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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매각 연기?…저울질하는 산은의 속내는

  • 우고운 기자

  • 입력 : 2017.03.16 09:00

    시공능력평가 4위 대우건설의 매각 작업이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매각 일정을 저울질 중인 최대주주 산업은행의 의중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도 추측이 엇갈리고 있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도 매각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당초 산은은 대우건설의 지난해 감사보고서 제출이 이달 중 마무리되면 다음달 매각 공고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21일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28일에 주주총회를 거쳐 이달까지 최종 사업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대우건설 본사 사옥. /조선일보 DB
    대우건설 본사 사옥. /조선일보 DB
    대우건설은 지난해 3분기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분기보고서 검토 ‘의견 거절’을 받고 나서 4분기에 7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반영하는 ‘빅배스(big bath)’를 단행했다. 업계에 따르면 부실을 털어낸 대우건설이 이번에는 감사보고서 ‘의견 적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산은은 지난 2010년 ‘KDB 밸류 제6호’ 펀드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50.75%)을 인수했고 이를 펀드 만기인 오는 10월까지 팔아야 한다. 그러나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산은은 펀드 만기를 1년 연장해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회복한 뒤 매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 관계자는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와 실적을 고려하면 매각을 미뤄 좀 더 제값을 받고 적정 인수자에 파는 것이 낫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그러나 아직은 가능성일 뿐,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직원들은 지난해부터 거론되던 매각 작업이 연기되는 것을 대체로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얼마 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대우건설 인수 의향을 내비쳤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직원 동요도 있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매각 일정을 두고 말이 많았는데 또 미뤄지는 게 나은지 모르겠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어차피 매각될 것이라면, 사우디 오일머니도 나쁘지 않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노조 관계자는 “최근 산은에 매각 일정을 알려달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산은이 혹시 매각을 미룬다면, 회사도 그에 맞춰 사업 방향을 어떻게 가져갈지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대우건설의 주가는 600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빅배스 소식에 약 3개월 만에 6000원대를 회복하고 나서 현재 6200원~6300원을 기록 중이다. 앞서 산은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주가(구주 매입가 기준 1만8000원)와 비교하면 아직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이동걸 산은 회장은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적정 주가로 1만3000원을 제시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매각 일정이 미뤄진다는 소식에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 것 같다”며 “조만간 5월 조기 대선 등으로 매각에 대한 관심이 식으면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의 한 연구원은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아직 부실 우려가 남은 해외 사업장이 있어 추가 손실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주택 시장 열기마저 식어 전반적으로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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