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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주문 실수"...거래소, 도이치증권 시장감시위원회에 회부

  • 김유정 기자

  • 입력 : 2017.03.21 06:00

    2조3000억원 규모의 매매 주문 실수를 한 도이치증권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의 감리 도마에 올랐다. 도이치증권은 과거에도 작지 않은 규모의 주문 실수를 했던 전력이 있어 이번 감리 결과가 더욱 이목을 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24일 제3차 시장감시위원회를 개최해 도이치증권의 대량매매 취소와 관련한 안건을 논의한다.

    거래소가 증권사의 주문 실수와 관련해 시장감시위원회를 소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래소 측은 “매매 과정에서 단순한 착각이나 실수에서 비롯된 것인지 사안의 중대성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확인하고 어떤 조치를 취할지 위원회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치증권은 지난 1월 삼성전자 우선주의 장외매매 주문을 중개하던 중 2조3000억원 규모의 매수 주문 실수를 냈다. 주당 153만원인 삼성전자 우선주를 매수하도록 시스템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주문 수량란에도 ‘1530000’이라는 숫자를 그대로 적어넣은 것. 그 결과 153만원짜리 153만주, 총 2조3400억원어치를 잘못 매수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범하게 된 것이다.

    한 증권사의 장외 대량매매 중개 담당자는 “대량매매시스템(K-BLOX)은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입력하는 방식인데 간혹 주문이 몰려 급하게 일을 처리하다 보면 실수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대부분 금액이 미미하고 실수분에 대해서는 각 증권사에서 스스로 사들이는 방식을 취해 크게 문제가 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시장감시위원회까지 열어 이번 도이치증권 건을 논의하는 이유는 주문실수 금액이 상당히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이 4조5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도이치증권의 주문 실수 규모는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의 절반 수준이다.

    앞서 거래소는 도이치증권의 매매 주문 실수가 장외거래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없었고, 매매 당사자 간 합의를 거쳐 당일 계약 자체를 해제했다는 점 등을 감안해 거래 자체를 취소했다. 당초 70억원에 달하는 거래세를 물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한숨 돌린 것이다.

    독일 현지의 도이치은행 전경/블룸버그 제공
    독일 현지의 도이치은행 전경/블룸버그 제공
    그러나 벌금 처분은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도이치증권 사례는 규모가 매우 크다는 점을 봤을 때 이 같은 실수가 제대로 시정되지 않을 경우 시장에 막대한 피해를 줄 위험이 있다”며 “거래소 측에서 어느 정도의 벌금을 부과해 재발을 막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치증권은 지난 2004년 현대차 9만5000여주를 매도했다가 곧 바로 9만2000여주를 사들이는 등 주문실수를 한 전력이 있다. 당시에도 8000주를 매도하려고 했다가 ‘0’을 하나 더 붙이는 바람에 8만주로 오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매매실수로 인해 도이치증권이 입은 손실은 2억5000만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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