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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돈의 중국마케팅⑮ 중국의 대기오염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 오강돈
  • 입력 : 2017.03.07 10:00 | 수정 : 2017.03.07 10:06

    오강돈의 중국마케팅⑮ 중국의 대기오염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봄은 여성의 계절이라고 한다. 기후는 온화해지고 온갖 꽃들이 피어나며 대지에는 초록의 기운이 감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봄이 되면 황사 걱정을 하게 되었다. 맑은 하늘을 보기 어려워졌다. 봄만 그런 것이 아니다. 늦가을부터 겨울 내내 미세먼지로 대기가 탁하다. 여름이나 가을에도 쾌청하게 맑은 하늘이 점차 줄어든다. 한국 대기오염에 중국의 영향이 얼마나 큰가.

    중국인들도 숨쉬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해마다 2월에서 5월까지는 황사의 시기다. 특히 3월과 4월이 심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1900년 이전과 이후의 중국 황사 양상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1900년 이전의 약 2,000년 동안 기록된 대규모 황사는 약 70회, 그러니까 30년에 한번 꼴로 있었다고 전한다. 이제 공업화, 개발, 삼림 남벌로 인한 사막의 확대가 황사 빈발의 원인이라 하겠다.

    한국인들이 거론하는 황사를 중국인들은 사진포(沙尘暴∙모래 먼지 폭풍)라고 부른다. 중국어의 황사는 그저 규소 성분의 모래다. 사진포의 발원지 중 하나는 고비(戈壁∙거비) 사막이다. 내몽고와 감숙성이 중심이다. 동서 1,600km, 남북으로 970km에 이르는 총면적 130만 평방km의 광활한 황무지다. 역사적으로는 흉노, 돌궐, 몽고의 근거지다.

    또 다른 발원지는 황토 고원이다. 청해, 감숙, 녕하, 내몽고, 섬서, 산서, 하남성 등 7개 성에 걸쳐 그 면적이 64만 평방km라 한다. 이런 곳 들에서 상승 기류에 날아오른 모래, 흙, 먼지가 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온다. 한국의 봄이 피해를 입는다.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3M 미세먼지 방호(防护) 마스크(口罩).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3M 미세먼지 방호(防护) 마스크(口罩).
    늦가을에서 초봄까지의 미세먼지는 위에서 말한 봄의 황사와는 다른 원인과 모습이다. 이런 대기오염 상태를 중국어로 무매(雾霾∙안개+흙비의 스모그)라고 한다. 중국 북부 지방의 난방공급(供暖)도 큰 원인중 하나다. 중국은 1950년대부터 소련을 본따서 난방 공급을 해 왔다.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눴는데, 따뜻한 온화(温和) 권역과 하열동난(夏热冬暖) 권역은 난방의 필요가 적다.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하열동냉(夏热冬冷) 권역은 건물에 난방 공급이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겨울에 실내에서 체감하는 추위가 만만치 않다. 상하이를 포함한 10여개 직할시와 성이다. 우리나라 보일러 기업들이 눈여겨 볼 시장이다.

    11월부터 석탄으로 난방 공급을 해주기 때문에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이 되는 곳은 엄한(严寒) 권역과 한랭(寒冷) 권역이다. 중국을 지리적으로 남방과 북방으로 가르는 기준이 양자강(장강)과 황하 사이에 있는 회수(淮河)인데, 이 두 권역이 대략 회수 이북이다.

    석탄으로 난방 공급을 하니까 이산화황과 탄소가 많이 배출될 수밖에 없다. 석탄은 난방 공급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화북 지방의 중화학 공업, 전기 발전에도 쓰인다. 석탄 말고 저품질의 석유도 공장 가동과 자동차 연료로 쓰인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중국의 화북, 동북지방, 그 중에서 특히 북경 천진 하북(京津冀∙경진기)의 공기가 매우 나빠진다.

    겨울에 한반도로 불어오는 바람의 방향 탓에 북경, 천진, 하북의 미세먼지 영향을 우리가 고스란히 받을 수 밖에 없다. 중국 주재 미국 대사관이 2011년부터 내 놓는 대기질 자료를 들여다 본 후 얼마 동안의 시간이 지나면 곧바로 한반도의 대기질이 나빠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겨울이 피해를 입는 것이다.

    중국인들도 한국식 바닥난방(地板采暖)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중국에 진출한 귀뚜라미(瑰都啦咪) 보일러(锅炉∙과로).
    중국인들도 한국식 바닥난방(地板采暖)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중국에 진출한 귀뚜라미(瑰都啦咪) 보일러(锅炉∙과로).
    중국인들도 당국 검측자료보다 미국대사관 자료를 찾아 볼 정도로 불신과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 특히 북경, 천진, 하북이 심하다. 심각한 대기오염이 연속으로 진행되는 날수가 기록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직 방송국 PD가 스스로 제작한 고발성 다큐멘터리는 인터넷에서 자취가 감추어졌고, 풍자물들도 슬그머니 없어졌다.

