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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공공임대 ‘세종 중흥S-클래스’ 조기분양 ‘갈등’

  • 이창환 기자

  • 최문혁 기자

  • 입력 : 2017.05.19 08:30

    세종시 최초 민간임대방식으로 분양된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가 조기 분양 전환을 놓고 입주민과 시공사인 중흥건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 입주민들은 분양 당시 중흥건설이 조기 분양이 가능한 것처럼 홍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흥건설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며 조기 분양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세종시 도담동에 있는 ‘도램마을13단지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 /네이버 로드뷰 캡처
    세종시 도담동에 있는 ‘도램마을13단지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 /네이버 로드뷰 캡처
    19일 중흥건설과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 임차인대표회의에 따르면, 세종시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는 중흥건설이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아 세종시 1-4생활권에 5년 공공임대 방식으로 분양한 아파트로, 전용면적 59㎡ 965가구로 지어졌다. 2012년 초 분양됐으며 2014년 10월 말에서 12월 말 사이 입주가 이뤄졌다.

    입주민들은 중흥건설이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를 분양할 때 입주 후 2년 6개월이 지나면 당연히 조기 분양이 되는 것처럼 홍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차인대표회의는 현재 입주민 965가구 중 73%에 해당하는 723가구가 조기 분양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주민 김모씨는 “입주자 모집공고에서 2년 6개월이 지나면 ‘조기 분양을 한다’라는 안내를 받았고 계약서를 쓸 때 중흥건설 직원이 계약서에 관련 내용을 형광펜으로 밑줄까지 긋고 설명을 했다”며 “조기분양 전환 시기가 다가와 중흥건설에 문의했더니 조기 분양을 명시하지 않았다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5년 공공임대 아파트는 임대로 살다가 입주 후 2년 6개월 후에 시세보다 저렴하게 조기 분양 받을 수 있다. 임대주택법 제2항 제3호를 보면, 입주 지정 기간이 끝난 후 2년 6개월이 지나면 임대사업자(건설사)와 입주민들의 합의에 따라 분양전환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조기분양 전환이 ‘합의’에 의해 가능하기 때문에 임대사업자나 입주민들이 동의하지 않으며 조기 분양을 할 수 없다.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는 오는 7월이면 입주 지정 기간이 끝난 후 2년 6개월이 지나 조기 분양 전환을 합의할 수 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조기 분양 전환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회사 자산의 일부이기 때문에 재무구조 등을 따져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임대 기간의 절반만 살면 무조건 분양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관련 조항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하는 얘기”라며 “조기 분양 전환이 회사가 반드시 해줘야 할 강제 사항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세종시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 분양 홍보물. 홍보물 하단에 임대사업자와 임차인 간 합의 시 분양 전환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입주민 제공
    세종시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 분양 홍보물. 홍보물 하단에 임대사업자와 임차인 간 합의 시 분양 전환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입주민 제공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 입주민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조기 분양 관련 민원을 제기했지만 공정위는 조기 분양 의무 광고를 증명할 만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부당광고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입주민 조모씨는 “조기 분양 약속을 구두로 한 것 말고는 문서나 녹취 등의 객관적 자료를 갖고 있지 않아 입증이 쉽지 않다”며 “입주민들이 관련 자료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 조기 분양 전환을 놓고 중흥건설과 입주민들이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은 셈법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10년 공공임대는 감정평가액 이하로 분양전환가가 책정되지만,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와 같은 5년 공공임대는 건설원가와 감정평가액의 산술평균 금액으로 분양가가 산정돼 분양전환 가격이 낮게 책정된다. 기존 입주민들은 시세보다 20~30% 싼 가격으로 분양을 받을 수 있어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중흥건설로서는 조기 분양 전환이 달갑지 않다. 5년 공공임대의 분양전환가는 표준건축비를 반영한 주택가격에서 감가상각비를 뺀 금액을 넘을 수 없게 돼 있는데, 7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공공 임대주택 표준건축비가 5% 인상됐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 분양아파트 표준건축비의 70%에도 못 미치고 있다.

    더구나 세종시 아파트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어 조기 분양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이유가 없다. 지난해 공정위가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자산규모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올리면서 중흥건설이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됨에 따라, 규제가 많은 대기업집단에서 빠지려고 자산을 서둘러 처분해야 할 필요도 없어졌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분양전환을 대기 중인 5년 민간 공공임대주택이 6만~7만가구로 추산되는데, 세종 중흥S-클래스와 같은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다분하다”며 “조기분양 시 건설사와 입주민이 만족할 수 있도록 분양 가격을 조정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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