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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모바일 천하 통일 위챗과 QQ...경쟁력 원천은 '내부경쟁'

  •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 입력 : 2017.02.17 12:09 | 수정 : 2017.02.17 12:20

    텐센트 마화텅 “경쟁 없다는 건 혁신의 사망”...블룸버그 “형제 먹고 자라는 ‘상어자궁’ 문화”
    “위챗 최대 라이벌은 모바일 QQ” 내부경쟁 유도...SNS 앱∙춘제 홍바오 1,2위 모두 텐센트

    중국에서 세뱃돈인 훙바오(紅包 , 세뱃돈)를 스마트폰으로 보내는 풍경도 이젠 익숙한 모습이 됐다. 중국 최대 SNS업체인 텐센트가 운영하는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춘제(春節∙설) 하루 전인 1월27일부터 6일간 위챗을 통해 발송된 훙바오는 460여억건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기 43.3% 늘어난 것이다.

    텐센트에 따르면 중국의 스마트폰 사용자 가운데 위챗 훙바오를 주고 받은 경우는 76.5%에 달했다. 2위는 텐센트와 매년 디지털 훙바오 전쟁을 벌이는 알리바바의 전자지불서비스 알리페이가아니다.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QQ가 주인공이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52.9%가 모바일 QQ를 사용해 2위를 기록했고, 46.1%의 사용자들이 참여한 알리페이가 뒤를 이었다. 중국판 트위터로 유명한 시나웨이보 훙바오 참여율은 5.7%에 그쳤다.

    텐센트 선전 본사/조선비즈
    텐센트 선전 본사/조선비즈
    올해 처음 등장한 AR(증강현실)훙바오 전쟁을 주도한 건 알리페이와 QQ였다. QQ의 AR 훙바오를 사용한 비중은 21.0%로 알리페이의 AR 훙바오(10.4%)의 2배에 달혔다.
    디지털 훙바오에 만족한다는 사용자들의 비중도 위챗이 94%로 가장 많았고, 모바일 QQ와 알리페이가 각각 75%로 뒤를 이었다.

    텐센트가 위챗과 QQ를 통해 중국의 모바일 시장을 통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지털 훙바오 시장만이 아니다. 빅데이터 서비스업체 요우멍(友盟)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2016년 가장 많이 사용한 SNS 앱은 주당 평균 사용횟수가 166.9회를 기록한 위챗으로 나타났다. QQ(109.3), 웨이보(48.1) 등이 뒤를 이었다. “위챗의 최대 라이벌은 QQ”(리샨요우 훈둔연습사 창업자)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상어의 자궁’ 문화가 만든 경쟁력

    중국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과 위챗의 아버지로 불리는 장샤오룽 부회장/바이두
    중국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과 위챗의 아버지로 불리는 장샤오룽 부회장/바이두
    위챗은 시나닷컴이 웨이보를 내놓으면서 위기에 몰린 텐센트가 내놓은 대응작이다. 텐센트 창업자 마화텅(馬化腾) 회장은 “일각에서는 텐센트도 웨이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같은 것으로는 상대를 이길 수 없다고 봤다”며 내부 경쟁을 통해 위챗을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2011년 PC용 메신저 QQ 개발팀이 웨이보 대응을 위해 모바일 QQ를 내놓을 때 위챗 개발팀은 순수하게 스마트폰 사용자만을 겨냥한 첫 작품을 내놓았다. 2014년 위챗이 모바일 QQ 사용자를 추월하면서 텐센트의 간판 모바일 플랫폼이 됐다.

    마 회장은 사내 경쟁을 중복경쟁에 따른 자원낭비로 보지 않는다. 적절한 낭비와 실패를 용인하고 있다는 그는 되레 경쟁이 없다는 건 혁신이 죽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이 같은 텐센트 문화를 두고 베이징에 있는 인재 채용업체 레드파고다리소스의 앤디 목(Andy Mok) 이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상어의 자궁에 비유했다. 살기 위해서 자궁속에서 형제를 잡아먹는 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동료와의 경쟁을 독려하는 아이디어는 골드만삭스와 제너럴일렉트릭(GE)에 의해서도 찬사를 받아왔다고 전했다.
    내부경쟁은 강력한 인센티브가 뒷받침이 된다. 개인의 성취에 따라 받는 인센티브가 500위안에서부터 100만위안까지 범위가 넓다. 블룸버그는 신흥산업에서 신제품을 찾아보라고 독려받는 텐센트 직원들은 내부경쟁에서 뒤지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전직 텐센트 직원의 말을 전했다.

