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핫이슈분석] 반년도 안돼 경제전망 줄줄이 상향하는 이유는?

  • 조귀동 기자

  • 입력 : 2017.04.13 11:34 | 수정 : 2017.04.13 14:03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에서 컨테이너선들이 수출 화물을 싣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인한 수출 증가와 그로 인한 투자 회복으로 정부, 한국은행, 경제연구소는 경제전망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에서 컨테이너선들이 수출 화물을 싣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인한 수출 증가와 그로 인한 투자 회복으로 정부, 한국은행, 경제연구소는 경제전망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3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사실상 올리면서 정부 관계 기관 및 민간 연구소의 경제전망이 어떻게 바뀔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DI(한국개발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이 20일을 전후해 새 경제전망을 내놓는 데, 상향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말 줄줄이 비관적인 예측을 내놓으며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던 연구기관들이 반년도 안돼 이를 수정하는 모양새다.

    한은은 13일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한 뒤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에 대해 “1월(2.5%)보다 소폭 상회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2.6%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1월 올해 성장률 전망을 이전 전망치(2.8%)보다 0.3%포인트 낮췄다. 수출 증가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내수 위축 상황이 심각하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수출과 투자가 늘어나면서 성장률이 그 정도까지 낮아지진 않을 것이라는 게 현재 한은의 시각이다.


    [핫이슈분석] 반년도 안돼 경제전망 줄줄이 상향하는 이유는?
    ◆ 美 경제 회복 예측 못한 게 헛발질 원인

    경제연구 기관들이 경제 전망을 바꾸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글로벌 경제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반기 발표된 보고서들에서는 한결같이 미국 등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지지부진 하다고 분석했다. 그에 따라 수출과, 그에 따른 제조업 생산 증가기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두 번째는 급격한 내수 위축이다.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정부 재정도 부양 기조와는 거리가 먼 상황이라 서비스업 등에서 불황의 골이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KDI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6년 하반기 KDI 경제전망’은 이를 잘 보여준다. 당시 KDI는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2.4%)을 5월 전망치(2.7%)보다 0.3%포인트 낮췄다. 이 보고서에서 KDI는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성장세가 제한된 수준에 머물면서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하향 조정 근거를 밝혔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가 “제조업 가동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제한적인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민간 소비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실질소득 개선효과가 축소되는 가운데, 2016년 소비 확대 정책 효과가 사라지면서 증가세가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몇몇 민간 연구소들은 민간 소비 침체, 건설투자 급락으로 내수가 극도로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더해 연 2% 초반대의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한국경제연구원(2.1%)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한경연은 “가계부채, 고령화 등 구조적요인에다 취업자 증가세 둔화, 대출이자 상승에 따른 본격적인 이자부담 증가 등으로 소비증가율이 둔화될 것”이라며 민간소비 증가율이 1.7%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또 건설 부문이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둔화에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축소 편성, 각종 주택 시장 규제 강화 때문에 급격히 냉각될 것”이라며 투자 증가율이 1.0%에 그칠 것으로 봤다.


    [핫이슈분석] 반년도 안돼 경제전망 줄줄이 상향하는 이유는?

    ◆ KDI, LG硏 20일께 상향 조정 가능성 커

    하지만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잠재생산능력이 거의 전부 가동돼 과도한 인플레이션 없이는 더 고용이 늘지 않는 상태)’에 근접하고, 유럽·중국 등 다른 지역 경제도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빠르게 수출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반도체 등 산업경기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제품군도 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 반도체, 석유화학 제품 등 중간재 뿐만 아니라 기계류·정밀기기 등 자본재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글로벌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내구재 소비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설비 투자도 증가하면서 자본재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는 설비투자가 늘면서 자본재 수입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1~2월 증가율은 3.0%다. 소매판매도 2월 기준 내구재는 3.4%, 준내구재는 3.3%, 비내구재는 3.1%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고용도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수 증가폭은 전년 동기 대비 46만6000명으로 2015년 12월 이후 15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고용률(60.2%)은 1997년 2월 이후 20년만에 최대치다. 수출 뿐만 아니라 투자, 소비, 고용 모두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뚜렷한 신호를 보낸 셈이다.

    이 때문에 각각 20일쯤 올해 경제 전망을 발표하는 KDI와 LG경제연구원 모두 성장률 전망치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KDI는 6일 발표한 ‘4월 KDI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투자와 수출이 개선되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건설투자가 양호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고 설비투자도 반도체 부문의 호조 등으로 인해 높은 증가세”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자본재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투자가 늘어나는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세계 경제 회복이다. “세계교역량이 개선되고 있으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선행지수도 기준치(100)를 회복함에 따라 향후에도 물량 기준 수출이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KDI는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도 소폭 상향 가능성이 높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수출의 경우 물량 기준으로 보면 큰 폭은 아니지만 글로벌 경제 회복으로 상승세고, 이를 따라 기업 및 가계의 심리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 개선이 어느 정도 될 지 봐야 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경제 회복 속도가 약간 빠르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미 한국경제연구원의 경우 지난달 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0.4%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수출(7.2%)은 4.5%포인트, 건설투자(3.8%)는 2.8%포인트, 설비투자(2.7%)는 1%포인트, 소비(1.8%)는 0.1%포인트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망치 상향 조정의 근거였다.

    하지만 경제 회복세가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연구기관들도 신중한 입장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을 제외하면 성장률 전망을 소폭 올린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방 리스크에 대한 경고도 여전하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 임원은 “미국 경제의 경우 지난 5년간 회복세가 정점에 달해있을 가능성이 큰 데다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호황에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라며 “본격화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경기 하락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결국 대외 변수와 수출에 의존한 경기 회복이 가지는 취약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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