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라이프 이슈

[패션 포커스 기업] "그 옷 어디서 샀어?" 패션 공유 플랫폼 ‘스타일쉐어’, 1년 만에 거래액 100억 대박

  • 김은영 기자

  • 입력 : 2017.04.27 06:00 | 수정 : 2017.04.27 13:52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 23세에 일상 속 패션 공유하는 플랫폼 창업
    쇼핑 정보 공유 너머 쇼핑 서비스까지 확대, 1년 만에 거래액 100억 돌파
    오바마, 수지 멘키스도 주목 ‘패션산업 판도 바꾼 앱’
    명품 패션은 NO! 평범한 사람들의 공유 가치에 집중했더니 기적 일어나

     스타일쉐어는 10~20대 여성들이 패션∙뷰티 정보를 공유하고 쇼핑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현재 회원이 280만 명에 달한다./사진=스타일쉐어
    스타일쉐어는 10~20대 여성들이 패션∙뷰티 정보를 공유하고 쇼핑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현재 회원이 280만 명에 달한다./사진=스타일쉐어
    “저, 그 옷 어디 거예요?” 길을 걷다 마음에 드는 옷을 입은 사람을 발견하고 어디서 샀는지, 가격은 얼만지 묻고 싶었던 적이 한 번쯤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작정 들이댈 수는 없는 노릇. 스타일쉐어는 이런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바일 플랫폼이다.

    2011년 9월 론칭한 스타일쉐어는 10~20대 여성들이 패션∙뷰티 정보를 공유하고 쇼핑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사용자들이 직접 패션 스타일과 뷰티 팁을 올려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하루 1만 개가 넘는 콘텐츠가 생산된다. 누적 콘텐츠 수는 900만 건이 넘는다. 작년에는 사진 속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스토어 기능을 추가해 1년 만에 거래액 100억 원을 돌파했다.

    스타일쉐어의 회원은 280만 명에 달한다. 이 중 80%가 23세 이하 젊은 여성들이다. 국내 인구 분포를 고려했을 때 해당 연령대 10명 중 4명이 매달 스타일쉐어를 사용하고 있고,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앱을 깔았다.

    오바마가 기획한 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상 회의에 한국대표로 초대된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사진=스타일쉐어 제공
    오바마가 기획한 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상 회의에 한국대표로 초대된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사진=스타일쉐어 제공
    스타일쉐어는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포브스 아시아는 작년 2월 스타일쉐어 윤자영 대표를 아시아 젊은 리더 300인으로 선정했다. 가수 지드래곤,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 염재승 대표 등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어 6월에는 오바마가 기획한 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상 회의(Global Entrepreneurship Summit·GES)에 한국 대표로 초대됐다. 세계 명품업계를 쥐락펴락하는 패션 저널리스트 수지 멘키스는 스타일쉐어를 “패션산업의 판도를 바꾼 앱”이라 평가했다.

    ◆ 값비싼 명품 말고 MT가서 입을 패션 정보가 필요해… 23살에 ‘스타일쉐어’ 창업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는 패션과는 거리가 먼 공대 출신이다.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이던 2011년 스타일쉐어를 창업했다. 그의 나이 23살이었다.

    “수업을 듣는 것보다 패션 잡지를 보는 걸 더 좋아했어요(웃음). 잡지 속에는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완벽한 모델과 값비싼 명품 정보들이 가득했죠. 요즘 같은 시대에 누가 이걸 읽을까 의문이 들었어요. 제가 궁금한 건 내 옆에 있는 친구가 어디서 옷을 산 지였는데 말이에요.”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가 단추 모양의 브랜드 심볼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옷감과 옷감을 연결하는 단추는 스타일쉐어의 근간인 ‘소통’을 상징한다./사진=스타일쉐어 제공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가 단추 모양의 브랜드 심볼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옷감과 옷감을 연결하는 단추는 스타일쉐어의 근간인 ‘소통’을 상징한다./사진=스타일쉐어 제공
    윤 대표는 현실적인 패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찾아 무작정 온라인 커뮤니티와 쇼핑몰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3년간의 시장조사 끝에 창업을 결심했다. 그는 “나와 친구들이 매일 입는 패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어요. 파워 블로거의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내 사진을 직접 올리고 정보를 공유하고 구매할 수도 있는 플랫폼이요”라고 말했다.

    사업 초 힘을 실어준 건 이니시스 전자결제 시스템을 만든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였다. 창업, 스타트업이라는 개념도 없던 윤 대표는 대학에 창업 강의를 하러 온 권 대표를 무작정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두 달 뒤 권 대표로부터 2000만 원을 투자받았고,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꾸려 스타일쉐어를 론칭하게 됐다.

