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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나라 운명 좌지우지할 새 정부 R&D 개편

  • 김영준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 입력 : 2017.05.13 08:00

    [On the Policy]

    김영준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김영준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혁신의 변곡점에 지금 우리가 서 있다. IoT(사물인터넷)·빅데이터·인공지능 등 혁신 기술의 등장에 따라 제조업 서비스화, 플랫폼 경제, 산업 간 경계 소멸 등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 정부의 R&D(연구개발) 체제 개선은 미래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집단 이기주의 탓에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제안되는 정책 개선안들이 채택될 경우 근본적 치유가 아닌 대증요법에 자원이 부질없이 투입될 수 있다.

    R&D 부처 개편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가급적 단일화하자고도 한다. 그리고 ICT(정보통신기술) 관련 부처를 가지고 이런저런 훈수를 둔다. 한번 생각해보자. 혁신의 퍼스트 무버를 외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퍼스트 무버인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R&D 부처 단일화는 기업의 수직 계열화와 동일하다. 목적이 명확하고 타깃이 정해져 있을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다양한 기회를 탐색하고 혁신을 선도하는 점에 있어서는 제약이 따르는 전략이다. 선진국 기술을 벤치마킹하면서 성장했던 1970~1980년대 전략이다. 다양한 시도를 위한 개방성이 중요한 시대에 정부 R&D 조직의 수직 계열화는 퍼스트 무버를 실현하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여기에는 아직까지 ICT를 별도로 분리해서 보는 사고방식이 포함되어 있다. 자동차·조선 등 우리 주력 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는 ICT가 핵심 역량이 되어야 한다. 주력 산업과 ICT를 결합하고 융합하는 것이 미래 산업 성장의 핵심 수단이다. 더 이상 ICT를 과거의 별도 산업 관점에서 봐서는 안 된다.

    기초연구와 산업 육성, 적절히 구분돼야

    이와 함께 고려해야 할 점은 정부 조직이 기초연구와 산업 육성이 균형을 잡도록 짜여야 한다는 점이다. 기초연구를 수행해야 할 조직에 산업 육성 의무를 부과한다거나, 산업 육성에 매진해야 할 조직에 기초연구를 기대하고 지원해서는 곤란하다. 정부는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에게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해주고 장기간에 걸친 대형 성과를 기대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산업 육성을 위해 사업화를 위한 표준화, 규제 개선, 이해관계자 생태계 활성화 등 비즈니스 생태계 관점에서 지원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특히 기초연구에 대한 성과 갈증 때문에 산업 육성 정책을 폄하해서는 곤란하다. 세계 주요국의 R&D 조직 체계 역시 기초연구와 산업 육성을 구분하여 해당 국가의 현실에 맞게 적절히 균형 지원을 하고 있다. 일본은 경제산업성과 문부과학성으로, 독일은 경제에너지부와 교육연구부로 나뉘어 혁신 정책을 이끌어가고 있다. 물론 1980년대 TDX(전전자교환기), 1990년대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상용화처럼 정부 주도형 산업 육성 정책하에 대형 성과물이 나오던 시절은 더 이상 아니다. 하지만 정부의 산업 기술 R&D 프로그램이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 창출을 지원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도 산업 기술 R&D 정책은 기업이 중심이 되고 정부가 파트너가 되어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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