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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커진 소액주주들...12살 주주의 쓴소리부터 6시간 마라톤 주총까지

  • 안상희 기자

  • 입력 : 2017.03.26 12:23

    지난 24일 924개 기업이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 가운데 소액주주들이 회사 경영진과 대주주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고 안건 승인에 제동을 거는 등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펼쳤다.

    가장 큰 화제가 된 것은 삼성전자 주총에 참석한 12살 어린이 주주다. 유모군은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에게 “다음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갤럭시노트7 폭발 같은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에게 받은 용돈으로 삼성전자 주식 2주를 사 주총에 참석했다.

    삼성전자 주총장에서는 회사가 국정농단 사건을 주도한 최순실씨를 불법 지원한 것과 관련한 소액주주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사외이사, 사내이사 모두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다른 주주는 “주가 상승에도 회사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주총회 안건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주총회 안건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효성그룹도 나일론 원료인 카프로락탐 제조 업체 카프로 주주총회에서 박승언 대표이사 재선임을 놓고 회사측과 벌인 표대결에서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해 졌다.

    효성은 카프로 지분 11.65%를 지닌 1대주주다. 앞서 이달 7일 효성은 “카프로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효성이 추천하는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고자 한다”며 주주들에게 “박 대표의 재선임 안건에 반대의결권을 행사하거나 효성에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같은날 회사측은 “효성이 부당하게 경영권에 개입하고 있다. 모든 직원은 박 대표 등 현재 이사진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재선임을 희망한다”며 맞섰다.

    결과는 소액주주들이 지지한 카프로의 승리였다. 이날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61.01%, 전체주주의 46.05%가 현 경영진 재선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린동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카프로 주주총회에 참석하고자 주주들이 대기하고 있다/안상희 기자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린동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카프로 주주총회에 참석하고자 주주들이 대기하고 있다/안상희 기자
    삼성물산 주총장에서는 의장을 맡은 최치훈 사장이 인사말을 꺼내자마자 한 소액주주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오너들은 실리를 얻었지만 명예는 잃었다. 삼성물산의 지주사 전환이 보류돼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데 대표인 최 사장이 사표를 내고 나가라”며 그의 발언을 가로막았다.

    이날 주총에서는 오너구속, 주가하락, 합병 시너지 효과 부족에 대한 주주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한 주주는 “이익잉여금을 풀어 합병으로 발생한 주주들의 손해를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SDS 주총은 소액주주들의 물류부문 분할과 주가 부양책 관련 질의가 이어지면서 6시간 진행됐다. 한 소액주주는 “분할의 이유가 도대체 뭔지, 현재 분할 검토 계획이 진행 중인 것인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분할 방식과 시기 등을 검토해 온 회사 측은 이날 연내 분할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통합 이후 첫 주주총회를 연 미래에셋대우에서도 일부 소액주주들은 배당금이 줄어든 점 등을 지적하며 목소리를 냈다. 회사 통합 전부터 대우증권 주주였던 한 주주는 “배당금이 1주당 50원은 주주로서 실망스럽다. 합병비율이 불공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하려고 했는지 의문”이라며 “효율적이고 투명성 있는 경영을 통해 회사 발전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다른 주주는 “최현만 부회장에게 ‘최오십원’이라는 별명을 지어주고 싶을 정도로 화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특정날짜에 주총이 몰리면서 소액주주의 참여가 제한되고 있다며 이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주주들의 목소리도 나왔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면서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도 과거와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며 특히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는 감사를 선임할 경우에는 그 영향력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향후 기업지배구조 관련 상법 개정안이 일부 현실화될 경우에는 최대주주 등의 지분을 웃도는 소액주주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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