤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중국인 토지 보유 변화와 관련된 통계가 아직 집계되진 않았지만 지난해보다 상승세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자본이 대거 투입된 제주도 중국인들의 투자 관심이 줄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중국인이 소유한 제주 토지 증가율(전월대비)은 올해 1월과 2월 각각 0.2%, 0.3%에 그쳤다. 미미하던 증가세는 3월 들어서면서 하락세(-1.2%)로 돌아섰다.

    한은은 중국인들이 부동산 투자를 줄인 주된 원인으로 올해 1월부터 중국 외환관리국이 시행 중인 해외 투자 억제책을 꼽았다. 사드 후폭풍과 제주도가 시행한 부동산 투자이민제 축소, 농지이용실태 특별조사 등 투기 억제책 등도 ‘차이나머니 후퇴’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계 자본이 분양하던 제주 신화역사공원은 올해 2월 분양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제주 신화역사공원 항공사진. /조선일보 DB
    중국계 자본이 분양하던 제주 신화역사공원은 올해 2월 분양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제주 신화역사공원 항공사진. /조선일보 DB
    중국 정부는 올해 1월 중국의 외환보유고 3조달러 선이 붕괴될 위기에 처하자 위안화 평가절하를 막기 위해 외환 규제 정책을 폈다. 1인당 외환거래액을 연간 5만달러 이내로 제한하고, 환전 시 개인 외화매입 신청서 작성도 의무화했다. 자금출처와 세부 지출사항을 밝히도록 하면서 해외투자를 옥죄고 있다.

    이런 중국의 규제는 한국뿐 아니라 해외 곳곳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경제통신사 블룸버그는 지난해만 해도 영국 런던의 첼시·하이드파크 인근 고급 주택가의 부동산을 사려고 줄을 섰던 중국 투자자들이 정부 규제 때문에 계약금을 송금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문의가 줄었고, 호주 시드니에서도 중국인 부동산 구매자들이 발을 돌리면서 현지 부동산 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외환 규제가 시행된 올해 1월 중국의 해외 직접 투자는 지난해보다 35.7% 감소하며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도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 새 15.7%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해외로 빠지는 돈줄을 죄자 민간 투자가 줄어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의 해외투자 기조가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자본유출 압박이 커지면서 중국 정부가 해외 투자를 지원하던 방향에서 억제하는 방향으로 틀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또 중국기업의 해외 M&A(인수·합병) 규모가 100억달러를 초과하거나 해외 부동산 인수 대상이 10억달러 이상이면 인수 승인 절차를 강화하고, 핵심 사업분야와 무관한 곳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경우에도 규제가 가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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