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애플·종자회사 몬산토 사고 월마트·에너지 기업 킨더모건 팔고

  • 김정훈 차장

  • 정예슬 인턴기자

  • 입력 : 2017.03.27 07:00

    금융 3대 거물 투자법<3> 워런 버핏
    투자 Lesson 1. 低價 우량주 매수 2. 장기간 보유 3. 상위 10개 종목 집중
    4. 잭팟 부러워 말라 5. 성장주 눈먼 베팅 금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가치(價値) 투자'의 대명사다. 우량주를 낮은 가격에 사들여 장기(長期) 보유한다. 10년 바라볼 주식이 아니면, 단 10분도 보유하지 말라는 것이 그의 지론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포트폴리오에는 50개 안팎 종목만 담겨 있다. 돈의 80%를 상위 10여 개 종목에 집중한다. 그는 "경험상 여러 종목을 적극적으로 사고파는 것보다 장기투자를 하는 게 낫다. 투자자들은 주식을 사서 돈을 벌었거나 잭팟을 터뜨렸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절대로 부러워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성장주라고 무작정 베팅하지 않는 이른바 '소극적인 투자법'이다.

    그러나 버핏의 포트폴리오가 완전히 고여 있는 물은 아니다. 지난해 버핏은 여섯 종목을 팔아 치우고, 새로 6개 종목을 채워 놓았다. 투자액으로 따지면 포트폴리오에서 12% 정도가 물갈이됐다. 투자 상위 20개 종목 중 절반 이상인 11개 종목이 최근 5년 동안에 새로 사들인 주식이다.

    버핏의 상위 20개 투자 종목
    BUY: 애플·항공

    애플은 최근 버핏이 사들인 대표적인 종목이다. 지난해 버핏은 애플 주식 5700만주를 사들이며, 7조6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잘 모른다'는 이유로 그동안 정보통신기술(IT) 주식을 멀리하던 것과는 다른 투자 패턴이라는 평가가 처음엔 나왔다. 버핏은 경제 전문 케이블 방송 CNBC 인터뷰에서 "손자들이 아이폰을 끼고 사는 것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애플을 단순한 IT 기업이 아닌,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소비재 기업으로 파악했다는 것이다.

    버핏의 투자 파트너인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은 "예전처럼 사냥감이 오기를 천천히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말로 그들의 변신을 설명했다. 시장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자신들의 투자 방법도 변한다는 것이다. 버핏은 올해 들어서도 애플 주식을 7600만주 더 매수했다. 애플 주가는 지난해 19% 오른 데 이어, 올 들어 2월까지 두 달 동안 18% 급등했다. 항공사 주식도 지난해 버핏의 투자 바구니에 추가됐다. 미국 내 4대 항공사 지분을 각각 8% 안팎씩 보유한 대주주가 됐다. 그는 1989년 US에어웨이스 투자에서 쓴맛을 본 뒤 최근까지 항공주를 '죽음의 덫'이라고 표현하며 피해 왔다. 그러나 과당경쟁을 해 왔던 항공업계가 빅4 중심으로 개편 돼 어느 정도 과점 체제를 구축한 것이 '독점주(株)'를 좋아하는 그의 성향에 들어맞았다.

    세계 최대 종자 회사 몬산토도 새로 매입하기 시작했다. 몬산토는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가지고 있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으며, 주주에게 일관되게 이익을 돌려주는 기업이라는 그의 종목 선택 기준에 부합한다.

    SELL: 월마트·에너지

    버핏은 지난해 미국의 대표 소매 체인 월마트 주식을 5500만주 내다팔고 140만주만 남겼다. 지난 2009년 3분기부터 7년 동안 월마트 주식은 버핏의 포트폴리오에서 상위 10위권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40위 가까이로 밀려났다. 월마트가 아마존 등 인터넷 쇼핑업체와 경쟁하며 전자상거래 분야 투자를 늘리고, 고용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90달러까지 갔던 월마트 주식은 최근 70달러 선에서 맴돌고 있다. 월마트를 판 버핏은 대신 "오래전에 아마존 주식을 샀어야 했는데, 아마존은 내가 놓친 큰 것"이라며 "아마존 모델의 힘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버핏은 꾸준히 잘 팔리는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을 선호한다"며 "버핏의 눈에는 아마존 또한 IT 기업이라기보다는 소비 관련 기업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천연가스관을 만드는 북미 최대 에너지 인프라기업 킨더모건의 주식도 다 팔았다. 2015년 4분기에 저점 매수한 뒤 주가가 30% 안팎 오르자 1년 만에 전량 매도한 것이다. 유가 안정세에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항공주를 매입하면서, 반대로 유가가 급하게 오르지 않으면 한동안 맥을 못 출 가능성이 있는 기업 주식을 매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HOLD: 코카콜라·아멕스

    버핏의 바구니 상위 종목 중 가장 오래된 아이템은 아메리칸익스프레스카드(아멕스)다. 50여 년 전인 1963년 사들인 것이다. 아멕스는 당시 사기 사건에 휘말려, 수억달러를 책임져야 할 처지였다. 버핏은 오마하에 있는 식당 등에서 사람들이 여전히 아멕스카드와 아멕스 발행 수표로 돈을 지불하는지 살폈다. 아멕스가 일시적인 어려움으로 핵심 사업에 타격을 받은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주가가 반 토막 난 아멕스에 투자했는데, 아멕스 주가는 그 후 2년 동안 3배로 뛰었다.

    가치투자
    코카콜라도 버핏의 상징 종목이다. 1987년부터 코카콜라 주식을 사들여, 전체 주식의 9%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독점 사업이면 좋고, 독점이 아니어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보장되는 기업을 선택한다는 버핏의 전략에 들어맞는다.

    버핏은 지난달 말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그의 투자법을 이렇게 정리했다. "나의 투자에 마법 따윈 없다. 다만 꿈을 크게 꾼다. 기회가 올 때 재빠르게 행동하기 위해, 마음을 먹고 자금을 모은다. 역사적으로 경제라는 하늘에는 먹구름이 끼어 있게 마련이고, 결국 돈(gold)이라는 비가 내린다. 하늘에서 돈이 내릴 때 얼른 뛰어나가 빨래통으로 비를 받아야지, 티스푼으로 받을 수 없지 않은가." 버핏은 최근 미국 주식시장이 빨래통을 들고 나가야 할 때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버핏은 "미국 경제의 역동성은 믿기 어려울 정도"라며 "시장에 참여할 좋은 때를 찾겠다며 이 게임에서 떨어져 있는 것은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