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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돈의 중국마케팅⑭ 중국 중노년 인구증가와 의약 바이오 헬스

  • 오강돈
  • 입력 : 2017.02.21 10:00

    오강돈의 중국마케팅⑭ 중국 중노년 인구증가와 의약 바이오 헬스
    일본의 수탈과 6∙25전쟁을 겪은 한국인들이 20세기에 엄청난 격랑을 헤쳐 왔지만, 중국의 20세기를 살아온 사람들도 만만치 않았다. 1931년 일본이 저지른 만주 사변때 태어난 사람은 현재 대략 86세, 1937년 일본이 역시 자행한 남경 학살때 태어난 사람은 현재 대략 80세, 1945년 일본의 패전과 국공 내전 최고조기에 태어난 사람은 현재 대략 72세, 1949년 공산당에 의한 신중국 건국때 태어난 사람은 현재 대략 68세다. 이들이 지금의 중국 노년들이다.

    세계 보건기구 기준으로 노년은 65세, 중국 정부의 노년인 권익 보장법에 따른 노년은 60세, 고대 중국의 노년은 50세, 민간에서는 손자 손녀가 태어나면 노년이라 했다. 중국에서는 노령인구를 칭하여 노년이라 하기도 하고, 중노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 중노년들의 인생 사건들은 더 많이 있다. 1950년 한국 전쟁을 그들은 미제에 항거하고 조선을 도운 항미 원조(抗美援朝) 전쟁이라 부른다. 1958년부터 3년간 모택동이 지휘한 대약진 운동은 농촌의 피폐와 중공업 실패를 초래하여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했다. 때맞춰 중국과 소련의 노선 갈등과 소련의 원조 중단이 중국인들을 더 힘들게 했다. 1966년부터 10년간 모택동의 극좌 사회주의적 계급 투쟁인 문화혁명으로 지식인들은 농촌으로 쫓겨나고 정상적인 학교교육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화국봉이 4인방을 숙청하고, 주자파 등소평이 복권되어 개혁 개방을 이끌면서 중국 사회는 비로소 실사구시(实事求是)를 지향하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의 중국을 보면 그림대로 되지는 않은 모양새다. 인구의 힘과 노동력으로 국가 경제의 규모를 견인하는 발전 모델, 그리고 그 와중에 일부 사람들이 먼저 부자가 되는 선부론(先富论), 그리고 이어서 대부분의 사람이 일정 수준 이상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는 소강(小康) 사회를 만들어 내는 것이 당초의 구도였을 것이다.

    상하이에 있는 화이자 R&D 센터.
    상하이에 있는 화이자 R&D 센터.
    그러나 일정 수준의 부를 구축하기 이전에 먼저 노령화되는 미부 선로(未富先老)가 되었다. 중국의 노령화 속도는 매우 빠르다. 대략 2025년 이전에 고령 사회, 2035년 이전에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은 1921년 상하이에서 창건된 중국공산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서둘러 소강사회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그다음 목표는 신중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모두 잘사는 부유사회에 이른다는 것이다.

    문제는 인구의 구조다. 벌써 중국식 은퇴인 퇴휴(退休)를 하는 중노년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 법규상 퇴휴 연령은 남자 60세, 여자 간부는 55세, 여자 직원은 50세다. 당국은 남자의 경우 2020년에 65년생부터 퇴휴를 늦추기 시작해서 2030년에는 퇴휴 연령을 65세로 만들 예정이다. 여자의 경우 2015년에 60년생부터 퇴휴를 늦추기 시작했는데 역시 2030년에는 퇴휴 연령을 65세로 만들 예정이다. 그리고 전면적인 두자녀 정책으로 인구 구조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더불어서 급속한 노령화로 노년 빈곤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니만큼 이상적으로 말하자면 퇴휴 노년의 생활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타당하겠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2017년 2월에 당국인 ‘인력자원 및 사회보장부’가 보완책을 발표했지만 퇴휴시 양로보험의 결실인 일시 퇴휴금 또는 연금 양로금은 부실하다.

    노년 권익보장법에 노년의 생활, 의료, 문화를 기술하고 있으나 공적 사회안전망은 취약하고, 실제로 노인 부양은 가족이 책임지고 있다. 국영TV에서는 집안 노인을 챙기자(关爱家中老人) 캠페인에 이어서, 효도가 먼저다(孝当先) 캠페인을 내보내고 있다.

