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우버, 'CEO 수난시대'...칼라닉의 공격적 리더십 도마 위로

입력 2017.03.19 06:00

공유경제의 기틀을 마련한 차량공유업체 우버(Uber)의 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 최고경영자(CEO)의 자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실리콘밸리에서 차량공유 서비스와 자율주행차 개발로 승승장구하던 우버가 잇따른 파문에 휘말리면서 주요 매체들이 칼라닉의 ‘공격적 리더십’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여러 외신은 지나친 경쟁을 추구하는 기업 문화 때문에 우버가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우버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칼라닉의 경쟁심과 열정적 리더십이 우버를 휘청거리게 하는 ‘독(毒)’이 된 셈이다.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 / 블룸버그 제공
외신은 “이제 칼라닉이 경영에서 한 걸음 물러서야 할 때(It’s time for him to step back)”라고 입을 모았다. 심지어 와이어드는 “우버는 새로운 CEO가 필요하다”며 칼라닉을 강하게 질책했다.

◆ 막말 논란부터 성추행·기술 빼돌리기까지… 바람 잘 날 없는 우버

칼라닉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자문위원을 맡았을 때부터 올해 첫번째 위기가 시작됐다.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과 보호무역 정책, 예측할 수 없는 막말 등으로 트럼프에 반발하던 우버 사용자들은 우버 지우기 운동까지 벌였다. 이에 칼라닉은 5일 만에 자문직을 사퇴했지만 이미 당시 우버 사용자 약 20만명이 우버 사용을 중단한 후였다.

칼라닉은 사퇴 당시 이메일에서 “경제자문단 합류가 트럼프 대통령 혹은 그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뜻은 아니었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오해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지난달에는 칼라닉이 우버 기사에게 막말한 게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칼라닉은 미국 휴스턴에서 여성 2명과 우버 서비스를 이용하던 중 운전기사와 우버의 가격 인하 정책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 칼라닉은 당시 기사에게 “헛소리하지 말라”는 막말을 했고, 이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유포됐다. 이에 칼라닉은 강한 비판에 직면했고 “경솔했다”고 사과했다.

칼라닉이 우버 운전기사에게 막말을 한 동영상이 유포돼 우버에 대한 사용자의 반감이 더욱 커졌다. 뒷좌석이 칼라닉이다. / 유튜브 캡처
우버의 기업 내 성차별·성희롱과 권위주의적 분위기도 논란이다. 지난달 19일 우버의 전직 엔지니어인 수잔 파울러(Susan Fowler)가 개인 블로그에 “우버 직속 상사가 노골적으로 성적 추파를 던졌고, 우버 인사부는 그 문제를 덮기 바빴다”며 “간부들은 승진하려고 서로 헐뜯는 게 일상이었다”고 폭로했다.

칼라닉은 즉각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우버의 이미지는 추락했다. 당시 미국 뉴욕타임스는 우버 전·현직 직원들의 말을 인용해 “해당 사례가 일회적인 게 아니라 우버 전체에 만연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우버의 남성 중심적·권위주의적 문화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 우버가 경쟁사의 기술을 빼돌리고 불법 프로그램까지 사용해 규제 당국의 단속을 피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버는 지나친 경쟁심으로 인해 기업 간 윤리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우버가 ‘그레이볼(Grayball)’이라는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해 사용자의 위치, 신용카드 정보 등 개인정보를 수집한 후, 사용자가 경찰이라고 판단되면 호출이 취소되게끔 해 경찰의 단속을 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우버는 이 일로 수사받을 위기에 처했다.

우버와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 중인 구글의 웨이모는 “안소니 레반도우스키(Anthony Levandowski) 우버 부사장이 구글 엔지니어로 일할 당시, 자율주행차 관련 수천 건의 기밀 파일을 우버에 빼돌렸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우버에 실망한 사용자들은 해시태그까지 달아 ‘우버 애플리케이션(앱) 지우기(#deleteUber)’ 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기존 우버 사용자 약 40만명이 우버 사용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양날의 검’된 공격적 리더십

칼라닉의 ‘공격적인 리더십’이 우버에 ‘양날의 칼’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칼라닉은 ‘항상 의욕적일 것’, ’대립을 즐길 것’ 등 경쟁적이고 전투적인 원칙을 정하고 이를 강하게 고수해 왔다. 우버는 이같은 원칙으로 실리콘밸리에서 빠른 성장을 거듭해, 전 세계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중 1위를 차지했지만, 현재 수습하기 어려운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칼라닉이 우버 창업 전 작은 기업 2개를 설립했는데 잘 안 됐다”며 “이런 아픈 경험들이 칼라닉을 전투적인 사람으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칼라닉의 ‘열정 리더십’이 지금의 우버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점은 자명하다. 2009년 서비스를 시작한 우버는 ‘소유’의 자동차에서 ‘공유’의 자동차 시대를 열었다. 우버처럼 새로운 기술이나 기업의 등장으로 산업체제가 완전히 바뀌는 것을 의미하는 ‘우버 모멘트(Uber Moment)’라는 단어도 등장할 정도로, 우버는 ‘혁신의 상징’이었다.

도로 위를 달리는 우버의 자율주행차. / 우버 제공
하지만 7개월간 우버에서 일한 적 있는 한 엔지니어는 우버에서 일할 때를 회상하며 “톱 위를 걷는 것 같은 매우 위협적인 문화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른 우버 전 직원은 “우버는 극단적으로 남성적이고 성과와 실적 위주의 매우 ‘혈기왕성한’ 기업 문화를 가졌다”고 평했다.

우버 투자자들은 칼라닉의 공격적인 리더십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들은 “CEO인 칼라닉이 경영에서 물러나 기술 혁신 부문만 지휘하길 바란다”며 “CEO로서 자질이 충분한 사람이 CEO가 돼야할 것”이라 강하게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또 “칼라닉이 계속 우버의 CEO로 남으려면 기업 문화를 바꾸고 직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버는 전 세계 560개 도시에 서비스를 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680억달러(약 76조9080억원)에 육박한다. 최근 우버는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오토(Otto)’를 인수해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범운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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