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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열전] 서경배 VS 차석용, 맞춤 화장품 시장에서 한판 승부...양사 1:1 서비스 비교해보니

  • 배정원 기자
  • 입력 : 2017.03.21 06:00 | 수정 : 2017.03.21 06:48

    화장품업계, 커스터마이징 '나만의 화장품' 서비스 확대
    서경배 VS 차석용, 올해 맞춤형 화장품시장 패권 놓고 한판승부
    LG생활건강 ‘르메디’ 1:1 맞춤형 ‘나만의 세럼’ 선보여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퍼스널 컬러 진단 후 맞춤 립스틱 만들어줘

     이대앞에 위치한 LG생활건강 ‘르메디 바이 씨앤피’ 매장/사진=배정원 기자
    이대앞에 위치한 LG생활건강 ‘르메디 바이 씨앤피’ 매장/사진=배정원 기자
    중국의 사드 보복, 내수 부진, 면세 채널 성장 제동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는 화장품 업계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맞춤형 화장품’에 주목하고 있다. 비스포크(수제 양복)와 보석 등 일부 사치품에 적용되던 ‘맞춤 서비스(커스터마이징)’가 대중 소비재의 영역으로 확산되는 것.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요즘 소비자의 입맛을 겨냥했다.

    맞춤형 화장품은 화장품과 첨단기술 융합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피부 타입이나 색을 즉석에서 진단할 수 있는 기기와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이에 맞춰 제품을 곧바로 혼합하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

     르메디 안면 측정기. 이 기기에 얼굴을 고정하면 3초뒤 피부 분석을 위한 사진이 찍힌다/사진=배정원 기자
    르메디 안면 측정기. 이 기기에 얼굴을 고정하면 3초뒤 피부 분석을 위한 사진이 찍힌다/사진=배정원 기자
    해외에서는 이미 맞춤형 파운데이션이나 에센스 등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맞춤형 화장품 시범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서 본격적으로 맞춤형 화장품이 등장하고 있다.

    커스터마이징 화장품에 먼저 뛰어는 건 아모레퍼시픽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소비자 피부 타입이나 취향에 따라 선택·제조할 수 있다는 내용의 ‘맞춤형 화장품 시행령’을 발표한 뒤 라네즈 히트 상품 ‘투톤립 바’에 맞춤 서비스를 접목한 ‘마이 투톤 립 바’를 그해 8월에 선보였다. 베스트셀러인 립스틱에 유행인 퍼스널 컬러 진단 시스템을 추가한 것.

    LG생활건강은 자사 더마코스메틱(dermocosmetic·약국 전용 화장품이나 피부 전문가가 만든 화장품) 브랜드가 가진 피부 진단 기술을 활용해서, 올초 자사 브랜드 CNP 차앤박을 통해 맞춤형 화장품 ‘르메디 바이 씨앤피’를 론칭했다. 이곳에선 어떤 화장품이 나에게 맞는지를 고민하며 고를 필요가 없다. 약 50분 동안 피부를 정밀 진단하고, 결과에 따라 즉석에서 나만의 세럼을 만들어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갈수록 인기 제품의 지속성이 떨어지면서 기업들은 대규모 설비투자를 하기보다 기존의 자원으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이 됐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성비’ 측면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한 맞춤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아모레 퍼시픽과 LG 생활건강의 대표적인 맞춤형 화장품 두 곳을 직접 체험해봤다.

    ◆ 르메디, 화장품 매장을 약국처럼... 피부 정밀 진단 후 즉석 화장품 제조

    LG생활건강의 ‘르메디 바이 씨앤피’는 100% 사전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미리 전화 예약을 하고 방문하는 것이 필수다. 민낯으로 상담을 진행하기 때문에 고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한 시간에 딱 한 사람만 예약을 받는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네이처컬렉션 이대점 2층에 위치한 르메디 1호점을 찾았다. 벽과 바닥을 흰색으로 통일한 깔끔한 매장은 언뜻 보기에 약국 같다. 흰 가운을 입은 상담자들이 고객을 맞고 약병처럼 생긴 제품들만 전시돼 있다.

     개인의 피부 특성에 따라 총 30개의 세럼을 만들 수 있다/사진=배정원 기자
    개인의 피부 특성에 따라 총 30개의 세럼을 만들 수 있다/사진=배정원 기자
    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세안을 해야 한다. 외투를 탈의실에 넣어두고 머리를 묶고 클렌징을 시작했다. 이후 피부 전문가 직원과 일대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적으면 “술자리는 주 몇 회인지” “자외선차단제는 얼마나 자주 바르는지”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얼마인지” 등 20여개의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질문에 답변하면 된다.

    측정 과정은 간단하다. 안면 측정기에 얼굴을 고정한 후 사진을 찍는 방식이다. 일반광, 편광, 자외선광 등 3종의 광원을 활용해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피부 상태를 촬영하고 분석한다. 기다랗게 생긴 수분측정기를 갖다 대 피부 각질층의 수분 함유량도 측정한다.

    진단 결과가 나왔다. 원래 알던 대로 피부 타입은 지복합성이자 민감성. 부족한 부분은 탄력이었다. 피부 전문가는 “왼쪽보다 오른쪽 얼굴의 모공 늘어짐이 더 심하다”고 말했다. 가장 충격적인 건 편광으로 본 속피부의 모습이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던 얼룩덜룩한 자국을 발견했기 때문. 피부 속 색소침착은 나중에 기미 혹은 주근깨로 변할 수 있다고 한다.

