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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AI가 추천하고 사람이 고르고…세계를 뒤흔드는 융합의 효과

  • 배보경 IGM세계경영연구원 원장

  • 입력 : 2017.04.01 08:00 | 수정 : 2017.04.03 14:09

    [IGM과 함께하는 4차 산업혁명] (2)

    배보경 IGM세계경영연구원 원장
    배보경 IGM세계경영연구원 원장
    '테일러 시스템'의 창안자인 프레더릭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은 1890년과 1958년 사이 미국의 노동시간당 제조업 생산량을 다섯 배로 늘린 이후 지금도 경영자들에게 벤치마킹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경영 방식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3차례 산업혁명은 하나의 기술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선 디지털·통신·공학기술 등이 다양하게 융합하고 있다. 인간과 기계의 융합, 현실과 가상의 융합, 공학적인 것과 생물학적인 것의 융합, 조직과 비조직의 융합, 그리고 각각의 융합이 또 다른 융합을 일으키고 있다. 융합 속도는 기하급수적이다.

    1. 아마존 : 인간+기계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쇼앤드컴퍼니에 근무할 때 인터넷상의 잠재적 사업 기회를 연구하면서 인터넷의 사용이 연 2300%씩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를 발견하고 인터넷 사업을 시작했다. 인터넷의 사용량, 트래픽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세상을 미리 내다본 것이다. 그는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은 곳에는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한 투자를 할 거라고 자주 언급했다. 그리고 실제 과감히 투자했다. 그 결과 2017년 라스베이거스 가전박람회(CES)의 주된 관심사였던 음성 인식 인공지능 '알렉사'가 탄생했다.

    알렉사는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고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인간과 기계가 융합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알렉사가 2014년 개발될 때에는 아마존의 제품 주문을 돕는 게 주된 역할이었다. 그런데 이제 가전 기업, 자동차 기업도 알렉사를 자사 제품의 음성 비서로 사용하게 되었다. 알렉사 관련 기술 조합 키트(Alexa Skill Kit)가 올해 1월에는 7000개였는데 불과 2개월이 지난 지금은 1만개를 돌파했다. 이제 모든 기계가 수천, 수억 개 센서로 연결되고 그것이 인간과 결합할 것이다.

    [IGM과 함께하는 4차 산업혁명] (2)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인공지능 알렉사를 적용한 스피커형 음성인식 기기인 아마존 에코, 의류에 IT(정보기술)를 결합한 스마트 수면 의류인 언더아머 슬립웨어, 인공지능이 옷을 추천해주는 온라인 쇼핑몰 스티치픽스. 블룸버그 언더아머 스티치픽스
    2. 스티치픽스 : 현실+가상

    미국 패션업계의 혁신적인 기업 스티치픽스는 옷 입은 모델이나 옷 사진 하나 없이 창업 5년 만에 연 매출 3000억원을 올리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인 카트리나 레이크는 예전 남자 친구의 결혼식에 입고 갈 블랙 드레스 한 벌을 구입하기 위해 여러 쇼핑몰과 수백장의 사진을 검색하는 데 지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자신처럼 옷을 고르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패션 스타일을 제안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것이다. 스티치픽스는 '스타일 비용' 명목으로 20달러를 내면 인공지능과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어울리는 옷을 추천해 준다. 인공지능이 1차 추천을 하고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이 중 5가지를 골라 배송한다. 이 중 1개라도 구매하면 스타일 비용은 환불해 준다. 고객은 사이트에 접속해 신체 치수, 선호도, 라이프 스타일 등의 '스타일 프로필'을 채우기만 하면 된다.

    현실과 가상의 융합은 사람이 사는 공간이 현실 세계를 넘어서 가상 세계로까지 넓어졌음을 의미한다. 기존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의 신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출시 전 시장조사 결과를 반영하고 테스트를 거쳐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출시 전에 가상 세계에서 시뮬레이션과 실험을 해봄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게 되었다.

