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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쪼개라, 매일 바꿔라" 알카에다 배워 알카에다 잡은 美軍

  • 김경준 딜로이트 안진경영연구원 원장

  • 입력 : 2017.04.15 08:00

    미군 조직 문화·운용 대대적 개편… 특수전 전문가 스탠리 매크리스털 대장

    김경준 딜로이트 안진경영연구원 원장
    김경준 딜로이트 안진경영연구원 원장
    역사적으로 군대는 체계적 조직의 원형을 형성했고, 근대 기업의 스승이었다. 기업 전략(strategy)의 어원도 BC 6세기 그리스 군대의 장군을 의미하는 말(Strategos)에서 유래했다. 독일의 헬무트 폰 몰트케 장군(1800~1891)은 작전·병참·통신 등 전문 분야별 참모들이 역할을 분담한 뒤 통합 지휘하는 참모총장을 보좌하도록 재편하여 당시 주변 강자들인 덴마크, 오스트리아,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연전연승했다. 이후 참모 조직을 일본군이 벤치마킹하여 청일전쟁, 러일전쟁에 활용하였고, 2차대전 패전 후 종합상사 등 기업에 적용했다.

    21세기에도 기업들이 군대 조직의 변화에서 배워야 할 점이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격변을 마주한 우리나라 기업들은 변해야 산다는 총론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조직과 프로세스의 변화를 추진하는 각론은 짜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라크 알카에다를 대적해 조직을 혁신하여 궁극적인 승리를 거둔 미군 특수전사령부의 사례는 우리 기업들에 생생한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알카에다에 무기력했던 미국 특수전사령부

    미군은 기계화 보병부대와 전차, 항공기에 첨단 정보기술을 결합시킨 최강의 전력으로 이라크와의 2차례 전쟁에서 완승했다. 1990년 미군은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군 30만명을 상대로 100시간 만에 승리했다. 2001년 뉴욕에서 9·11 테러가 발생하자 배후국으로 지목된 이라크의 120만명 군대를 2003년 미군 30만명이 공격해 26일 만에 괴멸시켰다.

    하지만 미군은 철사와 깡통으로 만든 급조폭발물(IED·Improvised Explosive Device)과 구식 AK47 소총으로 무장하고 이메일과 휴대전화로 통신하는 테러조직 알카에다는 제압하지 못했다. 당시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총사령관으로 합동특수전사령부(JSOC·Joint Special Operations Command)를 지휘하던 특수전 전문가 스탠리 매크리스털(McChrystal) 대장조차도 대처하기 어려운 위기였다. 그는 이렇게 회고했다.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계층화되어 있지 않은 알카에다 구조는 새로운 세계를 상징했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과 싸운 연합군 사령부보다는 수많은 스타트업을 격퇴하기 위해 노력하는 포천 500대 기업과 더 많은 공통점이 있었다."

    매크리스털은 분산·분권화된 알카에다를 중앙집중과 효율성에 기반을 둔 미군이 상대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새로운 전장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지휘관을 비롯한 조직 전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미군의 조직 문화와 구조, 프로세스 전반을 세 방향으로 혁신했다. '속도의 가속화', '변수 급증', '상호의존성 확대'를 특징으로 하는 4세대 전쟁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2003년 말부터 2008년까지 미군의 알카에다 진압을 지휘했던 특수전 전문가 스탠리 매크리스털(맨 오른쪽)은 중앙집권적이던 조직을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네트워크 형태로 혁신해 임무를 완수했다.
    2003년 말부터 2008년까지 미군의 알카에다 진압을 지휘했던 특수전 전문가 스탠리 매크리스털(맨 오른쪽)은 중앙집권적이던 조직을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네트워크 형태로 혁신해 임무를 완수했다. /블룸버그
    1. 적의 속도전에 대응팀을 매일 변경

    알카에다는 사이버상 네트워크로 존재했다. 목표를 신속하게 타격 후 분산하고, 실시간으로 조직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전 세계 조직의 통합성을 유지했다. 바이러스처럼 갑자기 출현해 유행처럼 퍼지고 신속하게 자취를 감췄다.

    "거대 조직의 꼬리를 잡을 수가 없었다. 크고 무겁거나 느리지 않았다. 네트워크로 운영되었으며 놀랍도록 신속하게 움직였고 빠르게 학습했다. 습득한 교훈이 당일 곧바로 적용되었다." "핵심 리더를 잃는다고 취약해지지 않았다. 지휘관 없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단순 재정비만 하며 계속 움직였다. 이전에 했던 일에 연연하지도 않았다. 치명적이었으며 상대하기 어려웠다." 매크리스털의 말처럼 세계 최고의 특수부대 델타포스, 실 팀(SEAL Team)조차 원시적 테러 조직에 압도당했다. 미군 특수부대 작전의 5가지 프로세스인 'F3EA', 즉 '목표탐색(Find), 고정(Fix), 타격(Finish), 활용(Exploit), 분석(Analyze)'의 사이클은 알카에다보다 느렸고, 때로는 목표를 찾지도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전투가 시작되었다.

