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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에 발묶인 신동빈…롯데쇼핑 등 4개사 인적분할 중간지주회사로 '지배구조 개선' 정면 돌파

  • 안재만 기자
  • 입력 : 2017.04.21 10:4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사를 각각 인적 분할해 투자 부문을 묶어 지주회사(가칭 롯데홀딩스)로 만들기로 한 것은 신 회장 개인의 현재 상황상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상장하는 것이 원활치 않아서다. 당초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상장해 순환출자 해소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었으나 2건의 재판으로 상장이 지연될 조짐을 보이자 우선 중간지주회사를 통해 복잡하게 얽혀있는 지배구조를 상당부분 정리하기로 한 것이다.

    신 회장은 현재 롯데그룹 사건(17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70억원 뇌물 공여 혐의) 등 2건의 재판을 받고 있다. 현재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는 경영진 구성이나 회계 처리와 관련해 투명성을 요구하는 항목이 있다. 또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면세점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현재 상장을 추진하기 어려운 요인 중 하나다. 신 회장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도 “호텔롯데 상장은 2019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판에 발묶인 신동빈…롯데쇼핑 등 4개사 인적분할 중간지주회사로 '지배구조 개선' 정면 돌파
    롯데쇼핑(023530), 롯데제과(004990), 롯데칠성(005300), 롯데푸드 등 4개 계열사가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나누면 신 회장이 지분 10~20%를 보유한 롯데홀딩스를 출범시킬 수 있다(정확한 지분율은 분할 비율 등에 따라 변동). 신 회장이 롯데쇼핑 13.46% 등 4개 계열사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런 이유로 증권가에서는 호텔롯데 상장보다는 롯데쇼핑 중심의 계열사 정리 가능성을 높게 봐왔다.

    ◆ 롯데쇼핑 등 4개 회사, 내주 이사회…분할 및 합병으로 난제 해결

    21일 롯데그룹은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 4개 계열사는 다음주 중 이사회를 열고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나누는 방안(인적분할)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 일자는 26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4개 회사 인적분할 후 새로 생기는 4개의 지주회사를 모두 합치면 지주회사 전환, 순환출자 해소 모두 큰 문턱을 넘을 수 있다.

    롯데그룹 지배구조도. 신동빈 회장 등 롯데그룹 일가가 롯데쇼핑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신동주 회장은 지분 일부 처분) 4개 회사가 분할 및 합병돼 설립되는 롯데홀딩스 중심으로도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제공
    롯데그룹 지배구조도. 신동빈 회장 등 롯데그룹 일가가 롯데쇼핑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신동주 회장은 지분 일부 처분) 4개 회사가 분할 및 합병돼 설립되는 롯데홀딩스 중심으로도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제공
    현재 신 회장은 롯데쇼핑 13.46% 외에도 롯데제과 8.78%, 롯데칠성 5.71%(의결권 없는 주식 포함 시 8.05%), 롯데푸드 1.96%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지분을 롯데홀딩스로 모을 경우, 신 회장의 지분은 10~20% 수준으로 전망된다. 비록 상단에 일본롯데홀딩스, 광윤사 등 일본 회사들은 물론 호텔롯데까지 있지만 중간 지주회사 격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다. 게다가 추후 호텔롯데 상장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롯데홀딩스와의 합병을 통해 상장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복잡하게 꼬여 있는 순환출자 문제도 상당수 해소된다. 순환출자란 한 그룹 안에서 A기업이 B기업에, B기업이 C기업에, C기업이 다시 A기업에 출자하는 식으로 그룹 계열사들끼리 돌려가며 자본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 이전만 해도 순환출자 고리가 416개에 달했는데 현재는 67개로 줄었다. 이 가운데 지배구조 하단에 있는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이 롯데쇼핑 지분 7.86%(6000억원 상당), 3.93%(3000억원 상당)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난제로 지목돼 왔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이 롯데쇼핑 지분을 넘겨야 하는데 받아줄 만한 기업이 마땅히 없어서다. 일부에서는 롯데쇼핑 상단에 있는 호텔롯데가 이 지분을 받아주면 될 것이라고 했지만 호텔롯데 또한 자산 규모(18조원대)에 비하면 이익을 창출하는 곳은 면세점 사업부문뿐이라 현금 동원력이 약했다. 호텔롯데 현금성자산도 다 합쳐봐야 지난해 말 기준 5000억원대에 그친다.

    그런데 이번 분할 및 합병으로 이 문제 역시 해결할 수 있다. 롯데제과, 롯데칠성이 롯데쇼핑 지분을 각사의 지주회사로 넘기면, 합병으로 신설되는 롯데홀딩스가 롯데쇼핑 지분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을 분할 및 합병하는 방안은 계열사 지분 취득과 관련한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호텔롯데 상장과 별도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방안이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제공
    NH투자증권 제공
    ◆ “지배구조 투명화는 대국민 약속, 일단 가능한 작업부터 진행키로”

    롯데쇼핑 등 4개사는 지난 1월 19일 ‘당사는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분할, 합병, 분할합병 등을 비롯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롯데그룹 측에 따르면, 이 당시 이미 신 회장은 롯데쇼핑 등 4개사를 분할 및 합병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다만 호텔롯데가 상장할 수 있을 경우 상장을 먼저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재판으로 인해 상장이 지연될 조짐을 보이면서 롯데쇼핑 등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먼저 추진키로 했다.

    롯데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은 지난해 말 대국민 약속으로 지배구조 투명화를 약속해 놓은 상황”이라며 “일단은 신 회장의 결단으로 할 수 있는 작업부터 이행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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