    패션 정보를 나누는 공간이 열리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스타일쉐어는 앱스토어에 등록한 지 며칠 만에 추천 앱으로 떠올랐고, 순식간에 하루 1000~2000명이 앱을 내려받았다. 이후 패션 마니아와 파워 블로거들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늘었다. 현재까지 단 한 번의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280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 평범한 사람들의 공유가치에 주목… 쇼핑몰 론칭 1년 만에 거래액 100억 원 달성

    스타일쉐어에서 탄생한 인터넷 유행어가 있다. “정보좀요(ㅈㅂㅈㅇ)”는 자생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사용자들이 만들어낸 유행어다. 이는 다른 사진 공유 SNS와는 다른 스타일쉐어만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한 사용자는 3000개가 넘는 질문 알림에 짜증이 났다고도 했다. 윤 대표가 쇼핑 시스템 도입을 서두른 이유다.

    스타일쉐어는 작년 4월 쇼핑 서비스를 도입했다. 쇼핑 정보를 묻고 답하는 것을 넘어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결과, 1년 만에 거래량 100억원을 돌파했다./사진=스타일쉐어 앱 캡처
    스타일쉐어는 작년 4월 쇼핑 서비스를 도입했다. 쇼핑 정보를 묻고 답하는 것을 넘어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결과, 1년 만에 거래량 100억원을 돌파했다./사진=스타일쉐어 앱 캡처
    “스타일쉐어 사용자들은 패션∙뷰티 정보가 궁금해 모인 사람들이에요. 정보를 묻고 답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사용자들의 쇼핑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이 플랫폼의 최종 목표였죠.”

    작년 4월 스토어 서비스를 시작지 1년 만에 100억 원의 거래액이 발생했다. 쇼핑몰에는 현재 600개 브랜드가 입점했고 2만5000개의 제품이 판매 중이다. LG생활건강, SM 등 대기업과 한정 상품을 제작하거나 공동기획을 하는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이현주 퍼스트뷰코리아 연구원은 “Z세대(1995~2004년에 태어난 세대로, 디지털 기기와 SNS 소통에 익숙함)는 쇼핑할 때 브랜드 라벨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을 입은 일반인이나 인플루언서의 패션 정보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에게 일반인들의 ‘진짜’ 패션∙뷰티 정보가 넘쳐나는 스타일쉐어는 신뢰도 높은 쇼핑 정보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SM 소속 아이돌 엑소의 생일을 새긴 키 홀더와 에코백은 출시 하루 만에 완판됐다./사진=스타일쉐어 제공
    SM 소속 아이돌 엑소의 생일을 새긴 키 홀더와 에코백은 출시 하루 만에 완판됐다./사진=스타일쉐어 제공
    스타일쉐어 스토어의 입점 기준은 다른 쇼핑몰과는 다르다. 기존의 쇼핑몰이 MD가 일방적으로 제안하는 형태라면, 스타일쉐어는 쌍방향 소통 구조를 지향한다. 280만 명의 사용자들이 만들어 낸 스타일 피드(feed)를 기반으로 이들의 활동과 반응을 정량적, 정석적으로 분석해 팔릴만한 상품을 입점시킨다. 다른 쇼핑몰에서 인기 있는 상품을 진열하는 방식은 이곳에선 통하지 않는다.

    실제로 작은 브랜드지만 스타일쉐어를 통해 히트를 친 사례가 많다. 스타일쉐어의 인기 유저로 활동하다 장기를 살려 쇼핑몰을 창업한 이들도 있다. 플랫폼을 통해 평범한 사람이 활로를 열고 성장해 가는 것, 창업자에겐 뿌듯한 일이다.

    윤 대표는 “스타일쉐어는 사용자들이 만든 콘텐츠를 기반으로 그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선보입니다. 이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사용자죠. 보통의 패션∙뷰티 플랫폼은 완벽한 모델이나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다루지만, 스타일쉐어에서는 평범한 이들이 주인공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공유하는 정보의 가치’가 우리의 큰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 기업 가치 400억, 100억원 투자 유치…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소비생활 서비스로 확대

    투자사들이 평가한 스타일쉐어의 기업 가치는 400억 원이다. 현재까지 LB인베스트먼트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캐피털 등으로부터 총 10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설립 이후 이용객 수와 일 평균 방문자 수가 꾸준히 늘어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일쉐어에선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다./사진=스타일쉐어 인스타그램
    스타일쉐어에선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다./사진=스타일쉐어 인스타그램
    스타일쉐어는 스토어 서비스와 함께 성장에 탄력을 받고 있다. 다음 비전은 사용자 연령대를 확대하고 상품과 콘텐츠를 다양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부터 개인화 서비스를 도입한다.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제안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통해 Z세대부터 밀레니얼 세대까지 아우르는, 10~30대 여성들을 위한 패션∙뷰티 플랫폼으로 성장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표는 “초반 가입자들이 나이를 먹고, 생활방식도 달라졌어요. 처음 친구들과 함께 즐기고 싶어 만든 저조차도 현재의 스타일쉐어를 사용하기엔 부담스러운 나이가 됐죠”라며 “개인화된 서비스를 통해 사용 연령층을 늘리고, 상품도 현재의 패션∙뷰티에서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대할 방침이에요. 궁극적으로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소비생활 전반을 책임지는 서비스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말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