    흑룡강성 하얼빈이 근거지인 국영 제약기업 하야오(哈药) 그룹은 종업원 2만명 규모다. 한방 제제약 양간명목편은 안구건조증 등 눈을 위한 약으로 당귀, 양간 등이 들어 있다고 한다.
    흑룡강성 하얼빈이 근거지인 국영 제약기업 하야오(哈药) 그룹은 종업원 2만명 규모다. 한방 제제약 양간명목편은 안구건조증 등 눈을 위한 약으로 당귀, 양간 등이 들어 있다고 한다.
    한편 경제력이 있는 중노년 인구는 중국시장의 한 축이다. 젊은 시절 소비를 절제하였더라도 중노년에 한번 써보자는 심리도 보상성(补偿性) 소비의 일종이다. 의료, 건강, 식품, 문화, 오락 등이 포함된다. 기저귀등 노인용품을 취급하는 실버 상품 전용 사이트도 많다.

    1993년부터 국영TV에서 최초로 기획된 중노년 프로그램의 이름을 본딴 석양홍(夕阳红) 여행 역시 실버 상품이다. 그리고 4명의 조부모가 1명의 손자녀를 위해 소비하는 것도 흰머리(은발∙银发) 경제의 한 부분이다.

    건강보조식품은 중국에서 보건식품이라고 부른다. 한국과는 다소 수요가 다른데,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효능 효과는 면역력, 피로회복, 골밀도 보조, 간건강, 눈건강, 혈당관리, 기억력 보조, 소화변비 보조, 피부미용, 항산화 등이다. 보건식품은 파란색 모자 마크가 붙어 있어서 쉽게 알 수 있다.

    연태(옌타이)에 있는 루예 보바스(鲍巴斯) 재활(康复)병원은 중국 녹엽(绿叶)그룹과 한국 늘푸른의료재단이 공동 운영한다.
    연태(옌타이)에 있는 루예 보바스(鲍巴斯) 재활(康复)병원은 중국 녹엽(绿叶)그룹과 한국 늘푸른의료재단이 공동 운영한다.
    노년 의료의 화두는 한국처럼 노인성 치매다. 중국에서는 치대(痴呆)라고 한다. 중국의 의료전달 체계는 한마디로 불안정하고 그 수준도 높지 않다. 의료사고가 종종 일어나고,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신뢰도 매우 낮다. 중국 중노년의 인구와 현재 헬스케어의 수준을 감안한다면 향후 관련 시장의 규모는 거대하다 하겠다.

    서양의 약은 청나라 말과 중화민국 초기에 독일의 Merck(모커∙默克)와 Bayer(바이얼∙拜尔)이 상하이에서 먼저 소개했다. 당시까지 한방 제제약(중성약∙中成药) 위주였던 중국인들에게는 신문물이었다. 이어서 미국 Lilly(리라이∙礼来), 스위스 Roche(뤄스∙罗氏), 스위스 Novartis(눠화∙诺华), 미국 Pfizer(훼이뤠이∙辉瑞), 프랑스 Sanofi(사이눠페이∙赛诺菲), 미국 MSD(모샤둥∙默沙东) 등이 순서대로 상하이로 들어와 중국 제약시장을 선도했다.

    아직도 중국에서 한방 제제약의 비중은 20% 정도로 특징적이다. 한편 중노년 인구의 약 복용량은 기타 인구의 3배를 넘어선다. 그런데 중국의 본토 제약 산업은 취약하고 불법 유통도 많다. 최근에도 근본을 알 수 없는 불법 유통약이 방송에 보도되었고, 냉장 유통되지 않은 백신이 문제가 되었다.

    이제 중국 당국은 바이오(生物) 의약을 집중 육성하려고 한다. 비세포 분야에서는 백신(역묘∙疫苗) 개발, 유전자(기인∙基因) 치료 등이 해당된다. 한국도 바이오 헬스케어를 향후 전략 산업으로 삼고 있다. 중국 중노년은 상록수가 아니라 상청수(常青树)가 되고 싶어 한다. 청춘으로 살고 싶다는 뜻이다. 한국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 필자 오강돈은...

    《중국시장과 소비자》(쌤앤파커스, 2013) 저자. 현재 한국과 중국간 아웃바운드/인바운드 마케팅 및 컨설팅을 진행하는 한중마케팅(주) 대표이사다. (주)제일기획에 입사하여 하이트맥주, GM, CJ 국내마케팅 등 다수의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이후 IT 투자회사, 디자인회사 경영의 경력을 거쳐 제일기획에 재입사하여 삼성휴대폰 글로벌마케팅 프로젝트 등을 집행했고, 상하이/키예프 법인장을 지냈다. 화장품 기업의 중국 생산 거점을 만들고 판매, 사업을 총괄했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졸업, 노스웨스턴대 연수, 상하이외대 매체전파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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