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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 오피스텔 현장, 자정 넘어 오전까지 무슨 일이"

  • 이진혁 기자
  • 입력 : 2017.04.19 10:15

    5박 6일의 기다림 끝에 ‘개통 1호’ 구매자가 나온 갤럭시S8 사전 개통 열기만큼이나 수도권의 오피스텔 청약 현장에선 밤새 불을 밝힌 기나긴 청약 대기 열기가 이튿날 오전 넘어까지 이어졌다.

    한화건설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하동에 짓는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 견본주택에는 최근 주택시장 분위기에서는 보기 힘든 진풍경이 펼쳐졌다.

    말 그대로 ‘밤샘 청약’. 오전부터 늘어선 청약 대기 열기는 다음날 오전까지 이어졌다. 시공사가 청약 신청을 받은 17일과 18일에는 청약을 하려고 12시간 이상 대기하는 수요자들이 새벽에도 북적거려 인근에 경찰까지 출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청약을 하려고 15시간 이상 기다린 수요자도 부지기수였다. 청약 신청 마감인 18일 오후 5시까지 현장에 온 청약자들은 다음날인 19일 오전에도 청약 신청서를 작성하느라 분주했다. 건설사가 애초에 정한 마감 시간보다 17시간이 지난 오전 10시를 넘어서도 대기자들의 청약 신청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청약 열기는 지난 14일 견본주택 문이 열 때부터 계속됐다. 모델하우스 입장 인파가 몰리면서 수백 미터가 넘는 긴 줄은 순식간에 만들어졌고, 견본주택 안은 방문객들로 가득 차 유닛을 구경하려면 수십분을 기다려야 했다.

    이른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도 견본주택 입구 양옆으로 들어섰다. 연초만 해도 정부 규제와 대출 금리 상승 등으로 아파트 청약 열기가 다소 식으면서 청약률이 부진한 단지가 속출했는데, 간만에 투자 열기가 몰리며 떴다방이 차려진 것이다.


    한화건설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 견본주택 앞에 들어선 떴다방 옆으로 방문객들이 모델하우스에 입장하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한화건설 제공
    한화건설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 견본주택 앞에 들어선 떴다방 옆으로 방문객들이 모델하우스에 입장하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한화건설 제공
    국내 대출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결국 돈이 갈 곳은 주택시장밖에 없었다. 미국 금리 상승과 5월 대선 등으로 주택시장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수요자들이 대거 청약시장에 몰린 것이다.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은 광교 원천 호수를 바라볼 수 있고, 수원 컨벤션센터와 갤러리아백화점 등이 단지 인근에 들어서 입지가 좋은 단지로 꼽혔다. 하지만 아파트가 아닌 오피스텔에다 평면 역시 광교 주변 아파트 단지와 비교해 탁월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렸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견본주택은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광교 최고 입지라는 투자 매력이 부각되면서 웃돈(프리미엄)을 기대한 청약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강동구 암사동에 선보인 ‘힐스테이트 암사’ 역시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견본주택에 약 2만1000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460가구의 소규모 단지에다 상대적으로 서울 동부권 외곽인 암사동에 들어서는 단지지만, 수요자들이 단지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 단지 전용 59㎡는 5억1000만~5억2100만원, 전용 84㎡는 6억8400만~7억1300만원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일산동구 장항동에 선보인 ‘힐스테이트 킨텍스 레이크뷰’도 상대적으로 아파트보다 인기가 덜한 주상복합인 데다 299가구짜리 소규모 단지였지만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일산 호수공원 조망이 가능하고, 제2테크노밸리 개발과 GTX 개통 등의 호재를 보고 수요자들이 몰린 것. 이 단지 전용 84㎡ 가격은 5억5000만원대로, 주변 단지와 비교할 때 결코 경쟁력이 있는 분양가는 아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대선을 앞두고 입지가 양호하고, 환금성이 좋으며 분양가보다 향후 매매가가 높게 형성될 만한 단지에 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은 오피스텔이라 전매제한이 없고, 힐스테이트 암사와 힐스테이트 킨텍스 레이크뷰는 각각 인근에 한강과 일산호수공원이 있어 생활환경이 좋고, 개발 호재도 많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서울이나 수도권 핵심 입지에 들어서는 단지의 경우 대출금리 상승이나 향후 부동산 규제 등의 위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에 개의치 않고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을 보면 여전히 부동산시장 잠재 수요는 크다고 보고 있다. 대출금리가 오른다 해도 여전히 마땅히 투자할 만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에 프리미엄이 붙을 만한 곳을 찾아 수요자들이 몰릴 것이란 설명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 오르며 13주 연속 상승했고,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3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1.5로 전달보다 0.3포인트 오르기도 했다. 특히 수도권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4.3으로 1.7포인트 상승했다. 국토연구원은 이 지수가 95 미만이면 하강, 95~114면 보합, 115 이상은 상승으로 본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수도권 유망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주택시장도 철저하게 양극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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