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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르포] 무인서비스 확대 나선 식품·유통업계…맥도날드 '키오스크' 써보니

  • 박수현 기자
  • 입력 : 2017.02.20 14:55

    “이렇게 하는건가?”
    “뭐야, 이게 끝이야?”
    “쉽네~”

    지난 17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 강남 신사동의 한 맥도날드 매장. 입구 바로 왼편에 설치된 4대의 키오스크(kiosk) 앞에 7~8명이 서서 화면을 보면서 음식을 고르고 있었다. 키오스크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안내시스템으로 소비자가 직접 주문·결제할 수 있다.

    신사역 인근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 소비자들이 키오스크를 이용해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신사역 인근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 소비자들이 키오스크를 이용해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병원이나 극장, 공항, 은행 등에서나 볼 수 있던 키오스크가 음식점으로 들어왔다. 소비자들은 더이상 카운터 앞에 줄서 차례를 기다릴 필요도, 눈을 게슴츠레 뜨고 멀리 있는 메뉴판을 보느라 직원과 뒷 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어졌다. 기업은 매장에 키오스크를 설치해 인건비와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패스트푸드’라는 이름답게 식품·유통업계에선 패스트푸드점의 키오스크 도입이 가장 빨랐다. 롯데리아는 2014년부터 키오스크를 도입해 현재 전국 460여개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올해 상반기까지 전국 250여개 매장에 키오스크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다. 전체 430여개 매장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 주문부터 결제까지 1분도 채 안 걸려…“현금 결제시 외엔 직원 통해 주문 안해”

    모든 음식점이 한창 바쁠 때인 점심시간. 기자가 들어선 맥도날드 매장 안은 의외로 조용했다. 주문을 받는 카운터 앞도 한산했다. 이에 비해 카운터 옆 음식이 나오는 곳에는 저마다 번호표가 적힌 영수증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주문하는 사람은 없는데 다들 어디서 영수증을 받았을까?’

    의아한 풍경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매장 안을 좀 더 찬찬히 살펴보자, 왼편에 설치된 키오스크 4대가 눈에 들어왔다. 소비자들이 끊임없이 키오스크 앞을 오가며 음식을 주문하고 있었다. 말소리는 많이 들리지 않았다.

    이참에 기자도 키오스크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앞에 사람이 둘이나 있으니 느긋하게 기다려야지’ 생각한지 2분쯤 지났을까. 차례가 돌아왔다.

    ‘주문하시려면 터치하세요’라는 지시에 따라 손가락을 갖다 대자 식사할 장소와 결제 방식을 고르는 페이지가 연달아 화면에 나타났다. 화면 하단에는 영어와 한국어를 고를 수 있는 버튼도 마련돼 있었다.

    기자가 키오스크를 이용해 음식을 주문·결제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기자가 키오스크를 이용해 음식을 주문·결제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테이크 아웃’과 ‘카드 즉시 결제’를 고르자 추천 메뉴와 세트 메뉴, 시그니처 버거 등 종류에 따라 페이지 당 9개가 넘는 메뉴들이 눈 앞에 펼쳐졌다.

    세트 메뉴 하나를 고르자 이번엔 메뉴 구성을 선택하라는 명령(?)과 함께 페이지당 16개가 넘는 음료들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쉐이크부터 탄산음료, 커피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각 음료 옆 ‘i’ 버튼을 누르면 영양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늘 시키던 것과는 전혀 다른 구성의 세트를 완성하고 ‘주문 완료’ 버튼을 눌렀다. 단말기에 카드를 긁자 영수증이 나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번호가 카운터 옆 모니터 화면에 나타났다. 입 한번 뻥긋하지 않고 주문부터 결제, 픽업까지 마친 것이다. 음식이 준비되는 시간 때문에 지체된 픽업을 제외하곤 모두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친구와 함께 매장을 방문한 안모(22·남)씨는 “처음 (키오스크가) 도입됐을 때부터 쓰고 있는데, 확실히 빠르고 편리한 것 같다”며 “이전에는 햄버거에 콜라 정도만 알았는데 키오스크를 쓰다보니 더 다양한 메뉴도 알게돼 좋다”고 말했다. 한 매장 직원은 “손님들이 현금 결제할 때 외에는 거의 대부분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편”이라며 “요새는 직접 주문을 받는 일보다 키오스크 이용을 안내하고 돕는 일을 더 많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키오스크가 생각보다 대기 시간을 크게 줄이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소 패스트푸드점을 애용하는 30대 남성 박모씨는 “사람이 많을 땐 카운터 앞에 줄서 있기 귀찮았는데 키오스크가 있으니 편하긴 하다”며 “다만 제품이 나올때 까지 기다리긴 매한가지니 시간이 크게 줄진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막 오른 ‘무인(無人)시대’…경쟁 시작한 외식·편의점·백화점업계

    키오스크 등 무인서비스는 식품·유통업계 곳곳에서 자리잡고 있다.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은 여의도 IFC몰에 위치한 푸드코트 ‘푸드엠파이어’와 멕시코 외식브랜드 ‘타코벨’에 단말기 자동배출, 모바일 알람 등의 기술이 적용된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단말기 배출형’은 키오스크에서 결제를 마치면 ‘음식이 준비되면’ 진동 등을 통해 알려주는 단말기가 나온다. 소비자가 직원으로부터 직접 받아갈 필요가 없다. ‘문자 전송형’은 단말기 대신 소비자의 모바일로 메뉴 완성 알림 문자를 전송한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사이렌오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이렌오더는 스타벅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매장 반경 2km내 거리에서 주문과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무인 배송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롯데닷컴, 엘롯데와 제휴를 맺고 소비자가 제품을 주문·결제한 이후 픽업 시간과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GS25는 이베이코리아와 손잡고 ‘스마일박스 서비스’를 개시했다. 스마일박스 서비스는 소비자가 G마켓·옥션·G9에서 구입한 제품을 스마일박스가 설치된 GS25 편의점으로 배송한다. 소비자는 이 박스에서 물품을 픽업하면 된다.

    백화점업계도 ‘미래형 매장’ 구축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소비자가 카트나 바구니 없이 쇼핑할 수 있도록 ‘스마트 쇼퍼 서비스’를 선보였다. 바코드 스캐너가 포함된 단말기 ‘쇼퍼’를 들고 제품의 바코드를 찍은 뒤 매장 출구에 위치한 무인 계산대에서 결제하면, 원하는 시간과 목적지를 지정해 배송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편리하고 재미있게 쇼핑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다양한 시설을 기획했다”며 “이런 재미 요소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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