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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뉴롯데]③ 中사드보복에도 브랜드가치 상승…롯데, 월드타워 개장·1조원 세일로 위기 돌파

  • 안재만 기자
  • 유진우 기자

  • 입력 : 2017.04.03 06:05 | 수정 : 2017.04.03 08:30

    지난 2일 오후 9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와 올림픽공원, 석촌호수, 한강공원 일대에는 다소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손을 잡은 부모, 연인 등 약 40만명이 롯데월드타워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몰렸다.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 공식 개장을 하루 앞두고 침체된 사회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로 40억원을 들여 불꽃놀이 쇼를 준비했다. 불꽃놀이 시간은 11분이었다. 1분에 4억원을 들인 셈이다.

    롯데그룹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면이 아닌 건물 외벽에서 불꽃을 쏘기 위해 프랑스 타워불꽃쇼 전문팀인 그룹에프팀을 초청했다. 그룹에프팀은 지난달 15일부터 31일까지 17일에 걸쳐 로프를 타고 롯데월드타워 외벽을 오르내리며 750여개의 발사 포인트를 설치했다. 이곳에서 2일 오후 9시 정각부터 약 4만톤 분량의 화약 3만발이 발사됐다.

    불꽃놀이는 ‘장관’이었다. 123층의 국내 최고층(555m) 빌딩인 롯데월드타워 외벽에서 불꽃이 쏟아져 나오자 시민들은 “와”하며 탄성을 내질렀다. 때로는 불꽃이 직선처럼 발사됐고, 때로는 아래로 흘러내리는 장면이 연출됐다. 외벽에는 잠깐 태극기의 모습이 비치기도 했다. 송파구 방이동에 거주하는 박소현씨는 “기대했던 대로 화려했다”면서 “건물 높이가 워낙 높다 보니 위압적이라는 느낌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가 2일 오후 9시 ‘하나되어 함께하는 롯데월드타워 불꽃축제’를 진행했다. ​총 11분간 재즈, 팝 등 8곡의 음악에 맞춰 3만여 발의 불꽃이 서울 하늘을 수놓았다. /롯데물산 제공
    롯데월드타워가 2일 오후 9시 ‘하나되어 함께하는 롯데월드타워 불꽃축제’를 진행했다. ​총 11분간 재즈, 팝 등 8곡의 음악에 맞춰 3만여 발의 불꽃이 서울 하늘을 수놓았다. /롯데물산 제공
    롯데그룹이 롯데월드타워 전면 개장,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불꽃놀이가 성황리에 끝났다. 이날 불꽃놀이 쇼에는 롯데그룹이 지난 2년여 동안 있었던 악재를 뒤로하고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겠다는 다짐이 담겼다.

    롯데그룹은 2015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이후 검찰 수사 등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말 성주 골프장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로 제공한 이후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보복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내 99개 롯데마트 중 67개가 영업 정지됐고 20여 개가 극렬한 반한(反韓) 시위대 때문에 영업을 중단한 것이나 마찬가지 상태다. 이 때문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발표한 그룹 쇄신안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3일 문을 여는 롯데월드타워는 다음 50년을 준비하려는 롯데의 의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롯데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1967년 4월 3일에 세웠다. 일본돈 100만엔, 종업원 10명으로 출발한 롯데는 어느덧 매출 100조원, 해외 30여개 국가에서 6만여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글로벌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월드타워는 ‘대한민국에 랜드마크를 남기겠다’고 말한 아버님(신격호 총괄회장) 뜻에 따라 세워졌다”며 “롯데월드타워는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를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건축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롯데월드타워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우리나라 대표 유통그룹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동시에 유통 외 다른 영역을 강화해 글로벌 그룹으로서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불꽃놀이 쇼를 앞두고 희소식도 전해졌다. 브랜드가치 평가회사 브랜드스탁은 전날 올해 1분기 100대 브랜드에서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월드 어드벤처, 롯데백화점이 작년 말과 비교해 각각 1계단씩 상승한 7위와 9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롯데마트가 작년 말과 같은 21위를 유지했고, 롯데슈퍼는 6계단 오른 77위를 기록했다. 세븐일레븐은 34계단이나 올라 51위를 기록했고, 롯데렌터카, 롯데시네마도 각각 5계단, 9계단 상승한 69위, 73위를 차지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타워가) 힘겹게 탄생한 만큼 이제는 좋은 일만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있다”면서 “때마침 브랜드 가치 상승이라는 희소식이 전해져 고무된 분위기”라고 했다.

    ◆ 축구장 110개 크기의 롯데월드타워…롯데그룹 ‘잠실 시대’ 열어

    롯데월드타워는 지난 1987년 사업지가 확정된 이후 건설도면만 12번 바뀔 정도로 사연이 많은 건물이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성남 서울 공항 항공기 이착륙 문제, 인허가를 비롯한 5년간 행정기관 상대 송사, 싱크홀, 특혜 의혹 등으로 건설 중단 및 진행을 반복했다.

