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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르포] 아마존의 도시로 진화하는 시애틀...바이오스피어부터 아마존 고까지 "미래 도시를 봤다"

  • 시애틀=김범수 기자

  • 입력 : 2017.05.15 06:44 | 수정 : 2017.05.15 08:40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시. 고즈넉한 ‘스타벅스의 본고장’ 시애틀에 미래 도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바로 시애틀 7번가와 블랜차드 거리 사이에 위치한 아마존의 도심 정원 ‘바이오스피어(Biosphere)’와 이 회사가 무인상점 ‘아마존 고’ 때문이었다. 바이오스피어는 건설이 한창이었고 아마존 고는 시범 운영 중이었다.

    바이오스피어와 아마존 본사 건물 ‘데이1’ 뒤로는 시애틀의 상징과도 같은 우주선 모양의 전망대 건물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이 보여 첨단 분위기가 더해졌다. 스페이스 니들은 1962년 세계박람회에 맞춰 지어진 시애틀을 상징하는 건물이다.

    스페이스 니들과 어우러진 아마존 바이오스피어의 모습(위). 외부는 거의 완성된 모습(아래)이다. /시애틀=김범수 기자
    스페이스 니들과 어우러진 아마존 바이오스피어의 모습(위). 외부는 거의 완성된 모습(아래)이다. /시애틀=김범수 기자
    아마존 고와 거의 외형이 완성된 바이오스피어를 보기 위해 찾아온 시애틀을 찾은 관광객도 있었다.

    시애틀의 한 시민은 “바이오스피어는 일반 시민에게도 개방한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다”며 “볼때마다 도심 속에 보기 힘든 외형의 건축물이라서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바이오스피어는 총 면적 6000㎡로, 원형 건물 3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바이오스피어란 우리말로 ‘생물권’이란 뜻으로 아마존은 3000종의 희귀·멸종위기 식물을 공수해 와서 이곳에 보존할 계획이다. 2018년 준공이 목표다.

    아마존은 5월 12일 기준 시가총액 약 518조원으로 월마트의 시총 2배를 넘어섰으며, 아마존의 출발점인 2006년에 비해서는 20배를 훨씬 웃돌 정도로 성장했다.

    아마존은 직원들이 도심속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도 자연을 느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공간을 계획했다. MS나 구글 등이 도시 외곽에 사옥을 짓는 것과는 달리 도심에 거대한 정원을 지은 것이 특징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직원들은 도심 접근이 쉬운 근무지를 원한다”고 말했다. 제프 윌케 아마존 세계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CEO)는 바이오스피어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 사무소 NBBJ가 설계했다. 이미 내부에 나무들이 자라는 모습도 포착할 수 있었다.

    아마존 고 매장의 모습. 좌측에 식사하는 직원들과 우측 끝에 요리하는 직원들이 보인다. /시애틀=김범수 기자
    아마존 고 매장의 모습. 좌측에 식사하는 직원들과 우측 끝에 요리하는 직원들이 보인다. /시애틀=김범수 기자
    데이1 1층에 자리잡은 아마존 고 역시 미래 도시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줬다. 계산대가 없이 상점에 들어갔다 나오면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고객이 집은 물건을 파악하고 가게를 나서면 온라인 상으로 결제를 하는 곳이다.

    아마존 고에선 물건을 갖고 나오기만하면 앱에 저장된 신용카드가 자동으로 결제해준다. 계산대가 별도로 없는 무인 상점으로 계산을 하기 위해 줄을 설 필요도 없다. 영수증도 모바일로 보내준다.

    아마존의 이 무인상점은 최근 유행어가 된 ‘4차산업혁명’ 기술 요소들이 집약된 곳이다. 인공지능(AI)은 물론이고 컴퓨터 비전(사물 인식 등의 카메라를 통해 이미지·공간·동작을 인식하고 분석하는 기술), 센서 기술이 집약돼 있다. 아마존이 자동 주행 시스템만큼 많은 기술이 아마존 고에 집약돼 있다고도 광고했다.

