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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르포] 컨베이어벨트→셀 → 무인지능화...무풍 에어컨 생산하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을 가다

  • 이다비 기자
  • 입력 : 2017.04.19 12:10

    “지금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화두는 ‘4차 산업혁명’입니다. 2020년까지 완전한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를 구축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19일 광주에 위치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이날 광주사업장 내 에어컨 생산라인에서는 작업자와 파란색 팔에 흰 색으로 ‘Samsung’ 글자가 새겨진 여러 로봇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을 준비하기 위해 봄부터 에어컨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져 4월부터 주말에도 쉼 없이 생산라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만난 이계복 삼성전자 에어컨제조그룹장은 광주사업장이 ‘또 한번의 공정 대혁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셀(Cell) 단위로 돌아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3년 과감히 기존 컨베이어벨트 생산라인을 없애고 총 14개의 셀 작업장을 만들었다. 셀이란 장인급 작업자 한 명이 제품의 특정 공정을 책임지고 생산하는 작은 작업장을 말한다.

    앞으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사람이 없어도 최적의 생산률과 품질을 유지하는 지능형 공장, 즉 스마트 팩토리를 만들겠다는 게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계획이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는 임직원 35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에어컨·냉장고·세탁기 등 생활가전과 모터·콤프레서 등 핵심부품 생산시설, 정밀금형센터까지 갖추고 있는 프리미엄 가전 공장이다.

    ◆ 무풍 에어컨의 13만5000개홀, 스캔 기법으로 이물 침투·갭 불량 검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변화된 생산방식과 자동화 공정이 합쳐진 공장이다. 셀 작업장을 지나면 고해상도 카메라가 스크루 체결부터 제품 품질 검사까지 책임지는 자동화 공정 단계로 이어진다.

    이계복 그룹장은 “완벽한 스마트팩토리가 되기에 아직 극복해야 할 단계들이 남았다”며 “다음에 광주사업장을 방문하게 되면 지능화가 더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무풍에어컨 생산라인에서 각 작업자가 셀에서 무풍에어컨을 눕혀 조립·생산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무풍에어컨 생산라인에서 각 작업자가 셀에서 무풍에어컨을 눕혀 조립·생산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그동안 셀 방식 생산으로 가전 생산의 효율을 높여왔다. 가령, 긴 에어컨을 세워서 조립했던 컨베이어벨트 방식과 달리 셀 작업장에서는 에어컨을 눕혀 조립할 수 있어 작업자의 힘이 덜 들어가고, 작업 단계에서 작업자가 실수해도 컨베이어벨트 전체를 멈추지 않아도 되는 식으로 효율을 추구했다. 공간도 컨베이어벨트보다 30% 절약된다.

    무엇보다 작업자는 단순 조립을 벗어나 자신의 이름을 걸고 공정을 책임진다. 작업자는 생산하는 제품의 바코드를 셀 작업장에 입력해 자신의 정보를 남긴다. 제품에 불량이 생기면 바로 해당 셀 작업자에게 연락이 가기 때문에, 작업자는 높은 책임의식을 가지고 제품을 생산한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무풍에어컨 생산라인에서 작업자가 실외기를 조립·생산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무풍에어컨 생산라인에서 작업자가 실외기를 조립·생산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이계복 그룹장은 “무풍에어컨을 생산하면서 품질관리 측면에서 3D 스캔 기법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고해상도 카메라로 제품의 외관 상태를 촬영한 후, 3차원 이미지를 판독해 합격·불합격 판정을 내리도록 시스템을 자동화한 것이다. 스마트팩토리의 일환이다.

    3D 스캔 기법을 도입하면 불량 제품을 골라내는 일이 쉽고 정교해진다. 이계복 그룹장은 “무풍에어컨에 1mm 수준의 마이크로 홀이 13만5000개 있어 맨눈으로 제조 품질을 완벽하게 검사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3D 스캔 기법으로 홀 막힘·이물 침투·갭 불량 등을 검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광명 삼성전자 광주지원팀장 상무는 “광주사업장 내 실무자가 포함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통해서 제조 공정을 혁신해 나가고 있다”며 “융합형 제조공정으로 생산량을 기존보다 25% 늘리고, 불량률을 50% 줄였다”고 말했다.

    ◆ ‘24시간 무인' 정밀금형개발센터, 기계가 공구도 관리…”엔지니어 감소도 지능화로 대응”

    광주사업장에는 삼성전자 정밀금형개발센터도 들어서 있다. 지난 2010년 약 2만5000㎡ 부지에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된 중대형 금형 연구·생산 시설이다. 이 센터는 가공·사출(플라스틱 알갱이를 녹여 제품을 대량으로 찍어내는 작업)·프레스(철판을 접거나 자르거나, 구멍을 뚫는 작업) 관련 다양한 종류의 최첨단 금형 장비를 갖췄다.

    금형은 쉽게 말해 ‘붕어빵 만드는 틀’에 비유할 수 있다. 금형이란 금속이나 플라스틱 원재료를 가공해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데 필요한 틀이다. 삼성전자 정밀금형개발센터는 셰프컬렉션 냉장고, 무풍에어컨 등 중·대형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금형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전자 가전제품의 디자인과 완성도를 결정하는 핵심 시설인 셈이다. 실제 무풍에어컨의 플라스틱 뒷면(백 커버)과 마이크로 홀, 메탈 몸체 등이 정밀금형개발센터에는 사출되고 있었다.

    삼성전자 정밀금형개발센터는 전 공정을 100% 자동화해 24시간 무인으로 가동한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에 사람이 했던 금형에 사용되는 공구관리는 이제 공구 통합 관리시스템이 구축돼 기계가 무인으로 공구를 관리해준다. 해당 작업에 필요한 공구를 로봇이 작업 기계까지 배달해 주기도 한다. 또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랩핑(금형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작업)도 삼성전자 정밀금형개발센터에서는 기계가 하고 있다.

    이날 정밀금형센터 설명을 맡은 최성욱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중대형금형그룹 개발수석은 “정밀금형센터는 공정 자동화로 인터스트리4.0을 향해 나아가는 공장”이라며 “정밀금형 공정에는 여러 숙련된 엔지니어가 필요한데, 인구가 점점 줄면서 향후에는 로봇이 부족한 인력을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 자동화로 미래에 부족해질 엔지니어를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정밀금형센터에서 작업자가 자동화 돼 있는 공정을 시연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정밀금형센터에서 작업자가 자동화 돼 있는 공정을 시연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초정밀 가공 기술을 확보한 것도 삼성전자 정밀금형센터의 자랑거리다. 무풍에어컨에 있는 13만5000개의 마이크로 홀은 지름이 1mm 정도여서 기존 프레스 금형 기술로는 만들기 어려웠다. 이에 삼성전자는 금형의 공차가 머리카락 두께의 20분의 1인 0.005mm 수준을 유지하는 초정밀 가공 기술을 확보했고, 펀치 수백 개가 마이크로 홀 13만5000개를 만드는 고속 타공 프레스 기술을 개발했다.

    최근 메탈 가전제품이 유행하고 있는 만큼, 메탈 가공에 이용되는 프레스 공정이 주목받고 있다. 프레스 기계에 철판을 넣으면 메탈로 된 냉장고나, TV 외관에 맞게 철판에 구멍을 뚫거나, 철판을 구부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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