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5개월 내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과 북한 핵 문제로 국제 정치 분야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안전 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11일(현지 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값은 전날 대비 온스당 20.30달러(1.6%) 오른 1274.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11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작년 12월 온스당 1130달러 선 아래까지 떨어졌던 금값은 올 들어 10% 넘게 뛰었다. 연초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 반면 안전 자산인 금으로 자산이 몰려 금 가격이 상승했다.
보통 금리 인상 뒤엔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달러화 표시 금값'은 떨어지는 패턴을 보인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당초 시장 예상보다 완만할 것으로 보이자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시리아 사태, 북한과 미국 간 갈등으로 국제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투자자들이 주식 같은 위험 자산 보유를 줄이는 대신 금과 일본 엔화, 미국 국채 투자를 늘렸다. 오는 23일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한 것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약 5개월 만에 1달러당 110엔 선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엔화 가치 상승).
반면 이른바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15.88까지 상승해 작년 11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은 약세를 보이며 이날 뉴욕 증시의 S&P500지수는 전날보다 0.14%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