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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총서 지주사 전환 언급할까…인적분할 가능성과 걸림돌은

  • 한동희 기자
  • 입력 : 2017.03.21 13:52

    삼성전자가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통상적인 재무제표와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도다. 관심은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에 대한 입장 발표가 있을지에 쏠린다.

    당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지주사 전환 계획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삼성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 이상훈 사장이 지난 15일 "지주회사 전환은 그룹 이슈와 관계없이 현재 검토하고 있으며 예정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번 주총에서 중간 보고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주총서 지주사 전환 언급할까…인적분할 가능성과 걸림돌은
    ◆ 삼성전자 인적분할 시나리오 유력…상법 개정 앞두고 속도낼까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이란 시각에는 상당수 전문가가 동의한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그룹의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는 동시에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말 "회사 성장과 주주 가치를 최적화하는 기업 구조로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며 "검토 기간은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는 인적분할이다. 삼성전자를 투자부문인 삼성전자홀딩스(지주사)와 사업부문인 삼성전자사업회사(사업사)로 인적 분할하는 것이다. 이 경우 기존 주주들은 존속 회사는 물론 분할 회사의 주식을 지분 비율대로 받게 된다. 현재 의결권이 없는 삼성전자 자사주 지분 12.78%는 사업회사에 대한 의결권을 갖게 된다.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이다.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조선일보DB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조선일보DB

    이는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서두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더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 야당을 중심으로 상법개정안 통과 문제가 점화되고 있다. 쟁점은 이 법안이 지주회사 전환 때 자사주에 의결권을 주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지난해 일반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중간금융지주사 관련법 도입 논의가 활발했다.

    삼성생명은 중간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 차근차근히 준비해 왔다. 지난해 말 삼성증권 지분 10.94%를 추가로 사들여 증권에 대한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삼성카드·삼성자산운용·삼성증권 등 금융 3사에 대해서는 지주사로서의 조건을 이미 완료했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중간금융지주사 도입 추진 동력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생명이 단순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지만, 이 마저도 쉽지는 않다는 게 중론이다. 금융위원회가 삼성생명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유배당문제와 분할방식을 문제로 지적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55%의 처리도 걸림돌이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로 전환하려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7.55%를 2대 주주인 삼성물산 지분(4.25%)보다 낮춰야 한다. 삼성전자 지분을 최소 3.3% 이상 팔아야 한다는 얘기다.

    삼성에 쏠린 부정적인 시각도 지주회사 전환에 부담을 더한다. 상법 개정을 앞두고 자사주 마법을 위해 지주사 전환을 서두른다는 비판이 일 수 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삼성은 삼성생명 인적분할과 같은 무리한 방안을 쓰지 말고, 이재용 부회장의 최종 지주사 보유 지분이 낮아지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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