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재용 구속' 충격에 휩싸인 삼성 서초 사옥..."암담하고 답답하다"

  • 윤민혁 기자
  • 입력 : 2017.02.17 09:52 | 수정 : 2017.02.17 13:3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다리며 몸을 데우던 ‘체어맨’ 차량은 결국 주인 없이 돌아섰다. 이른 아침부터 이 부회장을 수행하던 삼성 미래전략실 직원들은 예상치 못한 결과에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빗발치는 전화조차 받지 못할 정도로 넋을 잃은 표정이었다. 현장을 지키던 취재진조차 우왕좌왕이긴 마찬가지였다.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굳은 표정으로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굳은 표정으로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17일 새벽 5시37분,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발부와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의 영장 기각 소식이 알려지자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현장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어렵게 입을 연 삼성 관계자는 “멘붕”이라는 단어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시나리오”라며 “임원 인사, 채용, 신사업은 물론 미래전략실 해체 작업도 연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전 6시52분 구치소에서 나온 박 사장은 굳은 표정이었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 ‘예상하신 결과인가’, ‘구치소를 나오기 전 이 부회장과 대화를 나눴느냐’, ‘지금 심경이 어떠시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굳게 입을 다물었다.

    삼성은 이 부회장 구속 소식이 알려지고 2시간이 지난 오전 7시 30분 “앞으로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짤막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자유청년연합 회원들이 박영수 특검의 사진을 찢고 있다. /윤민혁 기자
    자유청년연합 회원들이 박영수 특검의 사진을 찢고 있다. /윤민혁 기자
    밤새 이런저런 소란도 있었다. 새벽 12시 30분부터 구치소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자유청년연합’이라는 단체 회원들은 이 부회장의 구속 소식이 알려지자 욕설과 함께 ‘특검 해체’와 ‘박영수 특검 구속’ 등을 외치며 박영수 특검의 사진을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새벽 4시쯤에는 모 매체의 ‘이재용 부회장 불구속’ 오보가 나와 현장에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총수의 구속 소식을 접한 삼성 서초사옥 또한 충격에 휩싸였다. 7시 30분 직원들이 한창 출근하고 있을 시각에도 미래전략실이 위치한 40층엔 불이 환히 들어와 있어 미래전략실의 긴박한 분위기를 짐작하게 했다. 흡연장소에 모인 직원들은 “해외 영업에 지장이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서초사옥에서 근무하는 삼성생명 직원 한모씨(27)은 “사무실에 한숨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암담하고 답답하고 황망하다”며 “첫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돼 안심하고 있던 찰나 이런 소식을 듣게 돼 마음이 어지럽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각 계열사 사업들은 나름대로 진행되겠지만 삼성의 국제적 평판에 해가 될 것은 분명하다. 해외 사업에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17일 오전 7시30분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전경. 40층 미래전략실 사무실엔 일렬로 불이 들어와 있다. /윤민혁 기자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17일 오전 7시30분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전경. 40층 미래전략실 사무실엔 일렬로 불이 들어와 있다. /윤민혁 기자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ChosunBiz.com