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시장동향

[증시閑담] "주가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 아니랬는데…"

  • 전준범 기자
  • 입력 : 2017.02.17 14:56 | 수정 : 2017.02.17 15:02

    “오늘 주가가 말해주기로는 구속이 아니랍니다. 삼성전자 주가도 그렇게 말하고, 호텔신라(우선주 포함) 주가도 그렇다고 하네요.”

    지난 16일 함께 점심식사를 하던 증권사 고위 관계자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가능성에 대해 이 같이 전망했습니다. 그는 주가 움직임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 당시 법원은 이 부회장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상대로 2차 영장실질심사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월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은 뒤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월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은 뒤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이 관계자는 “1차 심사 때와 달리 이번에는 삼성전자(005930)주가가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호텔신라(008770)와 호텔신라 우선주(호텔신라우(008775)) 역시 지난번처럼 오르지 않고 지지부진한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이 부회장이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면 지금쯤 삼성전자 주가가 추락하고 있어야 할텐데 투자자들은 대체로 영장 기각을 예상(주가 상승)하고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이재용 대체자’로 종종 거론되는 이부진 사장의 호텔신라 주가가 잠잠하다는 말도 같은 맥락에서 제시한 분석입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이 첫 번째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던 지난 1월 18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000원(0.05%) 내린 184만7000원에 거래를 마친 바 있습니다. 같은 날 이부진 사장의 호텔신라는 전날보다 1300원(2.76%) 오른 4만8450원에, 호텔신라 우선주는 5150원(11.46%) 오른 5만100원에 각각 장을 마감했습니다.

    반면 2차 영장실질심사 당일인 이달 16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부터 이어진 강세에 힘입어 190만원대를 회복하며 장을 마쳤습니다. 호텔신라와 호텔신라 우선주 역시 1차 심사 때와는 반대로 각각 전날보다 400원(0.84%), 5300원(9.58%) 내린 4만6950원, 5만원에 거래를 종료했습니다.

    그럴 듯하게 들리면서도 가볍게 주고받은 대화이기에 마냥 신뢰하기 어려웠습니다. 증권사 몇 군데에 전화를 더 돌려봤습니다. 전화를 받은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라고 볼 순 없지만, 컨센서스(consensus·절대다수의 의견)가 갖는 힘이라는 게 있다”는 말로 주가가 암시하는 이 부회장의 미래를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17일 오전 전해진 결과는 주식시장의 예상을 보기좋게 비껴갔습니다. 삼성그룹은 창립 79년 만에 처음으로 오너가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습니다. 삼성그룹은 말 그대로 ‘패닉’에 빠져 앞으로의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입니다.

    역시 주가는 노스트라다무스가 아니었습니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