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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하이 원유선물 올해 개시"...국제유가 결정권 도전

  •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 입력 : 2017.04.14 12:27 | 수정 : 2017.04.14 12:28

    증감위 부주석, 상하이 원유선물거래 시간표 제시...런던 뉴욕 이은 3대 유가 결정중심 추진
    원유 최대 소비시장 중국 원유 수입량 미국 추월해 1위...금융강화 통한 국제석유질서 재편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와 영국 ICE 거래소의 브렌트유는 국제원유 가격을 대표하는 지표다. 여기에 상하이유가 추가될 전망이다. 중국이 연내 상하이에서 원유선물 거래를 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서방이 주도해온 국제 유가 결정권에 도전하는 중국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팡싱하이(方星海)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 부주석(차관)이 13일 칭화대경제관리학원 동문 발전센터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상하이 원유선물 거래 출범을 희망한다”며 “올해 이 일을 마무리할 수 있으며 이는 매우 대단한 성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추진해온 상하이 원유선물 거래 시간표가 제시된 것이다. 상하이선물거래소는 2014년 12월 원유선물 거래 인가를 받아 2015년 9월께 개시할 예정이었지만 상하이 증시가 붕괴하고 위안화가치가 급락하는 등의 금융 혼란을 이유로 미뤄졌다. 원유선물 거래가 자칫 투기거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방 부주석의 언급은 중국에서 1993년 시작했다가 투기 조장 등을 이유로 1년 여만에 중단한 원유선물 거래가 24년만에 재개될 것임을 예고한다. 과거와는 달리 외국의 법인과 개인의 투자까지 허용하는 국제 선물거래이고, 위안화로 결제가 이뤄진다는 게 특징이다.한국의 해외 선물 투자자들로서는 새로운 투자 상품이 생기는 것이다.

    상하이 원유선물 거래를 연내 개시하겠다고 밝힌 팡싱하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바이두
    상하이 원유선물 거래를 연내 개시하겠다고 밝힌 팡싱하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바이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경제자문역을 맡기도 한 팡 부주석은 시 주석이 2007년 상하이 당서기 때 현지 금융판공실 주임으로 상하이에 국제금융중심의 기초를 다진 주역으로 꼽힌다. 시 주석은 2013년 9월 그를 경제정책을 당 차원에서 조율하는 중앙재경영도소조로 끌어올리고, 2015년 10월엔 증감위 부주석에 임명했다.

    ◆상하이, 뉴욕 런던과 국제유가 결정권 놓고 경쟁

    중국의 올 1분기 원유수입량(파란색)이 분기 기준으로 처음 미국을 추월했다./블룸버그
    중국의 올 1분기 원유수입량(파란색)이 분기 기준으로 처음 미국을 추월했다./블룸버그
    중국의 상하이 원유선물거래 개시 배경으로 팡 부주석은 국제유가 결정권을 들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석유소비국이지만 석유 교역에서 가격결정 중심은 뉴욕과 런던에 있다. 상하이를 글로벌 석유거래및 가격결정 중심의 하나로 만들겠다”(팡 부주석)는 얘기다.

    중국 민영석유업체인 화신에너지의 예젠밍(葉簡明) 회장은 “중국이 석유가격 발언권을 가져야 미국 유럽 일본 자본의 가격 조종에서 탈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원유 수입시장에서 미국을 제치고 최대 큰손이 된 것도 국제유가 발언권이 세질 수 있는 기초가 된다. 13일 발표된 3월 중국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3월 원유수입량이 3895만톤(하루 평균 921만 배럴)으로 전월대비 23%, 전년 동기 20% 늘어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올들어 3월까지 중국의 원유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1억 500만톤(하루 평균 855만배럴)을 들여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 미국(하루 평균 815만 배럴)을 추월해 세계 1위 원유수입국이 됐다.

    특히 올 2월엔 중국이 캐나다를 제치고 미국의 셰일가스 최대 수입국으로 떠올랐다. 2월 미국은 중국에 808만배럴을 수출했다. 미국이 2015년말 원유 수출 금지령을 해제한 이후 최대 수준이다.

    중국이 원유수입의 국유기업 독점 구조를 깬 것도 국제 원유선물 거래의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원유 수입이 급증한 것은 당국이 비축용 수입을 늘린 것과 함께 ‘찾 주전자(Teapot)’로 불리는 민간 정유업체들의 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했다. 찻주전자는 민간 정유사들의 소형 정유시설 모양이 찻주전자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별칭이다.

    중국은 특히 미얀마간 원유 송유관을 10일 개통하면서 중동과 아프리카산 원유를 미국이 제해권을 장악한 믈라카 해협과 남중국해를 거치지 않고 원유를 들여올 수 있는 노선을 확보했다.

    ◆위안화 국제화 속도...오일 위안화 오일 달러에 도전하나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발표하는 위안화 글로벌지수는 2월 1786으로 2015년 9월 정점을 찍은 이후 25% 이상 하락했다./스탠다드차타드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발표하는 위안화 글로벌지수는 2월 1786으로 2015년 9월 정점을 찍은 이후 25% 이상 하락했다./스탠다드차타드은행
    상하이 원유선물거래는 위안화로 결제될 전망이다. 2015년 인민은행이 내놓은 원유선물거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유 선물거래를 위안화로 결제하도록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선 달러 증거금으로 중국 내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고 이를 위안화로 환전해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이들 계좌의 돈은 원유 선물 이외 다른 용도에 투자할 수 없다.

    상하이 원유선물의 위안화 결제는 위안화 국제화 가속화를 의미한다. 원유는 세계 최고의 교역품으로 오일 달러는 달러 기축통화의 위상을 보여준다. 중국에 원유를 수출하면서 위안화로도 결제하는 러시아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대중국 최대 원유 수출국이 된 것도 오일 위안화 시대의 도래를 뒷받침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주 발표될 재무부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으로 밝히면서 중국의 글로벌 통화 꿈이 되살아났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공개 직후 주쥔(朱雋) 인민은행 국제사 사장(국장)이 상하이증권보 기고를 통해 위안화의 자유사용 수준을 높이고 비축통화로서의 지위를 다져야한다고 주장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위안화 국제화 목표가 2015년말 자본유출과 위안화 절하 억제를 위해 뒷전으로 밀린 이후 다시 중국 당국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는 게 SCMP의 분석이다.

    실제 중국은 해외 인수합병(M&A) 과 해외로의 배당 송금 규제를 강화하는 등 자본유출 억제조치를 잇따라 취하면서 위안화 국제화가 후퇴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7일 발표한 2월 위안화글로벌지수(RGI)는 1786을 기록, 2014년 2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갔다. 한달간 하락폭은 6.43%로 SC가 2011년 지수를 만든 이후 가장 컸다. 위안화 환율 시장화 개혁을 단행한 직후 위안화글로벌지수가 정점을 찍은 2015년 9월 2402에 비해 25.65% 하락했다.

    중국은 원유선물거래를 위안화 국제화의 주요 요건인 자본계정 자유화 진척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상하이자유무역구의 국제에너지연구센터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자본계정에서의 위안화 자유 태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제유가 결정의 중심이 되겠다는 것은 자화자찬에 그칠 수 있다”(후위위에∙胡兪越∙ 베이징공상대 증권선물연구소장)는 지적을 감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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