    피부 측정부터 상담까지는 총 30분 가량 걸렸다. 중간중간 피부관리법이나 화장품사용법 등 평소 궁금했던 것을 마음대로 물어볼 수 있어 예상했던 시간 보다 조금 더 걸렸지만, 만족스러웠다.

    진단이 끝나면 바로 맞춤 처방에 들어간다. 지성 피부 타입의 세럼 45mL에 탄력과 색소침착 케어 앰풀 2.5mL씩을 넣기로 했다. 직원은 “화장품 겉에 붙일 나만의 문구를 정해 달라”고 말했다. 일단 이름을 새겨 넣었다. 작은 실험실에서 배합을 마치고 나면 나만의 세럼이 탄생한다. 질감은 가벼운 로션에 가까웠고 옅고 자연스러운 레몬향이 풍겼다. 가격은 9만원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이용 고객의 약 80%가 제품을 구매할 만큼 구매연계율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세럼 라인만을 제조할 수 있지만 차츰 다른 라인도 늘려갈 계획이다.

    ◆ 30분만에 나만의 립스틱이 쏙…중국 관광객들 열광, 2주 전 예약 해야

     명동 라네즈 플래그십스토어 2층에 위치한 ‘마이 투톤 립 바’ 매장/사진=배정원 기자
    명동 라네즈 플래그십스토어 2층에 위치한 ‘마이 투톤 립 바’ 매장/사진=배정원 기자
    13일 오후 찾은 명동 라네즈 플래그십스토어 2층. 상담을 위해 자리에 앉자 전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태블릿 기기를 꺼내들었다. 스마트 패드에서 ‘뷰티미러’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작동시키자 마치 거울처럼 기자의 얼굴을 비췄고 얼굴을 좌우로 돌리니 곧바로 피부 톤이 측정됐다.

    ‘봄 웜톤’ ‘가을 웜톤’ ‘여름 쿨톤’ ‘겨울 쿨톤’ 4가지 피부톤 가운데 ‘여름 쿨톤’으로 나왔다. 그동안 대충 쿨톤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겨울보다 여름 쿨톤이라는 사실을 이날 처음 알았다. 하늘색 같은 푸른색이 혼합된 파스텔 색상이 어울리는 피부톤이라고 한다. 늘 무채색 의상만 고집했는데, 앞으로 옷을 고를때 참고해야겠다.

    이어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데일리용으로 무난하게 바를 수 있는 색상을 원한다는 기자의 대답에 능숙하게 5종류의 색 조합을 골라 본인 손등에 발라 보여줬다. 그리고는 푸른빛이 도는 빨강에 밝은 오렌지색을 조합한 립스틱을 추천했다. 빨간 립스틱은 다소 어색했지만,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15분가량 기다리자 제품이 나왔다.

     마이 투톤 립바/사진=라네즈
    마이 투톤 립바/사진=라네즈
    ‘마이 투톤 립 바’는 피부톤 분석을 통해 즉석에서 립스틱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메인색 14개와 보조색 13개를 조합해 총 182가지의 립스틱을 만들 수 있다. 립스틱에 원하는 문장까지 새겨주면서 중국 관광객들한테도 입소문이 났다. 보통 2주 전에 예약해야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기존 투톤 립 바보다 5천원 비싼 3만원이다.

    아모레 퍼시픽 라네즈 마케팅 담당자인 이재윤 대리는 “요즘은 나만의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립스틱 각인 서비스에 대한 인기가 뜨겁다”며 “아직은 명동과 남대문 매장 두 곳에서만 시행하고 있는데 예약이 늘 꽉 차있다”고 말했다.

    ◆ 맞춤형 화장품, 진단의 정확도와 가격 부담, 위생 관리 등 과제 많아

    전문가들은 앞으로 맞춤형 화장품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은지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나만의 제품과 서비스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러한 선호가 강하기 때문에 능동적인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맞춤형 제품 판매가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모델이 르메디 매장에서 피부 측정을 받고 있다./사진=LG생활건강
    모델이 르메디 매장에서 피부 측정을 받고 있다./사진=LG생활건강
    다만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전문가의 서비스가 추가되므로 일반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것은 해결해야할 과제다. 르메디의 맞춤형 세럼은 9만원, 라네즈의 맞춤형 립스틱은 3만원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기존에 판매하던 비슷한 제품보다 가격을 5000원 가량 높게 책정했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전문가 인력을 고용해 상담을 해야하는 등 비용이 훨씬 많이 들기 때문에 맞춤형 화장품으로 당장의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앞으로 회사의 적정 이윤과 고객들의 요구수준사에서 적당한 선을 맞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시설이 아닌 매장에서 화장품을 혼합한다는 점에서 위생 관리도 신경써야할 부분이다. 원료를 잘못 혼합할 경우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유통기한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 아직까지 맞춤형 화장품 매장은 식약처가 고시한 위생 관련 주의사항을 ‘자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제대로 된 맞춤형 화장품 사업을 위해서는 각 업체와 식약처의 세부적인 협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이드라인 강화, 사업 지원 등 추가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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