    매크리스털은 F3EA만으로 알카에다를 누를 수 없다고 판단하고 편제 개념을 바꾸었다. 작전팀을 더욱 작은 단위로 재편했다. 종전 1년에 수차례 실시되던 조직 변경은 환경 변화와 임무 변경에 따라 최종적으로 알카에다의 전투 리듬인 24시간마다 재구성되었다. 미식축구에서 실시간 이뤄지는 작전 변경, 포지션 이동과 동일했다.

    2. 변수 급증하자 현장에 전권 위임

    원인이 결과를 낳는 전통적 선형관계로는 더 이상 전장을 설명할 수 없었다. 북경의 나비가 미국에 폭풍우를 몰고 온다는 로렌츠 모형처럼 비(非)선형적 복잡성이 증폭되고 있었다. 예기치 않은 작은 변수가 오랫동안 완벽하게 준비한 작전을 실패로 만드는 반면, 예측해야 할 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수퍼컴퓨터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등의 신기술을 도입하여 예측성을 높이려 했지만 전장 상황이 복잡해질수록 예측 불가능의 한계에 부딪혔다. 반면 소규모로 분산된 네트워크 알카에다는 민첩하게 환경에 적응하고 유기적으로 재구성하면서 강해지고 있었다.

    미군은 자존심을 버리고 '네트워크를 이기려면 네트워크가 되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현장의 작전 단위인 팀들이 스스로 두뇌가 되도록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결정 권한을 대폭 위임하고 이에 따라 조직과 프로세스를 재편했다. 일단 목표와 임무가 결정되면 총사령관조차 '눈으로는 주시하되 손은 떼는 방식'으로 현장 지휘관에게 권한을 위임했다. 사전에 정의된 해법과 프로세스는 아무리 훌륭하게 설계되어 있어도 복잡한 환경에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쟁의 세대별 구분

    3. SNS 선동하자 정보 공유로 대응

    현대사회의 특징인 상호 의존성의 폭증은 이라크에서도 나타났다. 특정 지역의 사소한 작전 실수에 대한 알카에다의 선동이 소셜미디어로 급속히 전파돼 당일 폭동으로 이어지거나, 과격한 동영상 1개가 종파 간 갈등을 폭발시켰다. 사실과 무관한 소문들이 온라인을 통해 들불처럼 퍼지곤 했다.

    미군도 상호 의존성 증가로 맞섰다. 정보 전파 범위를 확대하고 공유의식(Shared Consciousness)을 강화하는 게 목표였다. 필요한 대원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고 자발적으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협력하게 만드는 것이다. 종전에는 이라크 바그다드 25명,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포트 브래그(Fort Bragg) 25명 등 지휘관 50명이 매일 30분간 진행하던 화상회의가 27개국 7500명이 참여하는 90분 회의로 확대됐다. 이라크 바그다드 외곽의 테러리스트 은신처를 급습하기 위해 런던과 파리 정보기관의 관련 정보를 모으고, 목표 타격에 필요한 정보 및 장비와 인원을 팀에 실시간으로 보강했다. 일일회의를 통해 정보와 작전이 광범위하게 실시간으로 융합되면서 수천 명의 조직 전체가 더욱 똑똑해지고 서로 배우게 됐다. 일단 임무가 결정되면 조직 전체가 공유된 목표 달성을 위해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문화가 형성됐다.

    개편 성공해 알카에다 총책 사살

    2004년 매크리스털은 알카에다를 '디지털 시대의 원주민', 미군을 '디지털 시대의 이주민'으로 표현했다. 그 정도로 양측의 격차는 컸다. 매크리스털은 조직의 변화를 주도하여 거대한 전통 조직을 21세기 네트워크 개념으로 혁신했다. 미군은 알카에다에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기 시작하였다. 2004년 월 4건에 불과했던 테러 용의자 급습이 2006년에는 월 300건으로 증가하였고 이라크 알카에다 총책인 알자르카위를 사살하면서 2008년 임무를 완수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 리더의 역할을 외부 변화에 맞게 적응력을 높이고, 자발적으로 상호 협력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한다는 의미에서 정원사에 비유했다. "직접 식물을 자라나게 할 수 있는가? 그것은 식물의 몫이다. 좋은 정원사는 땅을 준비하고 씨앗을 심으며 물을 주고 비료를 주며 잡초를 뽑아 식물들이 자신의 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 기사 전문은 4월15일자 조선일보 WEEKLY BIZ에서 볼 수 있습니다. WEELLY BIZ 구독 및 배달 신청은 조선일보 홈페이지 ( https://members.chosun.com/subscription/appendweeklybiz.jsp ) 에서 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독자는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무료로 배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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