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지금] 車 열관리시스템 생산 한온시스템...친환경차 발판 삼아 도약 예고

조선비즈
  • 변지희 기자
    입력 2017.03.12 14:00 | 수정 2017.03.12 20:03

    자동차 공조부품·열관리 시스템 업체인 한온시스템은 지난달 현대자동차와 공동 개발한 ‘차량용 복합 열원 에어컨 시스템(Water-Air Cooled Condenser)’으로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IR52 장영실상’을 받았다. 한온시스템이 IR52장영실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10번째다.

    이 시스템은 에어컨을 작동할 때 생기는 열을 냉각수를 이용해 1차로 냉각시키고, 주변 공기로 한번 더 냉각시켜 에어컨 작동시 소모되는 동력을 줄이고 연비 효율을 높였다. 기존에는 외부 공기를 이용해 열을 냉각하는 방식의 공랭식 응축기가 일반적이었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차량용 복합 열원 에어컨 시스템은 에어컨 시스템의 효율을 최대 14%까지 향상했다”고 했다. 이 시스템은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 최초로 탑재됐으며 이후 아이오닉 전기차와 기아차 니로 차량에도 적용됐다.

    한온시스템은 내연기관차는 물론, 하이브리드 및 연료전지차에 장착되는 공기 조절 부품(HVAC·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 컴프레서, 파워트레인쿨링, 파이프 등 자동차용 열 관리 시스템 전 라인을 생산한다. 공조 시스템 업체로는 덴소와 함께 양대산맥을 이루는 글로벌 기업이다. 연 매출액은 5조원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주요 고객이 자동차 업체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온시스템이 생산하는 자동차 열 관리 시스템은 실내 공기와 차량 엔진 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중요 부품이다. 내연기관의 경우 공조부품이 엔진의 힘을 빌려 쓰기 때문에 열을 관리하는 것이 연비와도 직결된다. 친환경차는 엔진의 역할을 배터리가 대신하게 되는데, 열 관리 시스템이 배터리 온도를 적은 전기량으로 최적으로 유지, 관리한다.

    한온시스템은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에 들어가는 히트펌프시스템, 배터리열관리시스템, 에어컴프레서 등 핵심 부품을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친환경차 보급이 확대되고 세계 각국이 친환경차 규제를 강화하면서 한온시스템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인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열관리 시스템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16%씩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온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 친환경차 발판 삼아 도약 꿈꾼다

    한온시스템의 전신은 ‘한라공조’다. 한라공조는 1986년 포드자동차와 만도기계의 합작사로 설립됐다. 자동차부품사업부 분리를 추진하던 포드자동차가 1999년 3월 미국 비스테온(Visteon)사에 한라공조 지분을 이전하고, 만도 역시 비스테온사에 지분을 매각했으며 2013년 한라공조가 비스테온의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면서 한라비스테온공조가 설립됐다. 2015년 6월 한국타이어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3조9400억원을 투자해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70%를 인수했다.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가 각각 지분 50.5%, 19.49%를 갖고 있으며 2015년 7월 사명을 한온시스템으로 변경했다.

    친환경차 시장이 확대되고 세계 각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한온시스템에 호재다.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유럽에서는 올해 9월부터 연비측정기준을 강화한다. 실험실 측정을 벗어나 실제 도로주행에서 연비 측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에서 신차 연비측정시 실도로주행테스트가 포함되면서 이때 에어컨시스템 가동이 의무화될 전망"이라며 “강력한 연비규제가 적용되는 과정에서 공조시스템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2018년부터 친환경차 정책인 ZEV(Zero Emission Vehicle)를 강화한다. 연간 2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는 업체가 매년 일정 규모 이상의 친환경 차량을 판매하지 못할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2018년에는 판매차량 중 4.5%, 2020년 9.5%, 2025년 22%의 친환경차를 판매해야 한다. 중국은 신에너지차(NEV·New Energy Vehicle) 크레딧 제도를 도입한다. 연간 생산량 중 8% 이상을 신에너지차로 생산해야 한다는 정책이다.

