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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부패 강화속 마오타이의 질주 배경

  •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 입력 : 2017.04.19 14:08 | 수정 : 2017.04.19 14:39

    중국 황제주 마오타이 주가 400위안 돌파...이달초 디아지오 넘어 세계 시총 1위 주류사 등극
    선물에서 소비 타깃으로∙유통망 확대와 업그레이드∙소비의 고급화가 실적 턴어라운드 뒷받침

    중국 고급 백주업체 마오타이는 현지 테마관광과 결합한 대중 마케팅 등으로 반부패 위기에서 벗어났다./마오타이 사이트
    중국 고급 백주업체 마오타이는 현지 테마관광과 결합한 대중 마케팅 등으로 반부패 위기에서 벗어났다./마오타이 사이트
    중국 최대 백주업체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가 18일 상하이 증시에서 400위안(약 6만8000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0.79% 떨어졌지만 마오타이는 2.24% 오른 404.65위안에 마감하며 5083억 2000만위안(약 86조 4144억원)의 시총을 기록했다. 마오타이 공장이 있는 구이저우성 지역 GDP(국내총생산) 1조1700억위안(약 198조 9000억원, 2016년)의 절반에 이르는 규모다.

    이달 7일 시총이 715억달러로 영국의 디아지오(Diageo∙711억달러)를 제치고 세계 시총 1위 주류업체에 등극한 마오타이의 주가 질주를 보여준다. 마오타이는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3200여개 A주 가운데 주가가 가장 높은 중국의 황제주(株)다.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출범한 2013년 반부패 운동에 주가가 거의 반토막 나며 2014년초 119위안(약 2만원)까지 떨어졌던 황제주의 화려한 턴어라운드다. 여기엔 실적의 뒷받침이 있다. 2014년과 2015년 2~3% 증가율에 머물던 마오타이 매출은 지난해 전년 보다 19% 늘어난 389억위안(약 6조 613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8% 늘어난 167억위안(약 2조 839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4월 초 영국의 디아지오(파란색)를  추월한 중국의 마오타이 시가총액/블룸버그
    4월 초 영국의 디아지오(파란색)를 추월한 중국의 마오타이 시가총액/블룸버그
    주가수익비율(PER)이 30배 안팎으로 블루칩으로서는 높은 편이지만 기술주에 비하면 고평가됐다는 평가가 드물다. 중신(中信)증권은 18일 보고서에서 “올해 마오타이는 비성수기가 없을 것”이라며 “수요에 못미치는 공급과 가격상승이 마오타이 주가 상승의 촉매제”라고 평가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자오상(招商)증권도 18일 마오타이 목표 주가를 500위안(약 8만 5000원)으로 제시했다.

    디이차이징(第一財經)등 중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마오타이의 턴어라운드 배경으로 선물 영역에서 소비영역으로 타깃 고객층을 바꾸고 유통망을 확대하고 대리상을 업그레이드한 전략 조정이 중국 소비의 고급화 추세와 맞물린 덕분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마오타이는 건강중시 소비, 이익 조작설과 같은 불투명한 회계문제,매출의 95% 내수 의존 등 극복해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

    ◆(1)반부패 칼날에 접대주에서 중산층 소비주로 변신

    中 반부패 강화속 마오타이의 질주 배경
    베이징 거리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점포가 담배와 술을 파는 전문매장이다.매장에는 ‘마이주(買酒, 술을 삽니다)’란 글이 붙어있다. 선물용으로 받은 고급 백주를 산다는 문구다. 고위관리 접대주나 선물용이 대부분이던 중국 고급백주의 소비 행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건 반부패 운동은 이같은 소비행태에 충격파를 던졌다. 고급백주를 대표하는 마오타이에 위기가 찾아온 이유다. 마오타이는 소비층 확대로 승부수를 던졌다. 저가 주류를 늘리고, 주문형 제작과 여성 겨냥 백주를 내놓은 것 등이 대표적이다.

    마오타이의 간판 백주는 ‘페이톈(飛天)’으로 소매가격이 1200위안(약 20만 4000원)선에 형성돼 있다. 마오타이는 40~700위안(약 6800~11만9000원)의 중저가 백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브랜드 가치 희석 리스크를 감수한 전략이었다.

    20~30대 젊은층이 주로 찾는 마오타이의 중저가 백주 매출은 2016년 23억위안(약 3910억원)으로 92% 급증했다. 마오타이 전체 매출에서 6%를 차지했다. 2014년 2.96%에서 두배 이상 오른 것이다. 마오타이의 중저가 매출은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299% 증가한 10억 5700만위안(약 1797억원)에 달했다. 마오타이는 올해 중저가 백주 매출이 43억위안(약 73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마오타이가 생산되는 마오타이전 전경  /마오타이 사이트
    마오타이가 생산되는 마오타이전 전경 /마오타이 사이트
    지난해 관광 상품과 결합한 전략을 선보인 것도 대중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마오타이전(鎭) 관광과 연계한 백주 판매 담당 여행사를 세운 게 대표적이다.