    3. 언더아머 : 공학+생물학

    올해 1월 CES에 기조 연설자로 나선 사람은 전자 제품과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스포츠 의류용품 업체 언더아머 CEO 케빈 플랭크였다. 그는 스포츠 의류와 IT, 헬스케어의 융합이 시작되었다고 발표했다. 이어 혈류를 원활하게 해서 숙면하게 하고 피로 해소를 돕는 '스마트 슬립웨어'를 소개했다. 슬립웨어 속 특별한 패턴이 땀을 흡수하고 원적외선을 생성하며, 연동된 애플리케이션이 사용자의 수면 상태를 분석해 적정한 숙면 노하우 등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제품은 최근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그는 메릴랜드대의 미식축구팀 주장이었는데 연습 때마다 땀에 젖은 유니폼이 무겁고 불편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언더아머를 설립했고 늘 첨단 기술로 옷을 혁신하고 싶다고 했다. 언더아머는 창업 20년 만에 나이키, 아디다스에 이어 세계 3위 스포츠 브랜드가 되었다. 미국 시장에서는 2014년 아디다스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의류 산업은 공학과 생물학의 융합을 관찰할 수 있는 적은 부분에 불과하다. 건강 유지, 수명 연장 등 공학과 생물학이 융합할 수 있는 경계는 무궁무진하다.

    4. 이든 매캘럼 : 조직+비(非)조직

    이든 매캘럼은 컨설턴트 없는 컨설팅 회사다. 맥킨지 출신 파트너 리앤 이든과 디나 매캘럼은 2000년 회사를 설립하면서 컨설팅 파트너의 역할을 '고객 영입'과 '프로젝트 업무' 둘로 나눴다. 고객 영입 파트너들은 고객과 만나 프로젝트를 따오고, 그 프로젝트의 구체적 범위만을 협의하도록 했다. 그리고 실제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컨설턴트는 계약직으로 그때그때 외부 인재풀을 활용했다. 회사는 1000명의 컨설턴트를 네트워크상으로 보유하고 있다. 고객이 계약서에 서명하면, 인재풀을 훑어 해당 프로젝트에 적절한 팀을 구성했다. 컨설턴트 없는 컨설팅 회사지만 런던에서 2000년 시작해서 2008년 암스테르담에 이어 2015년에는 취리히에도 지사를 냈다. 지금은 뉴욕 사무실을 준비 중이다. 조직과 비조직의 융합을 통해 이든 매캘럼과 같은 소규모 조직이 거대 조직과 맞먹을 수 있게 됐다.

    크라우드 소싱으로 개인이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은 막대해졌다. 고정비를 안고 있는 대기업보다 개인이나 작고 모험적인 기업에 더 유리한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 경쟁의 규칙이 지금까지와 달라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모든 개인이 경쟁자가 될 수 있다. 기업은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고, 새로운 협력·융합 모델을 찾아야 한다.

    혁신하려면 알고 있는 것을 잊어라… 그리고 다시 학습하라

    기하급수적인 융합이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소통은 혁신 기업의 필수 역량으로 자리를 잡았다. ESMT베를린대 콘스탄틴 코로토프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알고 있는 것을 잊고 다시 학습하라(unlearn & relearn)"고 강조했다. 그동안 성공을 거듭해온 방식이 있는 최고 경영자에게 참 어려운 도전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MIT의 할 그레거슨 교수는 "CEO가 이전에 알지 못했던 분야를 발견하고 중요하지만 감지하기 힘든 시그널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말을 줄이고 올바른 질문을 하라"고 제안했다.

    새로운 리더십이 성과를 보기 위해서는 제도의 변경도 필요하다. 데이비드 버커스 오럴로버츠대 교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다시 성과를 내는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뿐 아니라 경영 방식도 혁신하고 있다고 했다. 홀푸드, 스틸스케이프 같은 기업들은 직원 채용을 중앙에서 하지 않고 근무할 팀에서 직접 선발한다.




    *이 기사 전문은 4월1일자 조선일보 WEEKLY BIZ에서 볼 수 있습니다. WEELLY BIZ 구독 및 배달 신청은 조선일보 홈페이지 ( https://members.chosun.com/subscription/appendweeklybiz.jsp ) 에서 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독자는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무료로 배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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