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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통돌이 세탁기 점유율 '균열'...전기건조기·하이브리드 세탁기 판매 증가

  • 이다비 기자
  • 입력 : 2017.04.21 07:00

    전자동(통돌이) 세탁기가 드럼 세탁기와 하이브리드(전자동+드럼) 세탁기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올해 들어 의류 전기건조기가 인기를 끌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형 가전업체가 공격적으로 하이브리드 세탁기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가 전자동 세탁기에서 드럼·하이브리드 세탁기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세탁기 시장에서 전자동 세탁기는 ‘콘크리트 지지층’ 덕분에 큰 변동 없이 매년 시장점유율 70%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올 1분기 들어 전자동 세탁기의 점유율이 60%대로 내려가며 드럼·하이브리드 세탁기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LG트롬 전기식 건조기(왼쪽)와 삼성 전기식 건조기 / 각 사 제공
    LG트롬 전기식 건조기(왼쪽)와 삼성 전기식 건조기 / 각 사 제공

    ◆ ‘콘크리트’ 전자동 세탁기, 가성비로 사랑받았는데...

    전자동 세탁기는 가성비와 강한 세척력, 큰 용량 등으로 소비자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제품이다. 가전제품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드럼 세탁기를 써봤더니, 비싼 가격과 세척력이 아쉬워 다시 전자동 세탁기로 돌아왔다”는 글이 심심찮게 보이고 있다. 드럼 세탁기와 하이브리드 세탁기보다 ‘구식’이라는 느낌이 있지만, 여전히 세탁기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견고한 시장이다.

    전자동 세탁기 인기 비결은 바로 가성비다. 대부분 각 제품별로 50만원~100만원 사이에 가격이 분포돼 있다. 한 대당 가격이 200만원을 웃도는 고급 세탁기인 하이브리드 세탁기와 평균 100만원 정도인 드럼 세탁기보다 저렴하다. 드럼 세탁기보다 전력소비도 적다.

    무엇보다 전자동 세탁기는 용량의 90% 이상 빨래감을 채워 넣어 세탁할 수 있는 등 한 번에 많은 양의 빨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큰 이불빨래도 수월해 실용적이라는 평이다. 대부분 드럼 세탁기는 용량의 70% 수준만 빨래감을 채워 넣을 수 있다.

    주요 가전업체가 매년 신제품을 내놓으며 세척·세탁 기능과 먼지 채집 기능, 소음 등을 개선해 ‘전자동 세탁기=옛날 세탁기’라는 이미지를 없애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견고한 전자동 세탁기 수요를 의식해 올 2월 2017년형 ‘액티브워시’ 신제품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제 2세대 다이아몬드 필터’를 적용해 먼지 채집 능력을 기존 대비 27.6% 늘리고 ‘4중 진동 제어 시스템’으로 소음을 줄였다. LG전자도 지난 2015년 세탁력과 살균력을 강화한 프리미엄급 전자동 세탁기 ‘블랙라벨’을 출시하고 스팀 기능 등을 탑재했다.

    ◆ 의류 건조기· 하이브리드 세탁기, 전자동 세탁기의 아성에 균열 일으켜

    공고했던 전자동 세탁기의 점유율이 하락한 것은 봄철 미세먼지·황사 등으로 의류 전기건조기를 설치하고 있는 가구가 많아지고, 삼성·LG 등 대형 가전업체가 전략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세탁기 판매가 늘면서부터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전자동 세탁기의 올 1분기 점유율은 61.71%로 전년 동기(71.62%)대비 약 10% 줄었다. 같은 기간 드럼·하이브리드 세탁기의 점유율은 38.29%로, 전년 동기(28.38%)대비 약 10% 증가했다. 대체로 20% 중반에 머물렀던 드럼·하이브리드 세탁기가 약 40%까지 그 비율이 상승한 것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의류 전기건조기 설치가 급격히 늘어 드럼 세탁기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고 보고 있다. 베란다 확장 등으로 외국처럼 세탁기와 의류 전기건조기를 일직선(병렬)으로 놓을 공간이 부족한 한국은 의류 전기건조기를 세탁기 위에 설치(직렬)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빨래를 위로 꺼내는 전자동 세탁기에는 의류 건조기를 직렬로 설치하기 어려워 드럼 세탁기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베스트샵 매장에서도 드럼 세탁기와 의류 전기건조기를 세트로 구매하려는 소비자를 위해 12kg 드럼 세탁기에 9kg 의류 전기건조기를 위에 얹어 진열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래 의류 전기건조기는 미국과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됐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 황사·미세먼지가 심해져 밖에서 빨래를 말리는 것이 꺼려지면서 의류 전기건조기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또 의류 전기건조기의 전기료도 기존 제품보다 낮아지고, 제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필수 가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업계 추산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의류 건조기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증가한 30만~4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삼성과 LG가 의류 전기건조기를 판매하고 있다. LG전자는 2004년 국내에 의류 건조기를 출시했으며, 삼성은 미국과 유럽에서만 판매하던 전기건조기를 지난달부터 국내서도 판매하고 있다.

     LG 슬림 트롬 트윈워시(왼쪽)와 삼성 플렉스워시 / 각 사 제공
    LG 슬림 트롬 트윈워시(왼쪽)와 삼성 플렉스워시 / 각 사 제공
    전자동 세탁기와 드럼 세탁기의 장점을 합한 하이브리드 세탁기의 판매율도 증가하고 있다. 올 1분기 판매량이 전 분기보다 6%, 판매금액은 14% 늘었다. 기존에 LG가 트롬 트윈워시로 하이브리드 세탁기 시장을 주도했지만 지난달 삼성이 하이브리드 세탁기 신제품인 ‘플렉스워시’를 출시하며 소비자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있다. LG도 ‘슬림 트롬 트윈워시’를 출시했다.

    하이브리드 세탁기를 사용하는 한 주부는 “맞벌이는 하는데 색이 진한 옷이나 속옷을 한 번에 분리해서 빨 수 있어 시간이 절약된다”며 “비용이 비싸긴 하지만, 간편한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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