    마오타이가 고급 소비층을 포기한 건 아니다. 2014년에 처음으로 일반 고객을 상대로 주문형 백주와 12지(支) 주류를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 주문 제작 마케팅을 책임지는 회사를 별도로 설립했다.

    1980년대 출생의 한 남성은 원숭이해에 태어난 아들을 위한 맞춤형 마오타이 백주 20만위안 어치를 주문하기도 했다. 고객의 주문에 맞춰 500ml 일변도의 용량도 1500ml와 3000ml로 대형화, 다양화했다. 병의 색도 흰색에서 청년과 홍색 등으로 다원화했다. 2015년엔 가정에서 소비발언권이 커지는 여성을 겨냥한 양생 백주를 선보였다.

    마오타이의 간판 상품 페이텐 백주(왼쪽)와 여성을 겨냥한 양생주/마오타이 사이트
    마오타이의 간판 상품 페이텐 백주(왼쪽)와 여성을 겨냥한 양생주/마오타이 사이트
    ◆(2)유통 책임 경리 31개 성과 시로 확대...가격 상한선 어긴 대리상 자격 박탈

    마오타이는 2015년 8개 대구역에 유통망을 책임지는 경리를 둔 시스템을 31개 성과 시로 확대했다. 접대용 소비가 대부분이던 시절엔 고위관리와의 꽌시가 탄탄한 일부 대리상만 잘 관리하면 됐지만 소비용으로 전략을 바꾸면서 전국 규모의 유통망 관리 강화가 필요해진 때문이다.

    마오타이는 앞서 2014년 만든 중저가 백주 마케팅팀 규모를 1년새 100명에서 600명으로 늘렸다. 마오타이는 대리상 자격 부여를 제한하고 가격상한선을 어긴 곳의 자격을 박탈하는 등 엄격한 유통망 관리도 병행했다.

    마오타이는 14일 개최한 판매업무회의에서 53도짜리 페이톈 마오타이(500ml 기준)소매가격 상한선 1300위안을 넘긴 대리상의 자격을 박탈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징화시보 등 중국언론들이 전했다.

    대리상의 사재기 등 유통질서 혼란이 자칫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것이다 실제 매장에선 1500위안(약 25만 5000원)선에 팔리는 마오타이(페이텐 53도 500ml)가 있을 만큼 통제가 잘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중국내에서 마오타이 대리상은 2331개로 131개 늘었다.

    ◆(3)중산층도 고급백주 마신다...소비의 고급화 추세에 올라탔다

    마오타이가 대중 마케팅을 강화한 때가 중국 중산층의 소비 고급화 추세가 나타난 시점과 맞물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 6일 베이징에서 열린 2017 신소비포럼에서 베인앤컴퍼니의 딩제(丁杰) 글로벌파트너는 “라면과 중저가 맥주 소비는 줄어든 반면 요쿠르트와 프랑스산 탄산수 고급 맥주 판매는 크게늘고 있다”며 소비의 고급화 추세를 전했다.

    마오타이에 시총 1위 자리를 뺏긴 디아지오가 중국 시장에서 위스키 판매 확대를 기대하는 배경도 이같은 추세를 본 때문이다. 디아지오의 샘 피셔 아시아 담당 사장은 15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에만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100여개의 위스키바가 새로 생겨났다”며 “중국에서 위스키에 대한 호기심이 늘어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유명 백주업체 수이징팡(水井坊)을 인수하기도 했던 디아지오가 중국 도시 인구와 중산층의 성장 그리고 소유보다는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층의 변화에서 조니 워커 등이 들어갈 공간을 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와인의 도전∙이익 조작설 등 숙제도 적지 않아

    2001년 상하이증시에 상장한 마오타이의 주가(위안) /신랑
    2001년 상하이증시에 상장한 마오타이의 주가(위안) /신랑
    마오타이 앞에 장미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은 작년 12월 3억4100만달러어치의 와인을 수입했다. 2013년 12월의 2억2100만달러에 비해 54% 증가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 올리버위만의 파트너 헌터 윌리엄스는 블룸버그통신에 “백주를 즐기던 만찬 석상에서 젊은층 사이에 레드와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건강을 중시하는 추세가 장기적으로 백주 소비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순이익 조작설이 지속되는 것도 풀어야할 과제다. 신징바오(新京報)는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 양타오(揚韜)라는 이름으로 등록한 전문 투자자가 마오타이의 이익 조작설을 제기했다며 디이차이징도 올 1월에 비슷한 문제 제기를 했다고 19일 보도했다. 마오타이가 고위임원들에게 주식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이익을 숨겼다는 것이다. 마오타이 순이익 167억위안은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의 172억위안에 비해 5억위안 적은 수치다.

    마오타이 매출의 95%를 내수에 의존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풀어야할 숙제다. 마오타이는 해외 대리상을 지난해 8개 추가한 85개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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