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동향

'저렴한 가격 무기' 중국 SUV 켄보600 누가 샀나..."3대중 1대는 중소상공인"

  • 진상훈 기자
  • 입력 : 2017.02.24 06:05

    1월 말 국내에 처음 출시된 중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켄보600의 초기물량 120대가 한달 만에 모두 팔렸다. 많은 물량은 아니지만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완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차급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 소비자를 움직였을 것으로 판단한다.

    ◆ 켄보600 구매자 살펴보니…중소기업, 소상공인, 중·장년층 비중 높아

    그렇다면 중국 SUV를 구입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켄보600을 수입 판매한 중한자동차에 따르면 석대 중 한대(35%)는 중소법인이나 영세사업자들이 구입했다. 나머지 개인 구매자(65%) 중에서는 40~50대 이상의 구매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쓰임새 많고 저렴한 배송용 차량을 원하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과 가성비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개인 중·장년층이 주로 켄보600을 선택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60%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팔렸고 40%는 지방에서 판매됐다. 지방 판매 물량 중에서는 부산·경남 지역에서의 판매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중한자동차는 이번엔 렌터카 업체에 켄보600을 판매하지 않았다.

    한성휘 중한자동차 영업·마케팅본부장은 “개인고객 중에서는 출퇴근용으로 이미 승용차를 갖고 있으면서 주말 레저용 등으로 쓰기 위한 ‘세컨드 카’를 원하는 40~50대들의 구매비율이 높았다”며 “소득 수준이 낮아도 브랜드 프리미엄을 중시하는 젊은 층보다 가성비와 실용성을 추구하는 중·장년층이 1999만원의 중형 SUV인 켄보600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중한자동차가 수입해 지난달 18일 출시한 중국 북기은상의 중형 SUV 켄보600/중한자동차 제공
    중한자동차가 수입해 지난달 18일 출시한 중국 북기은상의 중형 SUV 켄보600/중한자동차 제공
    중국 북기은상이 생산한 켄보600은 중형급 SUV다. 북기은상은 SUV와 미니밴 등 다목적차량(MPV)을 주로 생산한다. 기본형 모델을 기준으로 국내 중형 SUV에 비해 훨씬 낮은 1999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중한자동차는 올 하반기 중국 소형 SUV에 이어 내년에는 미니밴과 전기차도 들여올 계획이다. 이미 한국 내 판매법인을 차린 비야디(BYD) 등 다른 중국 자동차 업체들까지 감안하면 중국 차들의 국내 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한자동차는 올해 켄보600의 판매량이 목표치였던 3000대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예약 대기 중인 물량도 완판된 120대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한자동차는 이달 안에 2차 물량 수백대가 추가 수입되는데 이어 3월 이후부터 차량 수입이 본격적으로 늘면 켄보600의 판매 증가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중한자동차 당병모 회장(왼쪽)과 이강수 대표이사(오른쪽)가 켄보600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중한자동차 제공
    중한자동차 당병모 회장(왼쪽)과 이강수 대표이사(오른쪽)가 켄보600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중한자동차 제공

    ◆ 올 하반기 경차보다 싼 SUV 등장…렌터카 중심으로 판매량 확대 기대감

    중한자동차는 올 하반기에 켄보600보다 가격이 저렴한 소형 SUV를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다. 당초 연말쯤 수입할 예정이었지만 켄보600이 출시 초반 순항하는 점을 감안해 수입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켄보600의 국내 판매 가격은 기본 모델 ‘모던’이 1999만원, 상위 모델인 럭셔리는 2099만원이다. 하반기에 들어올 소형 SUV의 가격대는 1000만원 초중반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 중인 경차와 비슷한 가격이다.

    기아자동차 경차인 모닝의 가격은 950만원에서 1400만원, 한국GM의 스파크의 경우 992만원에서 1562만원이다. 중한자동차가 수입할 중국 소형 SUV가 국산 경차의 상위 모델보다도 낮은 가격에 출시될 경우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 가능성이 있다.

    중한자동차는 전국 30여개 수준인 판매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렌터카 업체에 판매를 시작하면 판매량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성휘 본부장은 “최근 렌터카 업체에 대한 영업 활동을 시작했다”며 “2차 물량이 들어온 이후에는 렌터카를 중심으로 한 법인고객의 판매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시장 공습 시작한 중국 자동차

    지난해 한국 법인을 설립한 중국의 전기차 1위 업체 비야디(BYD)가 연내 국내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비야디는 올해 전기버스부터 선보인 뒤 내년부터 승용차도 판매할 계획이다.

    중국 비야디 본사의 정문 전경/김남희 기자
    중국 비야디 본사의 정문 전경/김남희 기자
    중한자동차도 올해 두 종의 SUV에 이어 내년에는 MPV도 수입할 예정이다. 또 북기은상의 모회사인 북경기차(BAIC)와 협의해 향후 저가의 세단과 전기차 등을 들여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이 182만5000대였던 국내 자동차 시장의 규모를 감안했을 때 중국 자동차의 초기 비중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SUV를 시작으로 전기차와 세단, 경차 등으로 수입 차종이 확대되는데다 장기 불황으로 가성비 높은 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시장에서 중국 차의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낮은 브랜드 가치와 세부적인 품질 문제 등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켄보600의 초반 판매량을 감안할 때 국내 시장에서 안착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며 “특히 중국이 높은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분야에서는 국내 업체들과 대등한 경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