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분통 터진 삼성물산 주주들 "사장 물러나라"

  • 신동흔 기자

  • 김승범 기자

  • 입력 : 2017.03.25 03:00

    [924곳 '수퍼 주총데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으로 소액주주만 손해" 질타 이어져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보류… 롯데쇼핑, 신격호 회장 물러나

    주총 참석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4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장충사옥에서 열린 제44회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이 사장은 호텔신라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2011년 처음 대표이사가 된 뒤 두 번째 연임이다.
    주총 참석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4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장충사옥에서 열린 제44회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이 사장은 호텔신라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2011년 처음 대표이사가 된 뒤 두 번째 연임이다. /뉴시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회의를 진행할 자격이 없으니 물러나라."

    24일 오전 9시쯤 서울 양재동 aT센터 5층 삼성물산 주주총회장. 의장을 맡은 최 사장이 인사말을 꺼내는 순간 한 주주가 최 사장의 발언을 가로막았다. 그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오너들은 실리를 얻었지만 명예는 잃었다"며 "삼성물산의 지주사 전환이 보류돼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데 최 사장이 대표라면 사표 내고 나가라"고 말했다. 삼성 계열사 주총에서 주주가 공개적으로 대표이사 퇴진을 주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주총 참석 주주 150여 명의 의결권 비중은 전체의 74.75%(위임장 포함)였다.

    주총 내내 주주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첫 번째 안건인 2016년 재무제표 승인안이 상정되자 주주 한모씨는 "애국 차원에서 합병에 동의했는데 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만 8000억원 수익을 가져가고 소액주주는 손해를 봤다"며 "이익 잉여금 5조1900여 억원을 풀어 보통주에 40%를 배당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주주들은 삼성물산이 장담했던 '합병 효과'가 없다는 점을 강하게 질책했다. 통합 삼성물산의 주가는 출범 당시 주가(주당 17만8000원)에서 24일 종가 기준 12만7500원으로 28% 떨어졌다.

    삼성물산 실적도 기대 이하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지만 영업이익률이 0.5%(1395억원)에 머물렀다. 특히 건설 부문은 영업이익이 340억원에 불과하고 패션 부문은 45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삼성이 합병 근거로 제시했던 '시너지'와는 거리가 멀다.

    한편 이날 하루 국내 전체 상장회사의 절반에 달하는 924곳이 주총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주총에서 지주회사 전환이 당분간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권오현 부회장은 인사말에서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존재해 지금으로선 실행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주주가치 제고 방안 중 하나로 지주회사 전환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검토해 6개월 뒤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자사주 의결권 부활을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에 제출된 것에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주회사 전환 뒤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회사의 지분을 직접 매입해야 하는데,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상황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경영권 승계 작업과 연관시켜 보는 시각에도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삼성전자 주총장에선 12세 어린이 주주가 "다음 번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갤럭시노트7과 같은 폭발이 없도록 해달라"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쇼핑 주총에서는 지난 20일 등기이사 임기가 끝난 신격호 총괄회장의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키지 않아 신 총괄회장은 1979년 창립 이래 롯데그룹의 대표 계열사 롯데쇼핑을 떠나게 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건설·롯데칠성음료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돼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KT는 주총에서 황창규 회장의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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