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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생제 시장 공략 나선 대웅제약의 속도전 ‘눈길’…항생제 제네릭 최초 수출

  • 강인효 기자
  • 입력 : 2017.04.21 18:15 | 수정 : 2017.04.21 19:17

    대웅제약이 전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항생제 시장 공략에 나선다. 대웅제약은 창립 이래 첫 대미(對美) 수출 품목이자 국산 제네릭(복제약) 중에서는 최초로 항생제 ‘메로페넴(성분명 메로페넴)’을 미국에 발매했다.

    국내 다른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이나 신약후보물질의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제네릭으로 미국에 진출한 대웅제약의 전략에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웅제약(069620)은 미국 내 파트너사와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14일 미국에서 메로페넴을 출시했다. 대웅제약은 양사 간 합의에 따라 파트너사명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 제공
    메로페넴(사진)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출시한 ‘메렘’의 제네릭이다. ‘카바페넴’ 계열의 메로페넴 성분의 항생제로 중증 박테리아 감염부터 일반 감염까지 치료하는 데 광범위하게 쓰인다.

    ◆ 연평균 20%씩 성장하는 미국 항생제 시장…잦은 품절로 인한 수급 불안정 해소할 듯

    미국에서 메로페넴 성분의 항생제 시장은 잦은 품절에도 불구하고 2010년부터 2015년까지의 판매량이 평균 20%씩 증가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의약품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IMS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 시장은 2015년 약 5억달러(약 5700억원) 규모로, 이 중 메로페넴 성분의 제품은 총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판매량으로 따져보면 메로페넴 성분의 제품이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메로페넴은 실질적으로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 중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성분으로 볼 수 있다.

    미국에서 메로페넴 성분의 항생제는 2013년까지 잦은 품절로 수급이 불안정했다. 수요 대비 공급이 적은 상황이다보니 2011년까지 제네릭 업체는 3곳에 불과했지만, 이후 대웅제약을 비롯해 여러 회사에서 제네릭에 대한 허가를 추가로 획득하기 시작했다. 대웅제약의 메로페넴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7번째 제품이며, 제네릭 중에는 4번째다.

    현재 국내의 경우 16개의 메로페넴 성분의 항생제가 판매 중인데 비해 미국에서는 6개만 발매돼 상대적으로 시장이 덜 포화된 상태이다. 대웅제약은 메로페넴 출시를 통해 미국 시장의 미충족된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미 포화된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보다 가능성이 넓은 해외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우수한 품질과 안전성에 가격 경쟁력까지 더해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 연구원이 의약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 / 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 연구원이 의약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 / 대웅제약 제공
    ◆ 비용효과성 갖춘 제네릭으로 미국 시장서 승부수

    대웅제약은 항생제 제네릭인 메로페넴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갖춘 만큼 싼 가격으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메로페넴의 오리지널 제품인 메렘의 시장 점유율(판매량 기준)은 미국 메로페넴 성분 시장의 약 2%인 데 반해, 프레지니우스 카비(FRESENIUS KABI)의 메로페넴 제네릭은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의 건강보험제도는 민간보험으로 운영되는데, 보험회사들이 약국에 오리지널 제품을 제네릭으로 대체하도록 유도해 최종적으로 약사가 제네릭으로 처방하는 구조다.

    대웅제약은 “제네릭은 오리지널과 동등한 효과가 입증돼 있는 데다 제네릭이 출시될 때마다 약가가 인하되기 때문에 민간 보험사들이 반긴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본사 야경 / 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 본사 야경 / 대웅제약 제공
    ◆ 속도전에 성공한 대웅제약

    대웅제약은 빠른 시간 내 제품을 성공적으로 발매한 것도 주목을 받고 있다. 메로페넴은 지난 2015년 12월 FDA의 판매 허가 승인을 받았다. 이어 2016년 6월부터 미국 내 파트너사와 본격적으로 계약 협상을 시작해 올해 2월 계약을 완료했다. 계약 완료 후 2개월 만에 미국 발매가 진행됐다. 메로페넴은 대웅제약이 외주 생산을 맡긴 ‘cGMP(미국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급의 대만계 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대웅제약은 메로페넴의 미국 발매 첫해인 올해 매출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은 “메로페넴의 발매로 엄격한 허가 규제로 유명한 미국 제약시장 내에서 한국 제약사들의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국 최초로 제네릭이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가 상당하다”면서 “세계 최고의 의약품 검사·인증기관으로 꼽히는 FDA의 까다로운 허가 과정을 통과한 것은 글로벌 수준의 연구개발(R&D)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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