    중국에서 내부 경쟁을 통해 성공가도를 달리는 업체는 텐센트만이 아니다. 중국 스마트폰시장 1위에 올라선 오포와 그 뒤를 바짝 쫓는 비보는 부부가오라는 전자업체를 모기업으로 두고 있다. 텐센트와 부부가오의 사례는 신사업을 추진 할 때 기존 사업을 죽인다며 꺼리는 경영자들에게 적지 않은 메시지를 던진다.

    ◆위챗과 QQ 경쟁과 협력 ‘코피티션’ 관계

    중국 모바일 천하 통일 위챗과 QQ...경쟁력 원천은  '내부경쟁'

    중국 모바일 천하 통일 위챗과 QQ...경쟁력 원천은  '내부경쟁'
    위챗의 부상은 상대적으로 QQ 쇠락을 부각시킨다. 텐센트에 따르면 작년 3분기(2016년 7~9월) 위챗 사용자는 8억46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전분기 대비 5% 증가했다. 모바일 QQ 사용자는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하고, 전분기 대비로는 3% 감소한 6억4700만명에 그쳤다.

    PC 기반 QQ를 포함해 QQ 전체 사용자수는 8억7700만명으로 전분기 대비 3% 줄었다. 이런 추세라면 위챗이 QQ 전체 사용자 수를 추월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위챗이 뜨면서 QQ의 역할이 다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보완성이 강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QQ 사용자의 60%이상은 25세 이하이고, 위챗의 경우 60% 이상이 25세 이상이다. 실제 2016년 8월 발표된 2000년 이후 출생자 모바일 사용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이 가장 많이 쓰는 앱은 QQ 위챗 웨이보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언론들은 어린 학생들이 QQ를 선호하는 건 위챗에 올리는 정보는 부모 친지들이 볼 수 있지만 QQ는 상대적으로 친구들만 볼 수 있는 폐쇄적 환경 덕분이라고 전한다. 본인이 현재 어떤 게임을 하는지, 어떤 음악을 듣고 있는지를 공유하고자하는데도 적격이다.

    광고 정보로 넘쳐나는 위챗과는 달리 쓰레기 정보가 적다는 것도 QQ의 잇점이다. 특히 위챗은 본인 의사와는 관계없이 강제로 대화그룹에 가입되고, 퇴출하는 걸 깜빡 잊으면 사기사건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취약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QQ의 경우 대학 때 과제물을 나눠 보는 등 자료 공유가 편리한 것도 잇점이다. 자기 계정을 관리할 때 만화캐릭터 등을 동원해 자기만의 특색을 십분살릴 수 있는데다 음악이나 게임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제공되는 것도 어린학생들에게 소구력이 강한 이유다. 10초가 안되는 짤막한 동영상을 올릴 수 있는 리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텐센트의 인위 부사장이 “QQ는 단순한 메신저 플랫폼이 아니고 동시에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라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QQ에 대한 소속감이 강한 것도 강점이다. 1999년 텐센트 창업과 함께 등장한 QQ는 PC 기반 메신저로 시작했다가 모바일로 진화했다. 이 과정에서 위챗 개발과 업그레이드 과정의 밑거름을 제공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위챗 개발자의 상당수가 QQ개발팀에서 온 것이다.

    마 회장은 모바일 QQ가 이제는 위챗을 일부 모방하기도 한다고 전한다. 위챗과 QQ가 단순한 경쟁이 아닌 경쟁과 협력, 즉 ‘코피티션’(Coopetition) 관계인 셈이다. WSJ는 최근 보도에서 모바일 QQ를 미국의 모바일 메신저 스냅챕에 비유하며 틈새시장을 메우고 있다고 평가했다.스냅챕 사용자도 18~34세에 집중돼 있다.

    스냅챕의 모기업 스냅은 내달 미국 증시에서 195억~222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다. 2014년 뉴욕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가 세운 250억달러규모의 세계 최대 IPO 기록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중국 온라인쇼핑몰에서 팔리고 있는 텐센트 QQ의 마스코트 펭귄 인형 /징둥
    중국 온라인쇼핑몰에서 팔리고 있는 텐센트 QQ의 마스코트 펭귄 인형 /징둥
    QQ의 잠재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QQ의 상징인 펭귄은 텐센트의 마스코트이기도 하다. 텐센트는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미국의 마텔과 지난해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펭귄 캐릭터를 활용한 완구와 애니메이션 사업에도 진출했다.

    내부경쟁과 협업을 통해 위챗과 QQ을 동반 성장시키는 텐센트의 전략은 “달걀은 외부에서 깨면 프라이가 되지만 안에서 깨면 공작(孔雀)이 나온다.”고 갈파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회장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자기 혁명이 경쟁력 제고의 관건이 된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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