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간편 결제… '블록체인'이 공인인증서 밀어낸다

조선일보
  • 양지혜 기자
    입력 2017.04.07 03:01 | 수정 2017.04.07 08:18

    [삼성SDS '넥스레저' 공개]

    디지털 신분증에 결제 서비스, 금융·음악·게임·건강관리…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어 국내 기업들 기술 상용화 경쟁

    현재 인터넷 뱅킹으로 송금을 하려면 4단계의 보안 인증을 거쳐야 한다.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은행 사이트에 로그인한 뒤 계좌 비밀번호, 보안카드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차례로 다시 입력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문 인증만으로 간단히 송금을 할 수 있게 된다. 복잡한 인증 단계가 블록체인(Block Chain·키워드)이라는 새로운 보안 인증 체계로 대체되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기업 삼성SDS는 6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부각되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 기술 '넥스레저(Nexledger)'와 블록체인 디지털 신분증, 블록체인 금융 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세 가지 기술 모두 자체 개발한 것으로 블록체인 신분증에 결제 서비스까지 결합시켜 상용화한 것은 삼성SDS가 처음이다.

    ◇새로운 금융 인증 방식으로 각광

    이날 삼성SDS는 자신들이 독자 개발한 넥스레저에 지문·홍채 같은 이용자 생체 정보를 등록한 뒤 이를 블록체인 방식으로 여러 사용자의 PC에 분산 보관했다가 금융 결제까지 연결하는 기술을 직접 시연했다. 이지환 수석 연구원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넥스레저에 접속한 뒤 주민등록증을 스캔하고 지문 인식, 휴대폰 핀코드, 통신사 인증 정보를 입력해 디지털 신분증을 만들었다. 이 연구원은 다시 넥스레저에 접속해 블록체인 신분증으로 로그인을 하고 동료 연구원에게 5만원을 송금했다. 이 모든 과정이 5분 만에 끝났다. 개인 정보 입력을 디지털 신분증을 만들 때 한 번만 하면 되고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휴대폰 본인 인증 등은 필요 없다. 송광우 삼성SDS 상무는 "앞으로 간편하고 안전한 블록체인이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것"이라며 "금융뿐만 아니라 물류·유통·무역 등 다양한 분야에 서비스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카드는 이달 말 생체 인증 기술을 접목한 블록체인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

    ◇블록체인 선점 경쟁 치열

    다른 국내 ICT 대기업들도 블록체인 상용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LG CNS는 2015년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B-Trading) 개발에 성공했다. 주주에게 문서 형태의 증명서를 발급해주는 대신 블록체인을 이용해 전자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블록체인 디지털 신분증을 이용한 결제 과정 그래픽

    SK C&C는 금융·통신·제조·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 가능한 '블록체인 모바일 디지털 인증 서비스(IDaaS)'를 최근 개발했다. 이 서비스를 적용하면 특정 통신업체의 회원 ID(identification·사용자 이름)를 보유한 고객은 쇼핑몰·금융기관·영화관·편의점 등 해당 통신업체와 제휴된 다양한 곳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회사는 현재 블록체인으로 글로벌 물류 현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유통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현대BS&C도 블록체인 시스템 '현대DAC'를 발표하고 디지털 자산 관리 사업에 진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금융뿐만 아니라 음악·게임·유통·건강관리 등 다양한 산업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쓰이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아이트그룹에 따르면 전 세계 블록체인 기술 투자 규모가 2014년 3000만달러(약 340억원)에서 2018년 3억1500만달러(약 3569억원)로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네덜란드 차량등록청은 공공 자전거를 관리하는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자전거 이용 경로 추적과 도난 방지에 활용하고 있다. 불량 식품 사태가 잦은 중국에서는 월마트가 식품 유통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각종 식품의 유통 경로를 모니터링한다. 예를 들어 돼지고기가 사육과 도축 단계를 거쳐 수퍼마켓 매대에 오를 때까지 각종 유통 정보가 자동으로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이럴 경우 원산지나 유통기한 조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두바이는 2020년까지 모든 공문서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블록체인(Block chain)

    수많은 PC를 체인처럼 연결해 블록화된 개인 정보를 보관한다는 의미다. 사용자의 비밀번호나 지문 등 개인 정보를 지금처럼 중앙 서버 컴퓨터에 보관하지 않고 여러 대의 PC에 블록 조각처럼 분산해 보관했다가 송금 등 필요할 때 다시 불러 조립해 사용한다. 현재는 은행이 1만명의 계좌 정보를 서버 한곳에 보관하는 형태라면 블록체인에서는 1만명의 PC나 스마트폰에 분산해 보관한다. 블록체인의 정보를 훔치려면 1만명의 PC를 모두 훔쳐야 하기 때문에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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