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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새뮤얼 헌팅턴의 미국, 우리는 누구인가’…“분열되는 미국, 그들의 국가정체성은 무엇인가?”

  • 조선비즈 문화부

  • 입력 : 2017.04.19 06:00

    [새책] ‘새뮤얼 헌팅턴의 미국, 우리는 누구인가’…“분열되는 미국, 그들의 국가정체성은 무엇인가?”
    새뮤엘 헌팅턴의 미국, 우리는 누구인가
    새뮤얼 헌팅턴 지음|형선호 옮김|김영사|528쪽|1만8000원

    “9·11사태 이후에 성조기가 넘쳐난 것은 미국인들에게 국가적 정체성의 외형이 커졌음을 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또 그와 같은 정체성의 실체에 대한 불확실성의 증대도 의미할 수 있다. 국가적 정체성의 외형은 외부의 위협이 높아지면서 극적으로 커질 수도 있다.”

    반이민 정책, 국경장벽 설치, 자유무역협정 재검토 등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펼치고 있는 정책으로 미국 내부가 급속도로 분열되고 있다. 국제 정세 또한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이런 위기감 때문인지 출간된 지 10여 년이 지난 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새뮤얼 헌팅턴의 미국, 우리는 누구인가(원제: Who Are We?)’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국제 문제를 분석한 그간의 저서에서 벗어나 도발적이고 예지적인 분석을 통해 앵글로 대 히스패닉 등 미국 내 문화 갈등을 집중 조명한다.

    헌팅턴은 앞서 ‘문명의 충돌’에서 “인류의 가장 큰 분열과 분쟁의 지배적인 원천은 문화적인 것이 될 것이고, 세계 정치의 주된 분쟁은 이질적인 문명을 가진 국가들과 집단들 사이에서 벌어질 것이다. 따라서 냉전의 종식과 함께, ‘문명’이 이념을 대신해 국제 정치의 새 단층선이 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헌팅턴의 시각은 수많은 논쟁을 일으켰지만, 지난 2001년 벌어진 9·11 사태와 미국에서 벌어지는 각종 인종갈등을 통해 어느 정도 사실로 증명되기도 했다.

    저자는 ‘문명의 충돌’에 적용한 이와 같은 논점을 자신의 조국인 미국에 적용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주제는 ‘미국의 국가 정체성’이다. 헌팅턴은 미국의 국가 정체성이 어떻게 해서 형성되었고, 어떻게 지켜졌는지, 지금은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수많은 학자의 연구자료와 통계자료, 여론조사 결과 등을 인용하며 규명한다.

    이를 통해 현재 미국의 국가 정체성은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으며, 미국은 국가주의와 범세계주의, 제국주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시기에 와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멕시코 이민자들, 즉 히스패닉의 대규모 이민이 미국의 국가 정체성을 뒤흔드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이 책은 출간에 앞서 미국의 외교 전문 잡지 ‘포린 폴리시’ 3·4월호에 ‘히스패닉의 도전’이란 제목으로 발표됐고,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 언론과 학계에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헌팅턴이 단순히 인종적 편견에 사로잡혀 이 책을 쓴 것은 아니다. 저자는 미국의 국가 정체성 요소를 수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일목요연하게 분석하고, 그것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 미국과 국제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설득력 있는 논조로 설명한다. 그가 말하는 것에 귀 기울여보면 현재 미국이 어떤 길을 가고 있으며, 미국 주류 계급(WASP, 백인, 앵글로-색슨, 개신교도)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자세히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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