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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억잔' 편의점 커피 대전…지난해 GS25 2600만잔 팔아 1위

  • 박수현 기자
  • 입력 : 2017.03.20 06:05

    편의점 커피 시장이 활활 불타오르고 있다. 지난해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에서 판매한 원두커피는 총 7430만잔인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업계 4, 5위인 미니스톱, 위드미를 포함하면 약 8000만잔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들어 편의점 점주들이 커피머신을 들이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올해는 1억잔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GS25는 지난해 원두커피 ‘카페25’를 2620만잔 판매해 1위를 차지했다. 2015년 1월 편의점 원두커피를 가장 먼저 선보인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세븐카페’ 판매량은 2500만잔으로 그 뒤를 따랐다. 2015년 세븐카페 판매량인 200만잔의 무려 12배를 넘어선 수준이다. 편의점 원두커피의 급성장세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CU의 원두커피인 ‘카페 겟(GET)’ 판매량은 지난해 2310만잔을 기록했다.


    편의점 3사의 커피. 왼쪽부터 GS25의 ‘카페25’,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 CU의 ‘카페겟’./ 각 사 제공
    편의점 3사의 커피. 왼쪽부터 GS25의 ‘카페25’,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 CU의 ‘카페겟’./ 각 사 제공
    편의점커피 시장 규모는 금액 기준 1200억원가량(지난해 기준)으로 추산된다. 아직 전체 원두커피시장(4조원)과 비교하면 미미하지만 가격 경쟁력과 전국 3만개가 넘는 편의점의 접근성을 고려하면 편의점 원두커피의 파괴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편의점 커피가 인기를 끄는 것은 일반 커피 전문점의 20~40% 가격에 '마실 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연평균 428잔, 하루 평균 1.2잔 수준이다. 2500원에서 5000원을 호가하는 커피 전문점 커피를 편의점 커피로 바꾸면 한달에 최저 5만4000원에서 최고 14만4000원까지 아낄 수 있다. 편의점은 일반 커피 전문점의 임대료, 인건비, 인테리어 비용을 아낄 수 있어 가격경쟁력이 높을 뿐아니라 향후 판매량이 늘어날 수록 원두품질, 기기유지 등에 더 신경을 쓸 수 있어 커피 품질이 점차 나아질 여지도 크다.

    편의점 원두커피 시장 규모는 ‘카누’, ‘루카’ 등 국내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의 뒤를 바짝 쫓는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 규모는 1600억원대다.

    일본 세븐일레븐의 경우 원두커피 판매량이 9억잔(지난해 기준·금액 기준 89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편의점이 원두커피 판매의 주력 루트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도 저가 커피시장이 편의점 커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국내 등장 2년만에 1만2000여개 편의점서 판매…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 규모로 커져

    커피머신이 도입된 점포 수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세븐카페는 2015년 1월 세븐일레븐 20개 점포로 출발해 2015년 말 1000개 점포를 돌파했다. 세븐카페는 전국 세븐일레븐 8500여 매장 중 절반가량인 4200여점에서 판매된다. 2005년 12월 선보인 GS25의 카페25 역시 1만1023개 매장 중 4500여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CU의 카페겟 판매 점포 수는 지난 2월 말 기준 전체 1만1092점 중 4000여점에 달한다.

    편의점 업계 ‘막내’ 위드미는 지난해 3월말 경쟁 편의점의 최소 절반가격인 잔당 500원에 ‘테이크1’이란 브랜드로 원두커피를 내놨다. 그러나 테이크1 커피머신을 들인 점포 수는 아직 350개(전체 점포 1868개)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위드미는 올해부터 점포 수를 공격적으로 늘릴 계획이라 머지 않은 시점에 유의미한 판매 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3년 내로 위드미 점포 수를 5000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세븐앤아이홀딩스가 일본 내 세븐일레븐에서 사용하는 드립커피 머신. 세븐일레븐의 이 커피는 일본 유명 경제지 ‘닛케이트렌디’가 뽑은 2013년 올해의 히트 상품 1위에 선정됐다./ 유진우 기자
    일본 세븐앤아이홀딩스가 일본 내 세븐일레븐에서 사용하는 드립커피 머신. 세븐일레븐의 이 커피는 일본 유명 경제지 ‘닛케이트렌디’가 뽑은 2013년 올해의 히트 상품 1위에 선정됐다./ 유진우 기자
    커피 전문점은 물론 편의점 커피 시장이 함께 성장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국내 커피 소비가 늘어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지난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스타벅스코리아의 매출은 1조원을 돌파했다. 전년대비 29.6% 늘어난 1조28억원에 달했다.

    커피 전문점 수는 프랜차이즈와 개인 매장을 합해 약 5만여개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해 편의점 커피가 하루 20만잔씩 팔린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커피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어 아직 전문점과 편의점은 공동 성장이 가능하다”면서 “이후에는 편의점 커피가 일부 저가커피 시장을 빼앗는 구도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편의점 커피와 관련한 시장 전망은 밝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요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여성 고객이 편의점 원두커피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면서 “매출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일본 세븐카페의 성공 사례를 보고 국내에도 접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내부에서는 세븐카페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했다.

    ◆ “편의점 커피, 폭발적 성장 이어가진 어려워…고급·이색 커피 수요 늘어"

    그러나 편의점 커피가 지금같은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가격이 저렴한만큼 품질이 떨어질 뿐더러,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색커피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급 커피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하는 식품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일 2015년 미국 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자인 찰스 바빈스키와 손잡고 ‘콜드브루 바이 바빈스키’ 3종을 선보였다. 제조자개발생산(ODM) 제조업체인 흥국에프엔비도 최근 커피전문 브랜드 이디야커피의 R&D 연구소와 공동으로 콜드브루 커피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커피전문 브랜드들은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콜드브루 커피에 이어 질소커피로 승부수를 띄우는 분위기다. 질소커피는 차가운 물로 추출한 콜드브루에 질소를 넣은 새로운 방식의 커피다. 가격은 일반 아메리카노보다 비싸지만 색다른 맛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판매 점포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7월 질소 커피를 출시한 카페 드롭탑은 12월까지 10만잔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고,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 역시 지난달 콜드브루 커피에 질소를 주입한 ‘니트로 콜드브루’ 판매 점포 수를 현재 직영점 6곳에서 5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커피전문점 최대공룡인 스타벅스도 이달 내에 질소 커피 출시를 예고했다.

    한국스페셜티커피협회 관계자는 “편의점 커피는 비용 부담 없이 가볍게 한 잔 즐기기 좋지만, 향이나 구조감이 부족해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기기는 힘들다”며 “저렴한 편의점 커피를 맛본 소비자들이 더 짜임새 있는 맛과 향을 찾기 시작하면 국내 커피 시장 저변이 넓어지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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