    한온시스템 글로벌네트워크./홈페이지 캡처

    이에 발맞춰 한온시스템은 작년 12월 중국 상하이 쑹장 지역에 3612㎡(약 1093평) 부지 지상 3층 규모로 엔지니어링 센터를 세웠다. 이 센터는 현지 고객은 물론 중국 내 거점을 둔 글로벌 고객들을 대상으로 기술 협력 기지의 역할을 한다.

    상하이 엔지니어링 센터는 제품 및 제조 공정 테스트 첨단 시험설비를 갖췄다. 소음·진동 및 잡음(NVH) 제어, 에어컨 성능·내구성 향상, 전기자동차용 열 관리 시스템 제품에 대한 주요 시험이 이뤄진다.

    박창호 한온시스템 연구개발본부장은 “한온시스템은 중국 NEV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상하이 엔지니어링 센터는 중국 시장과 신에너지차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한온시스템의 전동식 컴프레서./한온시스템 제공
    ◆ 작년보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한온시스템

    한온시스템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예상보다 다소 부진했다. 작년 4분기 매출액은 1조501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8% 증가하며 금융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1조4859억원)를 웃돌았지만 영업이익은 3.8% 감소한 1160억원에 그쳐 컨센서스(1268억원)를 밑돌았다.

    작년 한 해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마찬가지였다. 작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2.6% 증가한 5조7037억원, 영업이익은 17.5% 증가한 4225억원을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는 매출액 5조6843억원, 영업이익 4327억원이었다.

    하지만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의 한온시스템 분석보고서 18개 중 12개가 매수를 추천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 실적보다 수주 추이가 중요하다”며 “한온시스템의 주요 수주는 2018년부터 매출로 잡힌다. 올해 성장률은 3.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부터는 연 평균 7.3%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온시스템은 “올해 매출 목표가 작년 대비 2% 증가한 5조8000억원”이라며 “친환경차 뿐 아니라 전체 공조 부품 신규 수주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올해 신규 수주 목표는 18억 달러”라고 밝혔다. 지난해 신규 수주 규모는 12억1700만달러, 2015년은 8억7900만달러였다.

    그러나 한온시스템은 올해 1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7 CES에서 현대모비스가 전동식 컴프레서를 출품하면서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고 밝힌 후 5일 사이 주가가 10%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박인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전동식 컴프레서 양산 기술은 덴소, 산덴, 발레오, LG 전자 등 여러 업체가 보유하고 있지만 높은 신뢰도, 연비 효율성을 바탕으로 대량 수주가 가능한 곳은 덴소와 한온시스템 뿐”이라며 “현대기아차가 일부 전동식 컴프레서 발주는 현대모비스에 준다고 하더라도 2020년 한온시스템의 매출에 미칠 영향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중국 전기차 수요 감소, 트럼프 정부의 멕시코 국경세 부과 움직임도 우려사항으로 꼽힌다. 한온시스템은 멕시코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미국 오하이오에 작년 1월 공장을 착공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할 예정이어서 국경세 리스크를 피해갈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답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축소하고 수령 기준을 강화하면서 지난 1월 전기차 수요가 5423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 줄었다. 보조금은 올해 20%, 2019년 25% 축소되며 2021년에는 소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인도 첸나이 공장과 미국 오하이오 공장 등 신규 설비 가동을 시작하는 것도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동식 컴프레서는 현재 30만대 규모로 공급되고 있는데 2020년까지 150만대로 공급 규모가 늘어난다. 전동식 컴프레서 시장점유율은 2016년 기준 덴소 57%로 1위, 산덴이 15%로 2위, 한온시스템이 14%로 3위다. 한온시스템의 목표대로라면 2020년 전동식 컴프레서 시장점유율은 덴소가 44%로 1위, 한온시스템이 22%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온시스템은 글로벌 매출도 꾸준히 다변화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현대차그룹, 포드를 제외한 다른 업체들 신규 수주 비중이 60%까지 늘어났다”며 “단품 수주 중심에서 친환경차 수주 시 시스템 납품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016년 기준 매출 비중으로 보면 현대차그룹 52%, 포드 22%, 기타 26%이며 지역별로는 한국 27%, 유럽 30%, 북미 16%, 중국 16%, 기타 1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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