    롯데월드타워의 면적은 축구장 110개 크기인 80만7613㎡(24만4000여평)에 이른다. 이곳에 백화점과 면세점, 대형마트 등 쇼핑몰, 콘서트홀, 수족관, 테마파크, 영화관 등이 자리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를 통해 연간 500만명의 관광객 유치, 8000억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고용 창출, 생산 유발 등의 경제적 효과는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전체 투자금은 4조2000억원이었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잠실 일대 전경 /롯데물산 제공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잠실 일대 전경 /롯데물산 제공
    1979년 서울 소공동에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이 자리잡은 후 40년 가까이 이곳은 롯데그룹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롯데월드타워 개장으로 롯데그룹은 잠실 시대를 열게 됐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18층에 집무실을 차렸다. 회장 집무실 외에도 경영혁신실을 비롯해 유통, 화학, 식품, 호텔 및 기타 등 4개의 BU(Business Unit)가 모두 롯데월드타워로 이전한다.

    롯데그룹은 소공동에서 한국 경제의 격랑기 속에서도 사세를 키워 재계순위 5위(자산총액 기준)의 대기업으로 자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할 올해 대기업 순위에서 LG그룹을 제치고 재계 4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는 몸집 불리기를 자제하고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롯데그룹은 올해를 기점으로 복잡한 지배구조를 정리하고,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해 ‘친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탈바꿈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신동빈 회장이 발표한 ‘뉴 롯데 쇄신안’이 그 초안이다. 쇄신안에는 호텔롯데 상장 등으로 복잡한 지배구조를 투명화하고 롯데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올해 초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롯데그룹은 유통·화학·식품·호텔 및 기타 등 4개 BU를 신설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한국롯데 지주회사를 통해 지배구조를 한국인 정서에 맞게 개혁할 것”이라며 “순환출자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만큼 국민들이 한국기업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27년 공들인 롯데케미칼 ‘효자’로…내년 글로벌 7위권 도약

    롯데그룹은 유통 외에 일찌감치 석유화학 부문이 먹거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동빈 회장이 앞장서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경영에 참여해 나프타 분해공장 증설을 주도했다. 2000년대 들어서 롯데대산유화(현대석유화학 2단지)와 케이피케미칼을 사들였다. 2012년에 호남석유화학과 케이피케미칼을 합병해 롯데케미칼을 출범시켰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에서 본업인 유통보다 더 많은 순익을 거두는 회사로 올라섰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5월 삼성그룹의 화학회사를 사들여 석유화학부문의 수직 계열화를 이뤘다. 스스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낼 여력을 확보한 것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 앞줄 오른쪽 첫번째)이 2015년 충청남도 서산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을 방문해 현장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 앞줄 오른쪽 첫번째)이 2015년 충청남도 서산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을 방문해 현장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롯데는 내년이면 글로벌 7위권 에틸렌 생산기업으로 부상한다. 에틸렌은 화학 소재라면 어디든 들어가기 때문에 석유업계에서 ‘기초 원료’로 통한다. 롯데는 2016년 5월 준공한 우즈베키스탄 에틸렌 공장과 현재 증설 중인 말레이시아 롯데케미칼 타이탄 에틸렌 공장, 2018년 하반기 완공 예정인 미국 에탄크래커 공장까지 포함해 총 450만톤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6월 비자금 의혹 수사와 관련한 여론이 뜨거운 상황에도 미국 에탄크래커 합작사업 현장을 방문해 “이번 합작사업은 롯데케미칼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롯데케미칼이 롯데그룹의 중요한 축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로 애정을 쏟았다.

    ◆ 본업 유통은 ‘첨단’으로…해외선 복합몰·면세점 잇따라 개장, 국내는 1조원 규모 ‘롯데 그랜드 페스타’ 진행

    본업인 유통부문에선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을 둔 새로운 쇼핑 경험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신 회장은 지난해 11월 사장단회의에서 “IT혁명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이 시대의 화두”라며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 우리 그룹의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별 맞춤형 서비스와 신뢰도 높은 상품정보, 전문성 있는 조언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21일 한국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IBM의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다. 앞으로 그룹 전체를 통합하는 IT 서비스를 구축해 5년 이내에 전 사업 분야에 걸쳐 왓슨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해외 산업 성장축은 잠재력이 높은 VRII(베트남·러시아·인도·인도네시아) 등지로 옮긴다. 롯데는 국내에서 추진 중인 초대형 복합단지 프로젝트를 해외에도 똑같이 선보일 계획이다. 복합 쇼핑몰은 롯데가 그동안 축적해온 식품⋅유통⋅건설⋅서비스 역량을 한 데 모은 분야다. 여러 계열사가 해외에 동반 진출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적격이다.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롯데몰 하노이 조감도 /롯데그룹 제공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롯데몰 하노이 조감도 /롯데그룹 제공
    롯데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베트남 하노이에 총사업비 3300억원 규모의 ‘롯데몰 하노이’를 선보인다. 쇼핑몰, 백화점, 마트, 시네마 운영을 각 계열사가 직접 맡는 ‘베트남 속 롯데타운’이다.

    글로벌 3위 면세사업자인 롯데면세점도 국내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일본 오사카 간사이 공항점에 이어 올해 3월 도쿄 긴자 시내점을 열었다. 올해는 방콕 시내점이 개장을 앞두고 있다.

    국내 시장을 위해서는 판매가 기준 1조원 규모의 대규모 세일을 기획해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세븐일레븐 등 14개 유통 계열사가 모두 참여하는 ‘롯데 그렌드 페스타’를 이달 말까지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은 소비 비수기인 4월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소비자 혜택을 늘리기 위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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