    우선 사용자가 상점에 들어갈 때 앱의 코드를 찍는다. 아마존 고는 특정인이 상점에 진입한 것을 인식한다. 상점 내 카메라는 매장을 방문한 사용자들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다.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 동선을 파악하는 것은 AI 알고리즘을 통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아마존 고의 주황색 장바구니를 들고 나오는 직원의 모습. /시애틀=김범수 기자
    아마존 고의 주황색 장바구니를 들고 나오는 직원의 모습. /시애틀=김범수 기자
    각 매대마다 설치된 센서는 해당 매대의 제품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상품이 매대에 놓여있는지, 사용자가 들고 나갔는지를 파악한다. 아마존 고에 들어온 손님이 상품을 들었다가도 다시 내려두거나, 내려놨다가 다시 들고가는 것도 파악한다.

    현재 아마존 직원만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인 아마존 고 매장 앞에는 ‘시범 운영, 직원만 입장(BETA, Participant Entry)’이라는 안내 문구가 놓여있다. 자그마한 안내 문구는’ 직원 명찰과 ‘아마존 고 앱’을 준비하라’고 적혀있다.

    아마존 고 입구에 있는 직원은 매장에 들어서는 기자에게 “아마존 고 앱을 보여주시거나 직원 카드를 보여줘야만 들어갈 수 있다”며 “사진은 문밖에서만 찍을 수 있고, 들어가려면 별도 승인이 필요하다”며 길을 막았다.

    입장은 불가능했지만, 주변부에서 아마존 고 내부를 살펴보는 건 어렵지 않았다. 상품이 정갈하게 정리돼 있어, 고급 백화점의 식료품 상점 같은 분위기였다. 외부에서 내부 공간을 확인하기 쉽게 만든 개방형 인테리어도 눈에 띄었다. 직원들은 앱을 찍고 들어갔다가 금세 물건을 들고나왔다.

    아마존 고의 취급 제품은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였다. 각종 음료와 식품들이 정갈하게 분류돼 놓여있었다. 본사 로비로 이어지는 입구 쪽에는 간단하게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이 놓여있어 샌드위치를 먹는 직원들도 눈에 띄었다. 저녁이 가까워 오자 퇴근하는 직원들 중에서 샌드위치처럼 가벼운 식사는 물론 다양한 물품을 사서 퇴근하는 직원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식사는 전체요리(entrees), 샐러드, 찬음료, 샌드위치, 아침식사 등으로 세부적으로 구분돼 있었다. 샌드위치, 샐러드, 쿠키 등은 주방에서 직접 만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

    아쉽게도 이 무인 상점은 최근 정식 개장 시점을 미뤘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아마존 고는 20명이 넘는 이용객이 매장에 들어왔을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결함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부에는 음식을 만드는 직원과 아마존의 오렌지색 상의를 입고 컴퓨터를 계속 살펴보는 개발자 직원이 함께 머무르고 있었다.

    음식을 만드는 직원과 개발자로 보이는 직원이 아마존 고 매장 안에서  대화하는 모습. /시애틀=김범수 기자
    음식을 만드는 직원과 개발자로 보이는 직원이 아마존 고 매장 안에서 대화하는 모습. /시애틀=김범수 기자
    아마존 고 역시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받는 곳으로 이날 오후에도 일부 관광객이 외부에서 촬영을 하기도 하고 직원들에게 매장 내 진입 등에 대해 묻기도 했다.

    아마존은 내부 정보가 새어나가는데 있어 규정이 엄격하기로 유명한데, 매장을 지키는 직원이 아닌, 매장을 단순히 이용하는 직원조차 일부 관광객의 질문에 “말해줄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라는 대답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매장 입구를 지키고 서 있는 아마존 직원의 모습. /시애틀=김범수 기자
    매장 입구를 지키고 서 있는 아마존 직원의 모습. /시애틀=김범수 기자
    매장을 이용하고 나오던 한 아마존 직원은 “세부적인 사항은 말해줄 수 없지만, 확실히 편리한 시스템이어서 자주 이용하고 있고 완벽하게 갖춰지면 획기적인 상점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아마존 고’를 내년 정식 개장해 안착시키면 아마존 서점에도 같은 시스템을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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