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남자친구에게 프러포즈를 받은 정모(29·여)씨는 요새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의 줄임말)를 알아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결혼 시기는 내년 봄 즈음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벌써 지난 12일 라마다서울호텔에서 열린 웨딩페어에도 다녀왔다. 정씨는 “직장인이라 따로 알아보고 다닐 시간이 많지 않다”며 “시간 나는대로 웨딩플래너들을 만나 예식장, 혼수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덧 겨울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예비 신랑신부들의 마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제껏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순간에 대한 막연한 생각만 있었을 뿐, 청첩장부터 신혼여행까지 어디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이에 호텔·백화점업계에서는 봄을 주제로 다양한 웨딩페어와 행사를 마련, 예비 신랑신부들의 이목 사로잡기에 나섰다.

◆ 전통 궁중 연회부터 오케스트라 연주까지…호텔업계, 각양각색 웨딩페어 선봬

JW 메리어트호텔 서울은 오는 26일 5층 그랜드볼룸에서 꽃을 이용한 봄과 여름의 웨딩 스타일링을 볼 수 있는 ‘인첸티드 네이처(Enchanted Nature)’ 웨딩 페어 시즌 2를 진행한다. 화이트와 샴페인 골드 색상의 조합을 강조한 이번 웨딩페어는 예비 신랑신부에 한해 참가 신청이 가능하며 오후 2시부터 입장할 수 있다.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2층 샴페인 홀.

스탠포드호텔 서울은 3월 1일 저녁 5시부터 7시까지 2층 그랜드볼룸에서 예비 신랑신부 및 웨딩 관계자 150명을 초청해 ‘2017 웨딩페어’를 선보인다. 1·2부로 나뉘어 진행되는 이 행사는 서양웨딩과 궁중혼례, 궁중연회와셰프가 엄선한 특별한 웨딩 만찬 등으로 구성됐다.

스탠포드호텔 관계자는 “페어가 얼마 남지 않은만큼 예약이 빨리 마감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 웨딩페어도 며칠만에 조기 마감됐다”고 말했다.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은 23일 2층 샴페인 홀에서 ‘스프링 콘체르트(Spring Concerto)’ 웨딩페어를 개최한다. 웨딩전문기업 ‘와일드플라워린넨 코리아’의 봄을 주제로 한 스타일링과 30인조 W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클래식 연주, 향초와 디퓨져 등으로 구성됐다.

노보텔 앰배서더 관계자는 “총 140명 규모로 진행되는 이번 웨딩페어는 이미 예약이 마감된 상태”라며 “드레스나 웨딩 시연뿐 아니라 오감을 만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흥미를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 “결혼 준비 스스로 하겠다”…‘스몰웨딩’ 바람에 발맞추는 백화점업계

백화점들도 ‘알차게 결혼 준비하는 법’ 등 강의와 할인행사에 돌입했다.

본점, 잠실, 부산본점, 대구점에서 웨딩센터를 운영하는 롯데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웨딩드레스 쇼, 웨딩컬렉션 전시 등을 선보인다. 3월 12일부터는 본점 문화센터에서 ‘웨딩 A to Z’ 강의를 진행해 전략적인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의 줄임말) 선택법 등 결혼 준비 팁을 공유한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예비 신혼부부가 예물용 보석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9일부터 예비 신랑신부를 대상으로 ‘S-웨딩클럽’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S-웨딩클럽 회원에게는 8개월간 백화점 내 모든 점포의 구매금액을 마일리지로 적립해 상품권을 증정한다. 3월 31일까지 S-웨딩클럽에 가입한 회원에게는 웨딩 관련 의류, 생활 브랜드 할인권, 가전·가구 브랜드 사은행사 참여권 등 신세계그룹 내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S-웨딩 쿠폰도 준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17일부터 오는 31일까지 ‘갤러리아 웨딩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기간에 신규로 ‘갤러리아 웨딩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들을 상대로 30만·60만·100만·200만원 구매 금액별로 7% 상당의 상품권을 증정한다. 갤러리아 면세점에서도 선불사은카드, 금액할인권 등 혜택을 제공한다.

한편 식장, 드레스, 혼수, 예물 등 결혼 준비를 스스로하는 ‘스몰 웨딩’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인터넷 결혼준비 카페도 예비 부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 ‘카페테라스’가 무료 견적 제공 및 회원간 각종 결혼 준비 정보를 나누는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카페테라스’는 네이버 카페로 2004년 개설돼 80만여명의 회원들이 활동 중인 대표적인 결혼준비 카페다.

지난해 겨울 프로포즈와 상견례를 마친 박모(28·남)씨는 “카페를 통하면 예식장과 신혼여행, 스드메 등 싼 가격 정보를 알 수 있다”며 “관련 업체를 고용하는 것보다 발품은 더 팔아야하지만 좀 더 저렴하고 실속있게 결혼을 준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