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과학 · 기술

'SBAS' 위치오차 3m 이내로… GPS 정확도 최대 10배 높인다

  • 툴루즈(프랑스)=최인준 기자

  • 입력 : 2017.04.18 03:00 | 수정 : 2017.04.18 05:27

    [초정밀 위성항법 기술… 국내선 2022년 상용화 목표로 개발]

    - GPS, 평균 17~37m 오차 발생
    지표 50㎞ 높이 전리층 영향, 위치 신호 굴절되면서 흔들려

    - 정지궤도위성이 항공기·車에 전송
    GPS시스템엔 없는 중앙처리국과 정지궤도위성 통해 오차 줄여

    - 유럽선 비행기 정밀착륙 유도… 공항 혼잡도 21%가량 감소
    위치 정보 오차가 1m이하 땐 무인車가 차선도 구분할 수 있어

    GPS(위성항법장치)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정밀 위성항법 기술인 'SBAS(Satellite Based Augmentation System·위성기반 위치보정시스템)'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SBAS는 GPS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정교한 위치 정보를 알려주는 기술이다.

    2003년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일본·인도에서 SBAS 상용화에 성공했다. 우주 강국 중국·러시아도 도입을 앞둔 상태다. 한국은 2022년 상용화를 목표로 1280억원을 들여 한국형 SBAS 시스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항공·자동차뿐 아니라 포켓몬고와 같은 증강현실(AR) 게임, 드론 무인기까지 일상생활에서 SBAS가 기존 GPS를 대체할 전망"이라고 말한다.

    GPS 정확도 최대 10배 이상 높여

    GPS는 여러 환경 요인에 의해 자주 위치 정보 오차가 발생한다. 위성이 쏜 전파는 지표 50㎞ 높이에 있는 전리층(마이너스 전기를 띠는 입자들이 몰려 있는 곳)을 지나는데 이때 전기를 띤 전자에 의해 신호가 약해지거나 굴절된다. 전리층에서 미세하게 경로가 바뀐 전파는 원래 가야 할 위치로부터 17~37m 정도 떨어진 곳에 도착하는 오차가 발생한다.

    SBAS는 이런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계산해 GPS의 위치 정보 오차를 3m 이하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오차가 기존의 10분의 1로 줄어드는 것이다. GPS 시스템에서 자동차 내비게이션·스마트폰과 같은 수신기가 위성으로부터 바로 위치 정보 신호를 받는 데 반해, SBAS에선 위성의 신호가 'GPS위성→기준국→중앙처리국→정지궤도위성→수신기(스마트폰이나 자동차 내비게이션)'의 과정을 거쳐 위치 정보를 받게 된다.

    SBAS 설명 그래픽
    /그래픽=김현지 기자
    위치 정보 오차를 줄이는 과정은 지상에 설치한 기준국에서 시작한다. 안테나 시설을 갖춘 기준국은 30개 이상의 GPS 위성과 실시간으로 위치 정보 신호를 주고받는다. 기준국은 위성과 달리 고정돼 있어 자신의 위치를 기준으로 GPS 위성의 위치가 얼마나 바뀌는지 알 수 있다. 일정한 궤도를 따라 지구를 돌고 있는 위성이 특정 시간마다 보내는 위치 신호가 평소와 달라질 경우 그 차이를 오차로 인식한다. 이 오차를 계산하는 곳이 중앙처리국이다. 유럽형 SBAS를 개발한 프랑스 통신기업 탈레스의 필립 블라트 부사장은 "3m 이하로 위치 정보 오차를 줄이는 보정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SBAS의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최종 수정된 위치 정보를 받은 정지궤도위성은 지상에 있는 자동차·항공기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 같은 기기에 이를 전송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김희성 박사는 "위치 정보 오차를 계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00분의 1초 수준이기 때문에 위성으로부터 직접 위치 정보를 받는 GPS와 비교해도 시간 지연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비행기 착륙 유도해 공항 혼잡도 21% 감소

    미국과 유럽에선 SBAS 기술을 항공 분야에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이전까지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하려면 활주로에 설치한 착륙 유도시스템을 따라야 했다. SBAS는 정지궤도위성이 동시에 100여대 이상의 항공기에 위치 정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지상에 별도 착륙 유도시스템을 설치하지 않아도 착륙 유도가 가능하다. 많은 비행기가 더 다양한 경로로 공항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럽에선 2015년 SBAS 도입 이후 착륙 지연으로 인한 공항 혼잡도가 21%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점점 커지는 항공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SBAS 개발에 나섰다. 항우연은 지난해 10월부터 탈레스와 한국형 SBAS 공동 개발을 시작했다. 항우연 연구원들은 이달 초 프랑스 툴루즈의 탈레스 본사를 찾아 첫 회의를 가졌고, 유럽형 SBAS 운영기관인 ESSP(유럽위성서비스센터)를 방문해 SBAS 서비스 운영에 대해 논의했다.

    항우연은 SBAS 개발로 인한 국내 경제효과가 2000억~3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잠재적 가치는 이보다 더 크다고 본다. 예컨대 위치 정보 오차를 줄이는 기술이 차선 구분이 가능한 1m 이하까지 개선되면 무인자동차가 사람 조작 없이 도로를 달릴 수 있다. 남기욱 항우연 SBAS 사업 본부장은 "SBAS 개발 이후 10년 내에 위치 정보 오차 1m인 차세대 SBAS 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