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중국' 급부상… 올해 짓는 생산 공장 29곳 중 11곳이 중국에

조선일보
  • 조재희 기자
    입력 2017.02.20 03:00

    내수만 잡아도 점유율 커질 듯

    중국 반도체회사 월별 웨이퍼 생산량 그래프

    2014년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1조위안(약 168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산업을 일으키겠다"는 거대한 반도체 구상을 내놨다. 그리고 3년, 반도체 중국은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전 세계에서 건설을 시작했거나 건설에 들어갈 예정인 29개 반도체 생산 공장 가운데 중국 안에 있는 곳은 11개에 이른다. 올 초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700억달러(약 80조원)를 들여 중국 난징 등에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중국 집중 현상은 더 두드러진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3년 뒤인 2020년이 되면 중국 내 반도체 생산량이 웨이퍼 기준으로 현재의 3배인 월 127만장으로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국내 생산량(139만장)에 맞먹는 수준이다. 중국이 실제로 이처럼 반도체 생산량을 확대하면서 세계 시장의 수요·공급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AI)과 IoT(사물인터넷)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 정도 물량은 감당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신호제어용 반도체를 시작으로 낸드 플래시, D램 순으로 중국의 영토 확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호 서울대 교수(전기공학)는 "이미 해외 반도체학회에 나오는 논문은 중국이 우리의 2배를 넘어섰을 정도로 기술 저변이 넓은 상황"이라며 "중국 XMC가 처음부터 첨단 기술이 필요한 3D(입체) 낸드 플래시 양산에 들어가는 것은 그만큼 자본과 기술력이 만만치 않다는 의미"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전 세계 휴대전화의 80% 이상, PC의 65%, TV의 60%를 생산하는 제조 기지라는 점도 장점이다. 중국이 반도체를 많이 쓰는 IT 완제품의 제조 기지인 만큼 내수 시장만 잡아도 반도체 점유율을 쉽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반도체 품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중저가 중심의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점유율을 넓혀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중국이 정부 구매 제품 등을 중심으로 자국산 반도체 사용을 확대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중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제조 노하우가 많이 필요한 D램은 국내 업체에 위협이 되기엔 5년 이상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D램의 경우 무려 400여 제조공정을 거쳐야 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는 웨이퍼 한 장에서 D램 2000~3000개를 만들면 불량이 1~2%에 그치지만, 중국은 초반에 50% 정도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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