    당국은 2012년부터 본격적인 대기질 관리에 들어갔다. 환경보호법과 대기오염 방지법이 제,개정되었고, 325개 도시에 ‘환경 공기 품질표준’을 지키도록 하고 또 감축 목표를 정해 주었다. 환경보호부는 목표 달성을 못하는 지방정부를 문책하겠다고 나섰다. 2017년 양회에서도 환경오염이 화두다.

    공기품질지수(AQI)는 몇가지 요인으로 계산한다. 머리카락 굵기(50~70마이크로미터)의 14.3%~20% 크기인 PM10 미세먼지, 그보다 한참 더 작은 PM2.5 초미세먼지,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오존 등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25이하를 관리 지표로 삼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50이하 우수(녹색), 51~100 양호(노랑), 101~150 경도오염(오렌지), 151~200 中度오염(빨강), 201~300 重度오염(자색), 300초과 엄중오염(갈홍색)이다. 북경은 예사로 500을 넘어간다.

    오염물 중에서 공기를 떠다니는 아주 작은 알갱이(부유 과립물) PM10 정도면 호흡기에 영향을 주고, PM2.5는 매우 작아서 사람 몸의 깊숙한 폐포까지 들어간다. 이것들은 대기에 떠있는 시간이 길고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으며 활성이 강해서 중금속, 미생물등 유해물질이 붙어 2차 화학반응을 일으키기 쉽다.

    당국은 APEC등 국제행사, 군대열병식 등을 앞두고 단기적인 처방으로 차량 운행규제, 공장 가동 중지 등을 시행했고, 중장기적으로는 대중교통 배기가스 저감, 지역별 차량운행 부제, 3대 국영 정유사(中石化, 中石油, 中海油) 품질개선, 공장 오염원 개조, 화석연료 대체, 난방공급 효율화, 태양광등 신재생에너지, 나무심기 등을 하고 있다.

    중국 가전매장의 스웨덴(瑞典) 공기정화기(空气净化器) Blueair.
    중국 가전매장의 스웨덴(瑞典) 공기정화기(空气净化器) Blueair.
    이 밖에 명절에 폭죽을 규제한다든지, 야외에 7~10미터 높이의 집진식 공기 정화기까지 설치하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최근 국영TV를 보면 과거 런던이나 LA의 대기오염 사례를 경제 발전의 필요악인양 보여준다든지, 요즘 유럽의 폴란드가 석탄 사용으로 공기가 나쁘다는 식으로 슬쩍 여론 무마를 시도하기도 한다.

    이제 웬만한 사람들은 밖에 나갈때 믿을 만한 외제 마스크를 착용하고, 불안한 각 가정과 사무실에서는 실내에 공기청정기를 들이고 있다. 차량 내부 공기정화기도 소비자의 관심 영역이기 때문에 시장 확장의 여지는 매우 크다. 여과식, 습식집진, 전기식집진과 여타 기술이 동원된다. 필립스, 블루에어, 하니웰, 샤프 등 외산이 평가를 받고, 한국 브랜드들도 점차 진입하고 있다.

    명절을 쇠지 않고 국내외의 공기 좋은 곳으로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중국인들의 인식 속에 공기 좋은 이미지로 자리잡고 있는 곳은 발트해 연안의 에스토니아, 마다가스카르 동쪽의 모리셔스, 캐나다 등지이다.

    최근에 북경의 AQI가 20 아래로 깨끗해서 사람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온통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유례없는 초강력 북서풍이 불어 미세먼지를 단시간에 한반도 쪽으로 밀어낸 결과다. 그동안 우리 당국은 미온적, 불명확한 입장 표명이었지만 한국 대기 오염원의 대략 80%는 중국발이라는 민간 연구도 있다.

    사람은 5주간 식사, 5일간 물, 5분간 공기가 없으면 죽는다고 한다. 공기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어떤 공기를 마시는가는 매우 중요한 삶의 질 문제다. 지상으로부터 12km 공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소, 질소 등에 더해지는 극미량의 오염물질이 공기의 좋고 나쁨, 가시거리의 투명함을 결정한다. 이제 한중간에 이 문제 해결을 더 공론화해야 한다. 더불어 관련 시장 기회의 확대 가능성도 있다.


    ◆ 필자 오강돈은...

    《중국시장과 소비자》(쌤앤파커스, 2013) 저자. 현재 한국과 중국간 아웃바운드/인바운드 마케팅 및 컨설팅을 진행하는 한중마케팅(주) 대표이사다. (주)제일기획에 입사하여 하이트맥주, GM, CJ 국내마케팅 등 다수의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이후 IT 투자회사, 디자인회사 경영의 경력을 거쳐 제일기획에 재입사하여 삼성휴대폰 글로벌마케팅 프로젝트 등을 집행했고, 상하이/키예프 법인장을 지냈다. 화장품 기업의 중국 생산 거점을 만들고 판매, 사업을 총괄했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졸업, 노스웨스턴대 연수, 상하이외대 매체전파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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