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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무역불균형 시정 100일 계획 합의했지만

  •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 입력 : 2017.04.08 17:31 | 수정 : 2017.04.09 03:05

    플로리다주 마라라고서 첫 회담,트럼프 “방중초청 수락” 시진핑 "일대일로 참여 환영"
    경제∙외교안보 새 대화채널 가동…美, 중국에 공정경쟁 위한 조치 취하라 요구
    ‘세기의 담판’ 압도한 미국의 시리아 공습...중국에 ‘대북 선제타격 가능’ 압박

    ‘세기의 담판’으로 불리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간 첫 회담이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7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미중간 대화채널을 재조정하는 식으로 협력의 틀은 마련했지만 북핵과 미중간 무역불균형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 도출 없이 끝났다는 평을 듣는다.

    1박 2일로 진행된 21시간 정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6일 미군의 시리아 공군기지 공습이 정상회담의 빛을 바래게 했다. ‘무역불균형 시정조치 100일 내 도출’ 합의가 손에 잡히는 성과 정도지만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회담 전 나돌던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선물이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추가적인 조치도 나오지 않았다. 1조달러의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재원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실크로드)참여를 환영한다”는 언급에 어떤 반응을 했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외에 시 주석의 방중 초청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락한 것, 미국이 중국의 부패 도피사범 인도 협력요청에 응한 것 정도가 눈에 띈다. 중국은 올 가을 지도부 개편을 앞두고 중국 지도부에 대한 기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의 동생 링완청(令完成)의 송환 요청 강도를 높여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정상회담 하루 전인 6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소유인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비공식 회동을 하고 있다./중국 외교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정상회담 하루 전인 6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소유인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비공식 회동을 하고 있다./중국 외교부
    ◆미중 정상회담 성공 자화자찬...새 대화채널 가동

    양국 정부는 성공적인 정상회담이라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중국과 관계에 있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잠재적으로 나쁜 많은 문제들이 사라질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했다. 시 주석도 “서로의 이해를 깊게 하고, 상호신뢰를 증진해서 중요한 공감대를 많이 이뤘다”고 평가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솔직하고 개방적이고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말했고, 중국 외교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적극적이고 풍부한 성과를 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의 반응도 같은 선상에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해외판 1면 평론에서 “미중 정상회담의 성공이 양국관계 미래 발전과 아태지역과 세계의 평와 안정 및 번영에 중요하고 적극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중미 관계에 일정수준의 확실성을 주입했다”고 전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중미관계에 소란은 줄고 안정은 늘어나는 국면을 만들었다”며 “전례없는 대국관계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 언론의 반응은 상반됐다. “시리아 공습에 빛 바랜 미중 정상회담”(뉴욕타임스∙NYT) “북핵과 무역에 대한 합의 없지만 개인적 친분 구축한 제한된 진전”(월스트리트저널∙WSJ) “시리아 공습으로 빛 바랜 회담이 협력강화와 새로운 대화 채널 약속을 넘어서는 구체적인 성과를 못냈다”(CNN) 는 지적이 이어졌다.

    양측은 7일 외교안보와 전면경제대화 등 2개 대화채널 가동에 들어갔다. 틸러슨 장관은 미중간 새로운 대화채널과 관련, 정상들이 종합대화를 주관하고 외교안보전면 경제 법 집행과 사이버안보 인문과 사회교류 등 4개 분야 대화채널로 구성된다고 전했다.

    2009년부터 진행해온 미중 전략 경제대화(S&ED)를 재정비한 것이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미중간에는 100여개 대화 채널이 있는데 비효율적이어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고 전했다.

    두 정상이 겉으로는 웃으면서 상호신뢰를 쌓았다고 얘기하지만 무역불균형과 북핵 남중국해 등에 대한 서로의 주장을 적극 개진하면서 이견차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불균형 시정 100일 계획 순탄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신화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신화망
    틸러슨 국무장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의 경제에 대한 개입이 야기하는 도전을 언급하고, 중국의 산업 농업 기술 그리고 사이버 정책이 미국의 일자리와 수출에 주는 영향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상호호혜적인 시장접근의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면서 미국 근로자들을 위한 공정한 경쟁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중국이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NYT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철강시장에 덤핑하는 나라에 벌금을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회담에서 이를 거론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브리핑에서 “중국이 무역흑자가 통화공급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이를 줄이겠다고 했는데 양자 틀에서 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며 “미국의 목적은 중국에 수출을 늘리고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 상무장관은 “무역불균형 시정 100일 플랜이 구체적인 아이템을 다룰 것”이라며 "이슈의 범위와 규모를 고려하면 야심 찬 계획이지만 대화의 속도는 상전벽해의 변화"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45% 관세 부과, '국경세' 도입, 환율 조작국 지정 등 트럼프 대통령이 주창해온 과격한 요구사항들이 양국 간에 제대로 조율될지는 두고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냐는 물음에 "환율 문제는 이달 나오는 정기 (재무부 환율) 보고서에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첫날인 6일 비공식회동과 만찬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해온 양자간 투자협정(BIT)협상을 제안하고 인프라건설과 에너지 협력을 강조하면서 외교 경제 등 4개 신설 고위급 대화채널을 충분히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7일 정상회담에선 이들 4개 분야 협력방향을 제시했다.

