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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기댄 내집마련은 끝났다"…DTI·LTV보다 더 센 DSR 등장 예고

  • 이창환 기자

  • 입력 : 2017.05.19 06:06

    무리하게 빚을 내서 집을 사는 시대가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시장 활성화보다 가계부채 통제에 무게가 실리면서, 빚에 기댄 내 집 마련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가장 큰 변화는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한 핵심 요건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의 종료다. 그동안 한시적으로 완화됐던 LTV·DTI 비율이 오는 8월부터 원상태로 돌아가면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도가 크게 줄어든다.

    새 정부는 가계 빚을 줄이기 위해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활용을 제시했는데, DSR은 기타 대출의 경우 이자만 따지는 DTI와 달리,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따져 대출 한도와 금리를 정하는 만큼 대출을 받기가 전보다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 LTV·DTI 원위치…집값 절반만 대출 가능

    하늘에서 내려다본 세종시 일대. /조선일보 DB
    하늘에서 내려다본 세종시 일대. /조선일보 DB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DTI·LTV 완화 조치를 연장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밝혔다. 장기적으로 DTI·LTV 강화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전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4년 8월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명분으로 1년간 DTI·LTV 규제 완화 조치를 시행한 이후 올해 7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LTV는 50%에서 70%로, DTI는 50%에서 60%로 각각 올렸다.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LTV와 DTI로 대표되는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이를 통해 집값의 70%, 연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60% 범위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DTI·LTV가 다시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거나 비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규제가 강화되면 은행 대출로 집을 사는 사람들은 더 힘들어지게 된다.

    단순 계산하면, 직장인 A씨가 서울에 있는 5억원짜리 아파트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LTV 70%에서는 3억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LTV 50%가 되면 2억5000만원으로 1억원가량 줄어든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가격을 잡으려고 LTV와 DTI를 도입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밖에 없다”며 “서울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깊어지는 상황에서 LTV·DTI 조건이 강화되면 부동산 시장 침체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DSR 적용하면 대출 더 깐깐해져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않으면 집을 살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조선일보 DB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않으면 집을 살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조선일보 DB
    새 정부는 대출 심사를 할 때 DTI 대신 DSR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DSR은 ‘갚아야 하는 돈’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라는 점이 DTI와 같지만, ‘갚아야 하는 돈’을 계산하는 방식에서 DTI보다 대출자에게 훨씬 까다롭다는 것이 차이다.

    DTI는 다른 대출의 이자 상환 추정액만 심사 기준에 넣지만, DSR은 다른 대출의 원금 상환액 등 대출자가 한 해 동안 실제로 얼마나 갚아야 하는지를 기준으로 상환 능력을 산정한다.

    DSR을 적용하게 되면 연봉 5000만원인 직장인 A씨가 20년 상환으로 3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과 이자를 합쳐 약 2180만원이 된다. 여기에 A씨가 연 5% 금리의 5000만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을 갖고 있으면 A씨의 DSR은 149.6%가 된다. DSR 기준이 150%면 간신히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지만, 300%로 정해지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새 정부는 DSR 상한선을 금융당국과 논의 중이다. 150% 내외로 정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는데, DSR 상한선이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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