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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박 찬 ‘P9’…中 화웨이 후속작 'P10' 출시 불투명

  • 심민관 기자
  • 입력 : 2017.05.15 15:54 | 수정 : 2017.05.15 16:41

    화웨이, 중저가 시장서 완패…외산폰 무덤 또 반복
    유행 지난 제품 출시로 무리수 둔 LGU+, 대대적 전략 변경 要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가 국내 시장에 야심차게 선보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P9’이 판매 부진 끝에 결국 ‘공짜폰’으로 풀렸다. P9의 흥행 실패로 후속 모델인 P10의 국내 출시도 불투명해졌다. P9은 지난해 4월 영국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전세계 누적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를 한단계 끌어올린 제품이다.

    수입사인 LG유플러스는 판매부진에 따른 P9 재고떨이에 우선 나선 후 화웨이 후속 모델 유통 여부를 결정짓는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화웨이코리아 수장으로 새롭게 취임한 멍 샤오윈(孟少云) 사장이 국내 스마트폰 전략을 어떻게 재정비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니 라우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한국지역 총괄이 2016년 11월 23일 오전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호텔에서 열린 프리미엄 스마트폰 론칭 행사에 참석해 ‘P9’과 ‘P9 플러스’를 소개하고 있다. / 전준범 기자
    조니 라우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한국지역 총괄이 2016년 11월 23일 오전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호텔에서 열린 프리미엄 스마트폰 론칭 행사에 참석해 ‘P9’과 ‘P9 플러스’를 소개하고 있다. / 전준범 기자
    ◆ 공짜폰 된 화웨이 ‘P9’… 불투명해진 ‘P10’ 국내 출시

    1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최근 자사 전용폰으로 출시한 화웨이 P9의 공시지원금을 크게 늘리면서 P9이 공짜폰으로 풀렸다. 지난해 12월 2일 P9이 출시된지 5개월만에 실구매가가 0원으로 떨어진 것이다.

    LG유플러스(032640)는 지난 11일부터 화웨이 P9의 공시지원금을 6만원대 요금제 기준 21만원에서 33만원으로 늘렸다. 33만원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하에서 출시된 지 15개월 미만인 단말기에 제공할 수 있는 최대 지원금이다.

    현재, 화웨이 P9의 출고가는 37만9500원인데 공시지원금 33만원에 일선 대리점, 판매점에서 추가로 받을 수 있는 15%의 지원금(4만9500원)을 받으면 실구매가는 0원이 된다.

    지난해 4월 영국에서 첫 출시한 P9 출고가는 79만원이었다. 화웨이와 LG유플러스는 출시 8개월만인 지난해 12월 P9를 내놓으면서 출고가를 59만9500원으로 조정했다. 3개월 후인 지난 3월 LG유플러스는 P9의 가격을 37만9500원으로 또 한번 낮췄고, 이번엔 공시지원금까지 대폭 상향했다.

    P9이 국내에서 좀처럼 인기를 끌지 못하자 차기작인 P10의 국내 출시 여부도 불투명하게 됐다. P9을 들여온 LG유플러스는 화웨이 폰 출시 전략을 전면 재토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P9 재고 처리를 위해 출고가를 낮추고 공시지원금을 높이는 등 마케팅 비용 부담이 늘어나 후속작인 P10 출시가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아주 많은 부담이 됐던 것은 아니지만, 후속 모델 출시에 대한 손익을 따질 수밖에 없다”며 “아직 P10 출시에 대해 결정되거나 계획중인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P9의 흥행이 화웨이 폰의 추가 유통에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었는데,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아 후속 모델 출시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P10 등 후속 모델의 한국 출시를 위해 이통 3사에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관계자는 “국내 이동통신사 측에 P10 이외에도 다른 중저가 제품들도 검토를 요청한 상태인데, 아직 확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 8개월 지난 ‘뒷북’ 출시... 유행 빠른 한국 소비자는 ‘냉담’

    해외에서 P9은 프리미엄급 다른 제품에 비해 가격이 20만~30만원 낮아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는 해외 첫 출시보다 8개월 늦게 출시된다는 점을 고려해 출고가를 대폭 낮췄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P9 시리즈의 하루 평균 개통량이 약 50~6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화웨이가 내놓은 중저가폰 비와이(Be Y)폰과 H폰이 하루 평균 300~500대 팔린 것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사실상 중저가폰 시장에서 완패한 것이다. P9은 유명 카메라 제조사 라이카와 제휴해 만든 듀얼 카메라의 성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했지만, 한국에서는 중국산 스마트폰의 저가 이미지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행에 민감한 국내 시장에서 출시 8개월이 지난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도 무리였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P9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7, G5 등에 비교해서도 스펙이 딸린다. 갤럭시S7은 RAM 용량이 4GB이지만, P9은 3GB다. 디스플레이 역시 P9은 풀HD이지만 갤럭시S7과 G5는 이보다 4배 선명한 고화질인 쿼드HD(QHD)다.

    특히 지난 4월 출시한 갤럭시S8과 비교하면 P9의 사양은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6GB인 갤럭시S8의 RAM 용량만 비교해도 두 배 차이가 난다.

    화웨이 P9 / 화웨이 제공
    화웨이 P9 / 화웨이 제공
    한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화웨이와 LG유플러스가 야심차게 P9을 출시했지만, 한국 시장이 애플의 ‘아이폰’을 제외한 해외 스마트폰의 무덤이라는 사실만 재확인시켰다”면서 “멍 샤오윈 화웨이코리아 사장이 국내 스마트폰 출시 전략을 대대적으로 손 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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