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 시각) 저녁 삼성전자의 새 태블릿PC '갤럭시탭S3' 공개 행사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 콩그레스센터'. 1시간 넘게 이어지던 행사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세계 각국에서 모인 1000여 명의 기자와 IT(정보통신) 블로거들은 하나둘씩 짐을 챙겨 자리를 뜨려던 참이었다. 그 순간 "하나 더 남았다"는 사회자의 말과 함께 새 전략폰 '갤럭시S8' 예고 동영상이 화면에 등장하자 여기저기서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행사장을 나갔던 기자들이 다시 서둘러 들어오는 모습도 보였다.
30초 분량의 티저 동영상에서 갤럭시S8 실물은 나오지 않았지만, 삼성전자는 다음 달 29일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동시에 개최한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시대별 휴대전화기 발전 모습과 함께 '당신의 전화를 박스에서 꺼내라'(Unbox your phone)는 문구를 내보냈다. 갤럭시S8이 기존 휴대전화의 틀을 깨는 '혁신'의 계기가 될 것이란 메시지였다.
LG전자가 전날 새 전략폰 'G6'를 공개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갤럭시S8' 공개 일정을 공식화하면서 프리미엄폰 시장을 잡기 위한 두 회사의 경쟁에도 시동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이날 티저 동영상 외에도 공개 행사 초청장을 세계 언론에 발송했다. 또 글로벌 자동차 전장(電裝) 기업인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AKG'의 음향 기술을 갤럭시S8 스피커에 적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AKG 기술로 만든 고성능 이어폰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다음 달 29일 공개되는 갤럭시S8은 한 달 뒤인 4월 중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이날 낮 G6 공개 행사에 이어 조준호 사장이 G6 공개와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조 사장은 "G6를 한마디로 정의해달라"는 질문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 있게 써보라고 권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라고 말했다. G6는 제품 공개 12일 뒤인 다음 달 10일 출시된다. 역대 LG 'G시리즈' 중 출시가 가장 빠르다. 조 사장은 이에 대해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합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조 사장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배터리가 오래가고 화면이 크고 떨어뜨려도 잘 안 깨지는 아주 본질적 기능"이라며 "여기에 집중하되 아주 조금만 앞서가자는 목표로 제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성적이 저조했던 전작(前作) 'G5'를 언급하면서 "재앙에 가까웠던 상황이었다. 경쟁업체와의 차별화에만 중점을 두다 보니 생산이 따라주지 못해 엉망이 됐다"며 "하지만 그 덕에 내부 생산 노하우가 생겼고 G6는 전작보다 6개월 이상 빨리 준비할 수 있었다"고도 말했다. G6는 국가별 소비자의 요구에 따른 맞춤형 제품으로 출시된다. 기본 내장 메모리가 32기가바이트(GB)지만, 한국에서는 대용량 저장공간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64GB 메모리 제품을 기본형으로 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