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ㆍ사회

[법조 업&다운](69) 법무법인 이공, 김앤장 누르고 구글⋅구글코리아 개인정보 공개 판결 받아내

  • 전효진 기자
  • 입력 : 2017.03.15 06:05

    법무법인 이공이 ‘지메일’ 등 구글 서비스를 사용하는 국내 이용자를 대리해 구글처럼 본사가 외국에 있는 글로벌기업도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국내법을 따라야 한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구글 미국 본사와 구글코리아는 김앤장을 대리인으로 선임하고 본사와 서버(정보를 저장·관리하는 컴퓨터)가 국내에 없다는 이유로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내역’ 공개를 거부했으나 1심과 2심에서 연달아 패소했다.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연합뉴스 제공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연합뉴스 제공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배기열)는 지난해 12월 22일 ‘지메일’ 등 구글 서비스를 쓰는 개인⋅법인 국내 이용자들이 구글과 구글코리아를 상대로 낸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내역’ 공개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구글 서비스 이용자 6명은 2014년 2월 구글·구글코리아를 상대로 “개인정보 및 서비스 이용내역을 제 3자에게 제공한 현황을 공개하라”는 취지로 정보제공 여부 및 정보제공내역 제공요청서를 발송했다. 그러나 구글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광범위한 요청에 대해서는 (정보 공개를) 거부한다”는 약관에 따른 답변을 하고 공개를 거부했다.

    1심은 구글에 대해서만 2016년 9월부터 국내에서 시행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본사가 외국에 있는 다국적기업도 개인정보와 서비스 이용 내역을 제 3자에게 제공했다면 그 내용을 공개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다만 기업 메일 사용자의 공개청구는 약관상 미국에서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는 전속관할 규정에 따라 인정하지 않았고, 미국 법령에 의해 비공개 의무가 있는 정보도 공개 대상에서 제외했다.

    2심은 구글코리아에 대해서도 실제 사업 대상이 국내 사용자이기 때문에 한국의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제공 내역을 공개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또 ‘비식별 정보'(이름과 주민번호 등이 빠져 그 자체로는 누구 것인지 알아볼 수 없는 것으로 다른 정보 묶음과 결합하면 개인 식별이 가능) 제공 내역도 포함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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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앤장, 구글 본사는 외국...대한민국 법령 따를 이유 없다 주장했지만 1,2심 모두 패

    구글 측 대리인인 김앤장은 “구글 서비스 약관에는 해당서비스와 관련해 발생되는 분쟁에 대해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른다고 기재돼 있다”며 전속적 국제재판관할 합의에 따라 대한민국 법률상 강행 규정(정보통신망법)을 따를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구글코리아의 주된 영업활동은 구글 서비스를 판매·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주들로부터 광고를 수주하는 것에 불과하며 이용자 개인정보 수집 등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변론했다.

    김앤장은 1심에서 판사 출신 이상윤(53⋅사법연수원 20기) 변호사를 투입했다. 항소심에서는 김용상(54⋅17기) 변호사가 가세했다. 1994년 수원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한 이상윤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고등법원 지적재산권 전담부 판사, 외교통상부 파견,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2009년 법복을 벗고 김앤장에 합류했다. 김용상 변호사는 1991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대법원 재판연구관,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쳐 2013년 김앤장에 합류했다.

     이상윤(좌) 변호사, 김용상(우) 변호사/김앤장 홈페이지 캡처
    이상윤(좌) 변호사, 김용상(우) 변호사/김앤장 홈페이지 캡처
    1심 재판부는 “구글이 한국 이용자들을 위한 별도의 도메인 주소를 운영하면서 한국어로 된 특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구글서비스에 관한 광고를 하는 등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며 “구글은 개인정보 및 서비스 이용 내역을 제3자에게 제공한 현황을 공개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현재 구글에서 수집하는 정보는 이름⋅이메일주소⋅전화번호⋅신용카드 등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기정보⋅위치정보⋅통화 일시 및 시간 정보⋅사이트 방문기록 정보 등이다.

    1심 재판부는 그러나 “구글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는 구글이며 설령 구글코리아가 구글 서비스의 국내 이용자들을 위한 업무 또는 국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업무를 일부 담당하고 있더라도 구글이 제공하는 구글서비스 운영에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구글코리아에 대해서는 공개의무를 인정하지 않았다.

    2심에선 다른 정보와 결합해야만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비식별정보’ 공개 여부도 논쟁이 됐다.
    김앤장은 ‘비식별정보'는 정보통신망법 30조 제2항에서 정한 제3자 제공현황 공개 대상인 ‘개인정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정보통신망법 2조 제1항 6호에서 ‘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어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해 알아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정보도 개인정보에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비식별정보도 개인정보에 포함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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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 이공,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 주장...1,2심 연달아 승

    구글 서비스 사용자를 대리한 이공은 “구글이 대한민국 내에서 적극적으로 고객의 개인정보에 기반한 영업활동을 하면서도, 고객의 개인정보 관리 통제를 위한 현황 공개는 미국에서만 하겠다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김앤장 주장을 반박했다.

    이공은 “구글의 사회적 지위, 전세계 인터넷 시장에서 대한민국이 차지하는 비중, 구글의 정보통신서비스가 대한민국 내에서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하면 구글 서비스 약관상 전속적 국제재판관할 합의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공의 양홍석(39⋅36기) 변호사가 1심을 맡았으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나온 김소리(29⋅변호사시험 4회) 변호사가 2심에 추가 투입됐다. 양 변호사는 2010년까지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활동했으며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양홍석(좌) 변호사, 김소리(우)변호사./이공 홈페이지 캡처
    양홍석(좌) 변호사, 김소리(우)변호사./이공 홈페이지 캡처
    이공은 또 국내 정보통신망법에서 규정하는 ‘개인정보’에 대한 정의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개념을 들어 승소를 이끌었다.

    이공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개인정보’는 개인의 신체, 신념, 사회적 지위, 신분과 같이 개인의 인격주체성을 특징짓는 사항”이라며 “구글과 구글코리아처럼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수집⋅보관⋅처리⋅이용 등의 행위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그러나 “구글코리아는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 운영에 보조적인 역할만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김앤장의 주장을 받아들여 오직 구글에 대해서만 제3자 정보 공개 내역을 밝히라고 판결했다.

    이공은 2심에서 구글코리아도 구글과 공동해 개인정보 및 서비스 이용내역을 제3자에게 제공한 현황을 공개해야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이공은 “대한민국 내에서의 구글코리아 영업활동은 구글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대한민국에서 수집되는 구글서비스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구글코리아가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이공의 항소 요지를 받아들여 구글코리아에 대해서도 제3자 정보공개 내역을 밝히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구글코리아가 국내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사업신고를 하고, 이용약관에 ‘이용자가 한국의 법률에서 허용하고 있는 바에 따라 위치정보가 제3자에게 제공된 내용에 대해 열람을 요구할 수 있다'고 기재한 점 등을 고려하면 구글코리아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서 국내 법률에 따를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양홍석 이공 변호사는 “이 사건의 핵심은 글로벌 기업의 대한민국 법령 위반 여부”라며 “해외에 서버를 두는 글로벌 기업들 중에서 국내 개인정보보호법 및 정보통신법이 정하고 있는 의무를 회피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지만, 서비스 사용자들의 권리를 주장할 기준을 세운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공은 1⋅2심에서 인정받지 못한 원고들의 정신적 손해배상 등 지연손해금 위자료 부분과 관련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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