    시 주석은 경제협력과 관련, “중국이 공급적 개혁과 내수확대 그리고 서비스업의 경제비중 제고와 함께 양호한 발전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어 양국 경제무역 협력 강화 분야가 광활하다”며 “양측이 이 기회를 잡아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일대일로의 협력 틀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일대일로는 인프라투자를 핵심으로하는 중국판 세계화 전략이다.

    하지만 양측이 구체적인 인프라 투자 방안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 투자와 같은 선물을 시 주석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는 질문에 로스 상무장관은 “시 주석의 방문과 두 정상이 구축한 관계가 최고의 선물이라고 답했다. 일각에선 미국산과 미국 근로자만을 활용해야한다는 트럼프 정부의 ‘바이아메리카’ 원칙이 중국의 미국 인프라 투자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에너지도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고위관리는 NYT에 “무역에 관한 대화가 터프했다”고 전했다.

    ◆북핵 억제 중국 추가 조치 없으면 미국 독자 행동 압박

    틸러슨 국무장관은 중국이 북핵억제를 위한 추가적인 제안을 했느냐는 물음에 "시 주석은 회담에서 북한의 핵(개발)의 진전이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등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한 논의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므누신 재무장관은 “중국의 제2위 통신장비업체 ZTE에 11억70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조치가 그런 행위(북한과 거래)에 대한 제재에 대한 우리의 확실한 의지를 보여줬음을 중국측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도움을 주지 못할 경우 독자적 방도를 마련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두 정상이 만찬을 하던 6일 저녁 미군의 시리아 공습을 두고 “중국의 동맹인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WSJ)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이 끝날 무렵 시 주석에게 공습사실을 알리면서 아이들까지 화학무기로 살상하는 행위를 막아야한다고 설명했다고 틸러슨 장관은 전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시리아 공습 사실과 그 이유를 설명해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틸러슨 장관은 시 주석이 그런 반응(시리아 공습)이 필요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시리아공습을 직접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설에 대한 유엔의 조사를 촉구하는 종전 입장을 반복했다. 중국은 시리아에 대한 일방적인 군사작전에 계속 반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 8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형 국무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북핵·북한 문제의 심각성 및 대응방향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했고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관련 문제에 대한 미국측 입장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특히 한반도 및 한국 관련 사안에 상당 시간을 할애해 한국과 한미동맹이 나와 미국에 중요하다는 점을 시 주석에게 충분히 강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측은 미국이 한국에 사드배치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장관)이 전했다. 중국측은 또 북핵관 관련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북한과의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제안을 소개하고 (6자)회담복귀 돌파구를 찾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미중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트럼프, 우호 분위기 치밀한 연출했지만 ...공동성명∙기자회견 없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부(오른쪽)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와 6일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 만찬장 입구에서 기념촬영를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부(오른쪽)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와 6일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 만찬장 입구에서 기념촬영를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트럼프 대통령은 외견상 시 주석을 치밀한 각본하에 환대했다. 6일 트럼프 대통령은 빨간 색 넥타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붉은 색 드레스를 입고 시 주석 부부를 영접했다. 붉은 색은 중국인이 선호하는 색이다. 만찬은 지난해 대선 기간 공언했던 '햄버거'가 아닌 스테이크, 생선, 와인 등 최상의 음식들로 채워져 최대한의 예우를 갖췄다.

    만찬 직전 비공식 회동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외손녀 아라벨라와 외손자 조지프가 부르는 중국 전통 민요 모리화(茉莉花)를 감상하고 어린이 한자 학습서인 ‘삼자경(三字經)’과 당시를 암송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수차례 자연스럽게 악수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19초 동안 강하게 악수를 하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악수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던 터라 중국 당국은 자국 지도자의 체면이 깍이는 악수 모습이 연출되는 걸 우려해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2013년 6월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가졌던 캘리포니아 휴양지 서니랜즈 회동과는 차이가 보인다. 노타이 차림의 당시 서니랜즈 산책과는 달리 마라라고에선 정장을 입은 채 양국 정상이 함께 산책했다. 만찬장에 30여명이 참가해 격의없는 분위기가 연출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 주석은 연내 중국방문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지만 시기는 정하지 않았다고 틸러슨 장관은 전했다. 하지만 왕이 외교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혀 차이를 보였다. 공동성명과 정상들의 기자회견도 없을 만큼 이견차가 컸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은 틸러슨 국무장관, 므누신 재무장관, 로스 상무장관이 합동 브리핑을 했고, 중국은 외교부가 성명을 발표하고 왕이 외교부장이 브리핑을 했지만 양측이 조율해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은 없었다. 시 주석이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공동성명을 내놓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스 상무장관이 가장 큰 성과라고 치켜세운 무역 불균형 시정 100일 플랜도 중국측의 발표문이나 왕 부장의 브리핑 내용에 보이지 않았다. 왕 부장은 양측이 무역투자영역의 실질적인 협력을 심화하고 동시에 경제 무역 마찰을 적절히 처리해 상호 이익이 되고 호혜가되는 성과를 내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장기적으로 매우 매우 위대한 관계를 구축하기를 고대한다”(트럼프 대통령) “미중관계라는 건물을 더 높고 더 튼튼하고 더 아름답게 함께 쌓고 싶다”(시 주석)는 장미빛 기대가 이어지지만 갈 길은 멀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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