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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야, 뭐해?" "예, 재활용 중입니다"...애플, 업계 최초 100% 재활용 부품 사용 선언

  • 이다비 기자
  • 입력 : 2017.04.21 16:57 | 수정 : 2017.04.21 17:01

    스마트폰 업계에 잇딴 '녹색불'
    애플 첨단 로봇 동원 ‘눈길'...IT 산업 구조 바뀌나

    “시리(Siri)야, 뭐하고 있니?” “제 맥(Mac)에 있는 알루미늄, 철, 구리, 금, 은을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주인님도 애플 스토어(Apple Store)에서 재활용할 수 있어요!”

    애플과 삼성이 연이어 제품 생산과 관련한 친환경 정책을 내놓으면서 정보기술(IT) 업계에 ‘녹색(green)불’이 켜질지 주목된다.

    애플은 20일(현지시간) 오는 22일 ‘지구의 날’을 앞두고 100% 재활용된 자원만을 활용해 아이폰과 맥북 등 IT 기기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IT 업계 최초로 ‘자원 순환형 생산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회수된 갤럭시노트7 재활용과 폐기 관련 친환경 처리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애플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에 “뭐하고 있니?”라고 물으면 애플 재활용 관련 답을 들을 수 있다.

     애플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에 “뭐하고 있니”라고 물으면 애플 재활용 관련 답을 들을 수 있다. / 이다비 기자
    애플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에 “뭐하고 있니”라고 물으면 애플 재활용 관련 답을 들을 수 있다. / 이다비 기자
    ◆ 애플, IT 기업 최초 100% 재활용 부품 사용 선언

    애플은 20일 발표된 연례 환경보고 백서에서 “폐쇄형 공급망(closed-loop supply chain)을 구축해 친환경적인 재활용 물질로 모든 아이폰 부품을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원을 채굴해 사용한 후 폐기하는 기존의 ‘선형(linear) 생산방식’이 아니라, 이미 사용하고 있는 자원을 재활용해 사용하는 순환형 생산방식을 선택한다는 뜻이다.

    애플은 아이폰을 분해하는 로봇 ‘리암(Liam)’의 기능도 상세히 공개했다. 리암은 스테이션 21개가 있는 컨베이어 벨트에 설치된 서로 다른 29개의 로봇으로, 11초마다 아이폰을 8개 부분으로 완전히 분해한다.

    애플은 백서에서 “리암을 사용해 아이폰6에서 복구한 알루미늄 케이스를 녹여 맥 미니(Mac mini)를 만드는 데 재사용했다”고 밝혔다. 리암이 1년에 분해하는 아이폰6의 수는 120만개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와 네덜란드 두 곳의 리암 시스템에서 총 240만대를 분해하고 있다.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는 애플의 발표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애플 발표 이전부터 IT 업체를 대상으로 재활용 자원 사용과 전자제품 수명을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자는 캠페인을 펼쳐왔다.

    개리 쿡 그린피스의 IT 선임 분석가는 “수질과 토양을 심각하게 오염시키는 금속 채굴을 줄이고, 전자기기 재활용 비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애플 제품에는 주로 알루미늄, 구리, 주석, 텅스텐 등 금속 채굴 물질이 사용돼 왔다.

     애플 아이폰 분해 로봇 ‘리암’. / 애플 제공
    애플 아이폰 분해 로봇 ‘리암’. / 애플 제공
    애플의 ‘100% 재활용 자원 사용’ 정책보다 수준은 낮지만, 삼성전자도 지난달 27일 갤럭시노트7 재활용과 친환경 처리 방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회수된 갤럭시노트7을 리퍼폰(refurbished phone)과 대여폰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재사용이 가능한 부품은 추출해 판매·활용하고, 금속 물질을 추출해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열린 갤럭시S8 출시 간담회에서도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노트7의 리퍼폰 판매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애플뿐 아니라 IT 업계 모두가 ‘친환경’ 신경 써야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와 전자업계는 삼성전자와 화웨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주요 IT 업체도 애플과 같은 적극적인 행보를 펼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현숙 그린피스 선임 IT 캠페이너는 “혁신이 지속 가능할 때만 IT 기업은 그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며 “친환경 이슈는 이제 애플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등 IT 기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숙 캠페이너는 애플의 선언은 협력업체에 보내는 주효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애플이 100% 재활용한 부품으로만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하면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부품업체들도 이 정책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폐쇄형 공급망 묘사. / 애플 제공
    애플의 폐쇄형 공급망 묘사. / 애플 제공
    전문가들은 IT 기업이 친환경적인 재활용 부품으로 전자 기기를 생산하게 되면, 기업 이미지 제고와 제품 가격의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친환경 관련 이슈가 기업 이미지와 직결되면서 이 이미지를 선점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존 제품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금속을 안정적으로 추출하는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첨단 기술력을 소비자에게 적극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전문가들은 기존 제품을 재활용하면 금속 등 IT 기기 원료 가격에 변동이 있어도 제품 가격이 요동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가 간 분쟁이나 중국의 희토류 수출 금지 등 정치적 이슈에 따라 제품 수급에 큰 영향을 받아왔다. 금속 채굴 과정에서 아동착취 등 문제도 줄일 수 있는 것도 부품 재활용의 장점이다.

    그러나 그린피스와 전자업계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고 진단한다. 아무리 100% 재활용 부품을 사용한다고 해도, 전자 제품 사용주기가 짧다면 ‘전자 쓰레기’가 양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스마트폰 같은 경우는 최대 주기를 3년으로 잡고 있다.

    그린피스는 오는 6월 전 세계 14개 IT 기업의 스마트폰, PC, 태블릿 등 주요 제품을 대상으로 제품 수명에 관한 보고서(long lasting product life span·가칭)를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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